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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가만 있어도 자꾸만 웃음이.....
늘푸른유성 2005-08-09 07:44:01 | 조회: 5486
안녕하세요. 더운데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지금은 밖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어제는 아주 잠깐 만 이라도
햇볕에 앉아 있으면 괴기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더운 날 이었습니다.
어제는 태평동 삼부 아파트 장날이었습니다.
때가 때라서 그런지 모두들 휴가를 떠나고 간간히 나오는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뭔가를 묻습니다.
"뭐라구요?"
"이게 뭡니까?"
"아~예! 그거 홍감자 예요."
"홍감자요?맛있습니까?"
"예! 맛있어요."
"한 바구니 주세요."
"고구마는 얼맙니까?"
"2500원요."
"그럼 저...저...저건...얼맙니까?"
"아~~~~박스요 19000원요."
"배달 해주나요?"
" 그럼요. 배달에 민족(앞집 과일 아저씨 맨트 입니다.)인데요."
제가 매직을 들고는 외쳐 댔습니다.
"아저씨! 노래 부르세요."
"예?"아주 당황하는 아저씨의 표정을 봤습니다.
다시 한번 "아저씨! 노래 부르라고요?"
점점 이아저씨 표정이 이상하게 당황합니다.
제가 배달할때 몇동 몇호 세요 하고 물을 때 노래 부르라고
하거든요. 반응이 없으면 매직을 두드리며 뭐 트로트 가곡 가요 다 좋아요.
라고 합니다.
이 아저씨 트로트 라는 말이 나오기전에 알아차리고 몇동 몇호를 대는데
한 없이 버벅 거립니다.

한참후 배달을 가는데 양지 언니 양산을 쓰고 배달을 했죠.
근디 어떤 아저씨가 옆으로 슬근슬근 오더니만
" 그늘인데 양산을 쓰세요?"
"우리집은 뜨거워유."
근데 아까 고구마 산 아저씨 맞나?
제가 사람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리....
2층에 사람들이 뭔가를 옮기르라 복잡해서 3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 가니 이 아저씨는 벌써 도착을 했습니다.
주인집 언니가 나오더니 반갑게 맞이하며
" 저 아저씨가 가수 건아들 이예요?"
"뭐라구요 에이~~거짓말."
"정말이라니까....잠깐만 내가 보여줄께 있어."
들어갔다 나오더니 그 언니 CD를 보여주는데 사진 속에 있는 아저씨랑
똑 같이 생겼습니다.
" 어머 ! 아저씨 어쩐데요. 우리집에 텔레비젼이 없어서
아저씨 얼굴을 모르겠네요."
재미있는 아줌마라 생각되는지 이 아저씨 연신 웃기만 합니다.
"시원한 물 한잔 줄테니 마시고 가요."그 언니가 저한테 들어오라 합니다.
들어갔더니 노란 쥬스를 내 밉니다.
"언니 물 준다더니 왜 물 색깔이 노란해요?"
"아~ 쥬스예요."
나참 내가 쥬스도 모르나?
한참을 웃고 떠들고....그랬는데
어쩌나요. 건아들은 들어봤는데 무슨 노래를 하는지는 모릅니다.
아저씨 미안해요.
손님들 한테 물어봤는데 아무도 건아들은 알아도 무슨 노래를 했는지는
모른다네요.

집에와서 곰곰 생각해도 건아들 아저씨 한테 노래 부르라고
소리친 생각이 자꾸만 나서리.....
자꾸 실실 거리고 있습니다.
2005-08-09 07: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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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1
  • 정도령복숭아 2005-08-13 00:15:23

    유성님
    폭우에 감자가 많이 상했지요?
    복숭아도 비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반갑습니다*^^
     

    • 늘푸른유성 2005-08-10 07:53:24

      옆집 아주머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 아줌마가 보여준 씨디에는 안경 쓰신 분하고 두분이 찍었던데요. 안경을 안 쓰신 분 이었습니다.차사랑님 이모님이 몇동에 사시나요? 우리가 장사하는 곳은 4단지 거든요.정도령복숭아님 반갑습니다. 요즘 복숭아 땜시 바쁘지요.
      복숭아 향기에 푹 묻혀 사시는 복숭아님이 부럽습니다. 저는 어제 휴양림에 가서 반은 썪고 반은 멀쩡한 냄새 나는 감자를 케고 왔습니다. 오늘도 밥 먹고 남은 놈 케러 갑니다.오늘만 케면 모두 켈것 같습니다.
       

      • 정도령복숭아 2005-08-09 23:49:25

        생의 진솔함이 묻어나는
        유성님의 장터이야기
        넘 재미있습니다.
         

        • 차(茶)사랑 2005-08-09 21:43:10

          유성님 태평동 삼부아파트먼 우리 이모사시는곳인디....

          하여튼 잼잇습니다.
          언제나 활기차시고 웃음이 가득허시니 복받으실거예유...
           

          • 옆집아줌마 2005-08-09 13:13:02

            늘푸른유성님 안녕하세요
            제친구고 난초향님 친구는 서울에 있는 건아들 아저씨이구요
            아마 대전에 있는 건아들아저씨는 건아들 1기 아저씨 일껄요
            늘푸른유성님 글을 읽으면 항상 즐겁습니다
             

            • 늘푸른유성 2005-08-09 11:05:13

              별님 향기님 강물처럼님(?) 참다래님 엄청 반갑습니다. 어제는 장사도 안되고 공판장에 물건도 없고 값도 비싸고 이래 저래 힘들었는데 건아들 아저씨 땜에 오후내내 재밌게 장사를 했습니다. 큰 언니랑 양지언니는 밥 먹느라고 그 아저씨를 못봤죠.  

              • 참다래 2005-08-09 10:52:46

                늘푸른유성님 항상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 강물처럼 2005-08-09 09:58:31

                  엄청 재밋는 글이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저는 엄청 재밋스면서도 먼지 잘 몰겠슴

                  잘 몰겠으나 엄청 재밋습니다.
                  더운날씨에 잘 웃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노래하는별 2005-08-09 09:49:49

                    그곳에서 거의 광란의 밤을 보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저는 잘 모르겠고 그랬나요? 향기님?
                     

                    • 들꽃향기 2005-08-09 09:42:58

                      정말 읽어도 읽어도 넘 재밌어요. 역시 사람냄새가 좋아요.
                      언젠가 건아들인가 하는 카페에 간적이 있는것 같은데...
                      그쵸 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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