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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매실 따기 (2)
강변연가 2005-06-10 11:02:18 | 조회: 4446
비탈 진 그 산엔 매실 나무랑 밤나무랑
온통 바닥에 잔뜩 핀 고사리랑
더 윗쪽에서 내려오는 계곡 물줄기랑.
고픈 배를 채워서 마른 목을
그냥 계곡 물을 손으로 떠서 마신다.
물 맛이 달다.

돌틈 사이로 부처손이 나 있다.
야아~정말 보물이다.
어릴적엔 자주 보이던 부처손이 이젠 모두 자췰 감췄는데
거기 지리산 호정농원 계곡엔 많다.
"나 갖고 가고 싶어."
"따 가세요."
호정농원 주인댁의 인심어린 한 마디에
무섬증도 뒤로한채 바위에 매달려 이끼까지 뭉텅......

고사리를 꺾을 시간은 별로 없다.
너무 늦게 간 바람에 시간이 별로 없으니.

오후 여섯시 오분.
내려와서 저울에 매실 무게 달고 계산 하고
시원한 수박 먹고 나누어주는 떡 받아 챙겨놓고
단감나무랑 대봉감나무 구경을 갔다.
4천평이라는데,풀을 벤지 며칠 안되보인다.
중간에 베지 않은 풀자리는 고라니 집자리란다.
고라니가 내려와 잠을 자니 벨 수가 없다고.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마른 취나물이랑
3만원에 판매한다는 감식초 한병 씩이랑
따로이 선물로 또 받아챙기고......(아~양심 찔렸지.)

차(茶)사랑님댁 혜림 농원에 가려고
전화를 하니 안 받으신다.
산중님은 그냥 거기서 진짜배기 발효차 한잔 하고 가라고 하시고.
차(茶)사랑님 댁에 가서 맛보려던 발효차 거기서 맛보는데
같이간 친구랑 언니는 꺼뻑 넘어간다.
녹차랑은 다른 순한 맛.
시간이 늦어 차(茶)사랑님댁에 들르지 못한게 정말 억울하다.
뽀리똥도 기다리고 잇는데......
친구는 다섯살박이 딸내미를 남에게 맡겨놓고와서 시간이 급하다.

일곱시 오분
그래도 저녁은 먹고 가야지.
차(茶)사랑님의 누님댁에 들르려고 전활하니
마침 시장 보러 하동에 가셨단다.
권하시는 은성식당에 들어가니 한눈에 들어오는 섬진강이 일품.
참게탕 작은걸 시켰는데 덩치 작은 세 모녀랑 덩치 큰 나랑 먹었더니
그게,그 아까운게 남는다.
차(茶)사랑님이 전화를 해 주신 덕분에 대접이 융숭하다.

여덥시 십분.
장수IC를 향해 출발.
남장수가 장수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오분만에 다시 회차.....에구~
장수IC 들어가는 길을 놓친 줄 알았다.
무주까지 50여키로를 시속 60키로로 가야하는 줄 알았다.
왜 그렇게 그 쪽은 거리 표지판에 인색할까
걱정걱정하며 무주까지 국도로 갈 각오로 가는데 장수IC가 나온다.

그 다음부턴 일사천리.
집에 오니 열한시 반이다.
나물은 친구 다 주고 난 감식초만 챙겨왔다.
정상적인 길로 제대로 갔다면 두시간 반거리.
가을에 단풍 구경도 할 겸.
감도 딸 겸.
차(茶)사랑님 혜림 농원에서 차꽃도 딸겸.
반드시!꼭 가기로 약속했다.

아 참.
호정농원에 매실 나무 한 그루 분양받아놓고 왔다.
나무 이름은 삼미녀(三美女)호호~~
셋이 다 미인 대회에서 뽑아온것 아니냐는 산중님 말씀때문에
즉석에서 우리가 붙인 이름이다.

누구고간에 해마다
그 삼미녀는 건드리면 안된다는 이야기.
해마다 섬진강 따라서 소풍가야 하니까.
2005-06-10 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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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차(茶)사랑 2005-06-10 11:12:54

    맛나게 드셧다니 다행입니다.  

    • 참다래 2005-06-10 13:47:17

      강변연가님 행복한 하루 였겠습니다...ㅎㅎㅎㅎ  

      • 목사골 2005-06-10 15:48:39

        너무 멋진 하루였군요.
        삼미녀 이름도 이쁘고요.
         

        • 강변연가 2005-06-10 20:52:42

          정말 행복한 하루였어요.
          길을 잘 못 들어 네번이나 되돌아가긴 했어도요.
          꿈땜이라 여기며 웃었습니다.
          가을엔 단풍관광 삼아 다녀오기로 약속했어요.
          사실은 거기 먹어봐야하는게 몇 가지 있어서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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