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그 강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순전히 강 탓이다.
섬진강이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대도시를 끼지도 못하고
작은 마을들만을 골라 흐르는 강은 소박했다.
진안, 임실, 곡성, 구례, 하동 같은 고만고만한 소읍만을 끼고 도는 강은
가난한 아비와 동생들을 위해 공장으로 떠나는 슬픈 누이를 닮아있다.
공장의 누이가 가난의 배경이었던 것처럼
강은 도시로 떠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의 배경이었고
도시에서 떠나온 사람들의 휴식의 배경이 되어주었다.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고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못하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 되어버리는 세상
아이들의 꿈 조차 돈의 가치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세상에서 소박함은 처량하다.
그래서 나는 아침 나는 울었던 모양이다.
그 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나는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매일 보는 강이었으나 매번 소박하여 울었다.
도시를 동경하는 사람들 속에 무시당하는 농촌처럼 소박해서 울었다.
2만 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고민하는 가난한 아내의 주머니가 생각나 울었다.
꺾인 허리로 논을 메는 늙은 농부의 허리에 어머니의 주름살이 떠올라 울었다.
그러나 강은 말했다.
분노는 욕망을 채우지 못한 자들의 욕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서둘지 말라고 어깨를 다독거렸다.
천천히 느리게 가라면서
그렇게 내 앞을 흘렀다.
< 섬진강을 배경으로 한 마을과 강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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