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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나도 나중에 그럴 수 있을까
강변연가 2005-05-31 13:15:48 | 조회: 5106
"성~어떻게 되는거야
청첩장 안보내?"
"보냈는데에~
자기네는 좀 늦게 들어가나부다."
그렇게 시작된 통화가 한시간이 되었어요.

대학에서 조교로 있던 딸이
해병대 장교 모집공고를 보고는 응시하고
몇백대 일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지요.
우리 나라 최초의 여해병장교중 한명이랍니다.
그 딸이 동료군인이랑 결혼을 하는데
아직 청첩장이 안와서요.

"성.준비하려면 엄청 바쁘겠다.
돈 많이 들지?"
"아냐.준비 안해.
아무것도 준비안하고 날짜만 기다리는중이야."
"예단도 해야하고 바쁘지 않아?"
"응~예단은 하나도 안하기로했어."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예단을 정말 안해?"
"응~시어머님 되실 분이 하지말자고 하셨어."
"그래도 그렇지.....어떻게 안해?"
"그 양반이 그러시더라고.
우리 서로 아이들 키우느라 이만큼 애썼으면 되었다고
이제 더 힘들지 말고 오직 아이들 행복하기만 바라자고.
예단같은건 전혀 하지 말고 한복도 대여하는 곳에서 대여해 입겠다고."
"그래서 어쨌는데?그럴 순 없잖아."
"그러엄~한복이라도 우리 해입자고 했어.
그래서 시장에 가서 쇼올까지 해서 삼십만원짜리로 같이 했어."

해군사관학교에 일등으로 들어간 재원이라네요.
아들에게 맞는 며느리감으로는,참하고 가정적인 여성을 원했는데
나이도 두살 많대죠.
참한것하고는 거리가 먼 해병장교죠.
사실 떨떠름하게 여겼었대요.

그런데 며느리감인 수경이를 만나보고는
그 소탈함과 수수함에 반했다네요.
부유한 집안인 그 쪽과,그래도 아버지가 군의원이라는 이쪽을 보아
남들 이목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고.......
막상 혼인을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그 성이.
얼마전 며느리를 본 성님들한테 예단을 얼마나 받았나 묻기도하고요.
패물은 어떻게 어떻게 주고받았는지도 묻고요.
속을 에지간히 끓이고 있었거든요.

그랬는데 그 근심이 모두 사라진거에요.
사는곳은 군인 아파트 분양받아놓았다고요.
혼수라야 가전제품 서너가지 산게 전부랍니다.

"야아~정말 멋진 분이네."
혼수랑 예물로 인해 결혼이 깨지고
사돈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다반사인 요즘.
정말 멋진 분이에요.
나도 아들만 둘 두고 있는 입장인데
나중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것저것 재지않고 툴툴 털고
단 둘만의 행복만 생각하자며
모든 혼수와 예단을 하지말자고 선뜻 그래질 수 있을까요.

오는 토요일 정오에
서울 해군 호텔에서 둘이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촌아낙이 이때 아니고는 언제 해군호텔 들어가서 구경하겠어요.
꼭 참석한다고 약속했지요.
2005-05-31 13: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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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들꽃향기 2005-06-01 09:18:24

    숨결님 왜 후다닥 하셨어요. 무척 궁금하네~~`

    강변연가님의 글 넘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동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강변연가님도 늘푸른 유성님도 잘 계시죠~~
     

    • 강변연가 2005-05-31 22:30:56

      저도 사실은 혼수라는거 별로 안했어요.
      늘푸른 유성도 마찬가지죠.
      그 시절엔 다들 그랬잖아요.
      과도한 혼수문제 야기는 대두된지 얼마 안되는 이야기잖아요.

      결혼하는 날 서울 가거들랑
      그 시어머니 되는 분에게 꼭 인사 여쭙고 오려고요.
      정말 멋진 여인이니까요.
       

      • 지리산숨결 2005-05-31 19:47:48

        혼수가 뭔지도 모르고
        후다닥 결혼을 하는 바람에 그렇게 복잡한 문제가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근데 결혼을 왜 후다닥했는지
        지금 세월을 되씹고 있습니다. 왜지??? ㅋㅋㅋㅋ
         

        • 하리 2005-05-31 17:07:59

          신부가 대단하군요. 해병대 장교라.. 멋있당~♡

          근데 시어머니 되시는 분도 만만치 않으시네요.
          원래 누구 눈에 누구만 보이니깐 그정도 그릇이 되니
          인재를 알아보신거겠죠. ^^

          모두 저렇게 바뀌어가면 좋으련만..
           

          • 노래하는별 2005-05-31 16:25:19

            늘푸른유성님 잘 계시지유~
            요즘 바쁘신가 보구만요 통~
             

            • 늘푸른유성 2005-05-31 14:34:19

              어제 언니한테 이 아줌마 얘기를 듣고 정말 공감하고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결혼하기전에 서로 사돈간에 돈이 펑펑 오고 간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로 그런게 싫습니다. 나중에 저도 아들이 셋이니 모두 결혼식만 시키고 행복만 빌어주는 혼수 없는 결혼을 시키고 싶습니다.  

              • 노래하는별 2005-05-31 14:04:18

                멋진 분이네요.
                강변연가님도 그러실 수 있을것 같은데요 ^^
                멋진 부모님 덕분에 상큼한 시작이 되겠네요 젊은 부부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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