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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조강지처를 내 쫒으면....
늘푸른유성 2005-07-20 11:15:25 | 조회: 5090
지난주 월요일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물건을 사 놓고도 장엘 못 갔습니다.
제일 타격을 받은 것이 찰 옥수수 20자루 하고 엄청 올라간 열무 였죠.

이번 월요일은 장을 한번 결석 했으니 장이 잘 되겠지 하고
내심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좀 욕심내서 실으라 했죠.
강낭콩도 10자루만 실었다 하길래
"안돼! 30자루는 가져 가야지. 오이두 많이 사구..."
근디 아침부터 낌새가 어째 수상합니다.
그림같은 오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가고 그 잘 사가는 강낭콩을
보고도 그냥 지나가고....빨간 홍감자만 보고 신기한양 고구마 냐고
묻고....
울 남편 어쩐 일로 6쪽 서산 마늘을 사 왔데요.
"마늘을 어째 사 왔데요?"
"여기는 좀 팔리잖어."
나이드신 분 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서 그런지 역시 마늘에
많은 관심들을 보이십니다.
그 아파트에서 제일 유명한 상진이 할머니가 나와서 마늘을 묻네요.
"마늘이 월마여?"
"거기 머리가 단정한 놈은 13000원 이고 머리를 요란 하게 파마 한 놈은
15000원 이예요?"
"잉 뭐라구 머리가 어쨌다구?"
어쩐 일로 이 상진이 할머니가 마늘을 한접 샀습니다.
마늘을 잘라주고 봉지에서 마늘을 더 꺼내 놨는데 이 할머니
"아니 뭐야 이 마늘이 더 굵잖어 이걸 왜 이제 꺼내놔?
아이고~~~ 난 재수도 드럽게 없어."
우리 셋이서 그 소리를 듣고 못 들은체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상진이 할머니가 누군지 아세요?
장에 가면 몇몇 우리 사이에 상대 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는데
에구~~ 진상 나왔네. 하다가 듣기 좋은 상진이로 바꿨습니다.

한참 있다가 얌전한 할머니 한 분이 또 나오셨습니다.
"마늘이 얼마여?"
" 거기요. 머리가 큰 놈은 15000원이고요, 머리가 작은 놈은 13000원
이예요."
" 그럼 나 이거 머리 작은 걸루 두 접만 줘봐.이거 머리 따지 말고
그냥 봉지에 담아서 배달해줘."
그런데 돈을 딱 25000원만 내는 겁니다.
"왜요?"
"그냥 그것만 받어."
배달을 후딱 못 해주고 한참 장사를 하고 있는데 그 할머니
다시 나오셨습니다.
"왜요 배달 얼른 안 해서요."
" 아니...이거 머리 큰 놈 한접만 더 줘봐. 아무래도 분당에 사는
아들을 사 줘야 겠어."
그런데 그 때 어떤 아줌마가 마늘을 5접을 더 샀습니다.
가위로 마늘을 따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그 할머니
" 나.... 마늘 큰 걸로 바꿔줘."
"왜요?"
" 큰게 아무래도 더 낫을것 같어."
" 조강지처를 내 쫒으면 안돼요. 좋으나 미우나 일단 시집을 갔는데
내 쫒으면 되나요?"
"뭐 뭐라구 지랄하네. 돈을 더 주고 바꾸 자는데도 싫다네."
깔깔대며 웃고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며 집까지 배달을
해 줬습니다.


그 날요. 돈은 별루 벌지 못했지만 그런데로 매상은 올랐습니다.
저녁에 손님들이 우루루 몰려 나왔거든요.

늘푸른 유성 아줌마 심심한 모양입니다. 이런걸 다 써 놓고......
2005-07-20 11: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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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늘푸른유성 2005-07-23 09:19:41

    나눔이님도 오시고 별님도 그리고 숨결님도 에구~~~~덥네요. 이틀동안 장사 하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휴양림으로 감자를 캐러 가야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 지리산숨결 2005-07-21 14:04:18

      유성님 오늘도 무지더운데
      오늘은 어느장에 계시는지...

      건강잘지키시구요. 합!!!
       

      • 지리산숨결 2005-07-20 18:59:55

        ㅋㅋㅋ
        이렇게 더운 날에도 유머가 살아숨쉰다.,..
        아 덥다 더워요. 유성님! 얼마나 고생하실까....

        "뭐? 뭐라구? 지랄하네. 돈을 더 주고 바꾸 자는데도 싫다네."
        ㅎㅎㅎㅎ
         

        • 노래하는별 2005-07-20 15:03:28

          저도요
          저도 나눔이님처럼 늘푸른유성님 글을 읽으면 꼭 시트콤보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사람을 대하는일이 쉽지가 않지요
          더운 날씨에 건강들 조심하세요 ^^
           

          • 나눔이 2005-07-20 11:35:34

            유성님의 글내용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림을 그려가며 읽게된다는 말씀~~~~~ 소위 말하는 진상할머니 말삼에 웃고 넘어가게 할수있는 센스잇는 말투 나눔이도 배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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