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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사람이 그리운 날
들꽃향기 2005-08-29 07:28:11 | 조회: 4391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그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사실은 어려울 수가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 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 잠시 열어 그에게 그럽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 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 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습니다




지금쯤... 전화가 걸려 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 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점,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가만히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 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음악을 띄어야 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이 찬란한 봄날이 가기전에...




마음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 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냄새 풀내음이 향기로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들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랭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기대고픈 영혼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같은 섬 같은 넉넉함이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사람이 그리운 날 / 강초선









































2005-08-29 07: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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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들꽃향기 2005-08-30 08:27:34

    늘 푸른 유성님 잘지내시죠.
    맞아요 누군가가 해 주길 바라기보다 내가 해 주는것도 행복인데...
    제가 요즘 부부간의 문제의 여러가지 글을 퍼다 날으는 중입니다.
    도움이 되는 글이길 바라면서....ㅎㅎㅎㅎ
    저도 배우고.............
     

    • 늘푸른유성 2005-08-29 08:02:41

      누군가가 나를 위해 줄 것만 바라지 않고 나도 누군가에게 뭘 줄까 하고 생각하면 그것이 더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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