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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입니다
들꽃향기 2005-06-17 08:26:45 | 조회: 4977








어제 일입니다





워낙 불경기라.....가게도 가겟세 내기에 급급하고...다행히 신랑이 2월부터 다시 직장에







들어가서......이번달은 겨우겨우 살게 되었습니다...매일 마이너스의 연속이었거든요..







우리 신랑 감기에 심하게 걸려 얼굴이 반쪽이 되믄서 벌어온돈....미안하게도 손에







제대로 쥐어보지도 못하구..이곳 저곳 빵구난곳을 겨우겨우 매꾸고 나니깐....10만원







남네요.....아직도 내야할게 많은데......전날 밤에 신랑 지갑을 보니 3000원이 들어있네요.







술.담배 안하믄서...돈이 없어도 달라지도 않고.......도대체 밥은 뭐로 먹는건지...갑자기







미안해지네요....남편 지갑에 3만원 넣어주지........신랑 출근할때 저한테 너무 고마워하네요.







오히려 제가 더 고마운데......저보고도....먹고 싶은거 있음 꼬옥 사먹으라고..신신당부한마디







잊지않고....항상 고마운남편.....







어제는 정기검진 있는 날이었습니다...







남편 출근시키고 잠깐 눈붙이니..점심때가 되어가더군요...







일어나보니 시엄니는 안계시고 조그만한 쪽지하나가 놓여있네요..







"아가야 나 00네 가다 내일오마..밥 꼬머꾸 병원가거라"







울시엄니 어디 가시면 늘 이렇게 받침틀린 글이라도 남겨 놓고 가십니다...







밥대충 먹고 병원갈려고 나섰습니다...말 버스타고..지하철타고...그리고 10분정도







걸어야 하죠...배가 아래로 쳐지니..걷기도 힘드네요.....







지하철탈려고 걸어가는데.......떡이 파네요...갑자기 밀려오는 배고픔....







살까 말까...주머니엔 딱 2만원있는데...혹..병원비가 모자라진 않을까...걱정하고 있던터라..







망설였죠.....그러면서 가서 보니깐 떡이 천원이네요....그래서 잠깐의 망설임끝에....







바람떡을 샀습니다...그 뿌득함....그걸 사들고 지하철을타고...고민고민 했습니다..







너무 먹구 싶은데.....여기서 먹으면...사람들이 뭐라 할까? 쪽팔리진 않을까?







근데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거에요....그래서 포장을 뜯고 가방에 넣고...서서 하나를







집어먹었죠...앉아서 먹구 싶었는데....아무도 일어나 주질않아서...







얼굴 빨개 지믄서 한개를 집어먹구.........망설이는 동안....내릴 역에 도착했네요...







그런데..여기서부터가 문제였어요......어떤 아줌씨가 제 뒤에서있었거든요...







제가 내릴려고 하는데...제가 굼뗬던건지.....그아줌마가 급했던건지........







내릴려고 하는데 뒤에서 아줌마가 미는 바람에...발이 승강장사이에 살짝부딪히면서..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어요...전 배를 보호한다고 가방을 내팽게 치고 두손으로 버텼지요..







그아줌씨 미안하단 말도 없이 휭~하니 사라지고...탈려고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나게 되었지요.........다행히 배가 눌리지 않아서...어깨가 좀 아픈거 빼면....







일어나서 가방을 찾았지요...가방은 저만치 뒹굴고 있더군요...그런데......







가방에 내팽겨치지면서 안에 있던 떡이 밖으로 튀어나온거에요....







몇개는 밖으로 나뒹굴고..몇개는 포장지 안에서 어떤사람이 밞은듯 뭉개져있고......







그순간 밀려오는 눈물이란........사람들이 괜찮냐는 말에......눈이 벌게 갖고...







네.....그러면서....가방안에서 흩어진 물건을 주섬주섬 담으며...감장 비닐봉다리 안에..







뭉개진 떡을 담으면서........닭똥같은 눈물이 뚜욱뚜욱 떨어지는거에요.....







한개 밖에 안먹은건데.......또 천원짜리 떡하나에 이렇게 울고 있는 내자신이 처량해서...







그래도 겨우 맘달래고 병원가서 진찰하고 5800원 나오더군요...







그리고 가게에 들렸다가...그리곤 집에왔죠....







넘어진게 문제인지...어깨가 계속 아파서.....신랑올때까지..기다리지도 못하고......







잠자리에 누워있었어요..........







그런데.........이른저녁에 신랑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네요.....







일어날려고 했지만.....도지히 일어날수가 없는거에요........눈도 부어있고...







괜히 속상해서 신랑한테 짜증만 낼까봐...그냥 자는척했습니다....







신랑이 들어와 옷갈아입고......제 귀에다 속삭이네요...







"그대~ 일어나봐...떡사왔어....그대가 좋아하는 바람떡이랑 빨래판떡 사왔어.."







전 깜짝 놀랐죠...갑자기 왠떡인가 싶어서...일어났죠....







울신랑 눈이 벌게 져서...저한테 그러더라구욤.........







