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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골 일기] 하루가 잠듭니다 / 05.08.31
오돌 2005-09-01 13:58:04 | 조회: 5772
하루가 잠듭니다.

어제와는 달라야하는데 뭐가 다른지 느끼지 못한 체 밤을 맞습니다.

이 밤을 지새우고 나야 깨달을 수 있을까요.




떠나올 적 아내가 말했지요. ‘여보, 그래도 당신 작업복도 잘 어울렸어.’

‘아니, 내가 환경에 적응을 잘하다보니 남들이 적응하는 힘을 보고 적성으로 안 거야.’ 내 말에 아내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요.

‘어휴, 가진 자의 자랑이야. 적응 못해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젠 적응하며 살지는 않을 거 에요. 그저 나처럼 살고 싶어요. 십오 년 공장 생활이 내 장롱을 구십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옷을 챙겨 봇짐을 싸려고 하니, 바지는 작업복 밖에 없어요.

‘여보, 대범이네가 준 바지 없었으면 큰 일 날 뻔 했어. 대범이네에서 얻은 청바지하고 카키색 바지 밖에 없는 것 있지.’

‘거 봐. 떠나야 고마운 줄 알 거야. 누가 그리 옷을 철마다 줄 거고.’




지리산 줄기가 삼 면을 휘감고 섬진강을 만나러 가는 내와 넓은 평사리 들판이 산줄기 아래 평화롭게 자리 잡은 터. 어제의 여항산과 다른 하동 악양골에 내가 있는데 결코 다르지 않은 밤이 잠듭니다. (2004. 08. 31)
2005-09-01 13: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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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늘푸른유성 2005-09-04 11:33:16

    오돌님은 새로 오신 분인가요? 반가워유.  

    • 오돌 2005-09-01 16:54:15

      밥도 주고 옷도 주고, 악양에 오길 진짜 잘 했네...  

      • 하리 2005-09-01 15:12:49

        난 별님한테 받은옷이 쪼매 있죠. 흐흐흐..

        별님한테 잘 보이시면 줄지도 몰라요~
         

        • 노래하는별 2005-09-01 15:03:16

          어제밤 그렇게 잠이 드셨군요
          기다려 보세요 철 지날때 이곳 식구들이 옷 챙겨줄지 아나요?
          (사실 다들 옷이 별로 없어서 그럴 확률은 거의 없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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