"바보 같이 떡때문에 길거리에서 울지 말고.....먹구 싶으면 나보고 사오라구해..."







하더라구요.....전 깜짝놀랐지요...어떻게 그걸 알았는지....







알고 보니....울신랑 외근나왔다가....제 옆옆칸쯤 있었다네요...지하철이 막 출발하는데..







저랑 똑깥이 생긴여자가 떡주으면서 울고있는걸 봤다는거에염....그 짦은 순간에 말이에요..







인연이죠...저희둘.........정말 인연이죠.....







울신랑 일찍 일 끝내고 천원짜리 떡이 아닌 맛난 떡집에서 떡 잔뜩 사들고 왔네욤...







저 창피 할까봐 말안할라다가.......제 퉁퉁 부은 눈 보는순간 화도나고...속상하고..







미안하고...그래서 눈물이 날려고 그래서...얘기하는거라고...







다신 길거리에서 그렇게 울지말라고...........길거리에서 아내울리는 남편 되고 싶지않다고..







이제 좋은날만 있을꺼라고.........우리 그렇게 부둥켜 않고 한참을 울었답니다....







제가 그렇게 맘약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애갖고.....빚에 쪼들리고...독촉받고..........늘 불쌍하기만한 친정식구들...........







항상 미안하기만한.......남편....시어머니.........







그렇게....연장연장 되니...맘이 약해졌네요.....







그렇게 남편의 사랑이 담긴 떡먹구........저 다시 살아났습니다........







늘~~~감사하며 살꺼에요......늘~~~이맘 생각하며 살꺼에요...





    2005-06-17 08: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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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 댓글과 답글 10
    • 파란색 2005-06-22 12:49:09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언제나 위쪽만 바라보고 사는 삶에서 옆과 아래를 돌아보면서 사는 삶으로 바꾸어야겠읍니다.
      행복한 오후.
       

      • 하리 2005-06-20 21:32:21

        참 예쁜 글이네요. ^^

        어떤상황에서든.. 긍정적인 요소는 찾을수 있으니
        그러고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들꽃향기 2005-06-17 23:06:33

          갯내음님 오랫만에 인사 올립니다. 잘 계시죠....
          이번 정모때 오시나요?
          대지의 향기님도 정말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반가워요.
          마블파키라님 안녕하세요.
          정말 둘이 있어 다행이지요
          자주 뵙길 희망합니다.

          동천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정모때는 뵐수가 있나요? 뵙고 싶습니다.

          하얀들꽃님 감사해요.
          하얀들꽃님이 저를 아는 척하니까 기분 짱인데요.
          함 하동에 꼭 한번 오세요.
          고맙습니다.

          조금은 슬프지만 지금 둘임이 감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야겠어요.
           

          • 정도령복숭아 2005-06-17 23:03:04

            감동적인 사연입니다
            가슴도 아프고.. 코끝도 찡하고..
            오늘밤의 별은 더욱 밝게 보이네요.
             

            • 하얀들꽃 2005-06-17 21:34:38

              하루종일 우울하던 기분~ ~ 싹 풀고갑니다.
              눈물 찍으며, 그래~ ~ 다시~ ~ 새기분으로 다 잡아봄니다.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순간 순간 잊고는 허네요
              좋은 글 새기고 갑니다....
               

              • 동천 2005-06-17 17:16:37

                진한 감동이 밀려오네요.....우리 가슴에 사랑의 불꽃이 일렁이는 이런글이 좀더 많았으면.....들꽃향기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마블파키라 2005-06-17 12:02:21

                  오늘아침엔 가슴시린 얘기를 접하네요
                  참 슬프기도 하고 멍하니 앉아 글을 읽어내려가는동안
                  가슴을 도려내는듯이 아려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어 힘이고 희망이 라는것
                  혼자보단 둘이 있어서 좋다는 그랜 생각이 들고 위안이 되네요
                   

                  • 대지의향기 2005-06-17 11:42:47

                    안녕 하세요.......
                    오늘은 인사만할래요..
                    들꼿향기님 올린글이 동감이되서..........슬프다슬프당
                    아 음악이 더슬프다~ㅋ1ㅋ1ㅋ1
                    앗 그만 딴글읽어아지 눈물이 메렵네...ㅎㅎㅎ
                     

                    • 갯내음 2005-06-17 10:04:35

                      아침부터 눈물 줄줄 흘리게 하는 남의 얘기같지 않은....
                      그런 시린 시간들을 지나왔음에 더욱 깊은 행복의 의미들에 젖어들 수 있음은 축복이라고...먼 훗날 깨달을수 있겠지요.
                       

                      • 들꽃향기 2005-06-17 08:40:15

                        딴지일보 커뮤니트에서 퍼온 글입니다.
                        남일 같지 않았던 시절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비슷하지는 않지만....그래도 비슷한 가슴 아픈 추억이....

                        패깡이라는 분이 퍼온 글인데 저도 함 퍼 왔습니다.
                        아침부터 넘 꿀꿀한 사연이지만 동감하시는 분들도 아마 계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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