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은 근처 식당으로 포터를 타고 이동, 국밥을 맛나게 먹었슴돠. 어김없이 소주를 시키더군여.
다시 밭으로 와서 일을 하려고 폼을 잡는 순간 오솔길님이 "나무님은 쉬세요, 자농사무실에 물건 가질러 가니까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슴돠.
아무말 않고 포터 옆자리에 타고 사무실로 돌아와 과일 하나 깎아먹고는 그대로 사망~ 서너 시간 후에 겨우 눈을 떴슴돠.
배추팀들은 그날 저녁 7시40분경 자농 사무실로 돌아 왔슴돠. 오솔길님 보기가 대단히 민망했슴돠. 오솔길님은 물론이고 으아리님, 사또님, 방글님 내외분들은 끄덕없이 보이더군여.
일행은 자농 사무실 옆에 있는 사또님 댁으로 이동했슴돠. 남자들이 상만 달랑 차려놓고 이바구를 떠는 동안 불쌍한 방글님은 쉬지도 못하고 부엌에서 또 일을 해야했슴돠.흑흑 하지만 방글님, 밝은 얼굴로 힘들지 않다며 웃어 보였슴돠. 대단한 정력임돠. 사또님 장가 한 번 잘 가셨슴돠. 아무렴~
어느새 호박국, 감자볶음, 삶은오징어 등이 한상 가득차려 나왔슴돠. 또 소주 한 병, 아니 두병...세병이었나?
과연 논으로 쓰던 밭이어서 배추를 얼마나 수확할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됐슴돠. 오솔길님에게 "올해 배추는 해결됐네요. 서울에 있는 가족들한테도 보낼 수 있지요?"했더니 옆에 있던 사또님이 "사서 드세요" 하더군여. 다덜 "흐흐흐~"하고 웃었슴돠.
일어날 줄 모르는 오솔길님을 재촉해 사또님댁을 나와 자농으로 돌아왔슴돠. 난생 첨 배추 심었지만 정말 배추 사서 먹을 지도 모르겠슴돠. 음냐 방글님 저녁 잘 먹었슴돠. 꾸우벅~
초보농군님들이 배추 심어서 분명히 풍년 덜겁니더 ,ㅎㅎㅎ
건데 호두님의 이바구가 더 재미 있습니돠....
사또님요 저희집 배추 심을때도 품앗이 하이시더....
사또님2005-09-05 18:40:32
함 기달리 보이소 . 인자 자주 볼낍미더.
쉬엄 쉬엄 가다 보믄 좋은 날 안 올가예^^
으아리2005-09-05 15:49:54
완전 초보농꾼 죽는줄 알았습니다,
내 일이었음
진작 나자빠졌을텐디,
품앗이라 차마 그러진 모하고..,
그래도
지금은 뿌듯합니다.
사또님, 방글님..도 힘드셨을텐데
저녁 식사까지
맛나게 ..^^
담에 또 부탁해요
방글님2005-09-05 15:24:21
호두나무님.. 고생하셨지요? 모종심는거 저희도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그까잇거 대충~ 닥치면 다 하게 되는거 같아요^^ 씨앗으로 심어논 우리밭에 배추도 쬐끔 올라왔어요. 근데 방아잎을 처음 보신다는 말씀이 황당(?) 했걸랑요ㅋㅋ 다음에도 자주 뵈여~
지리산숨결2005-09-05 14:26:35
검지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잘지내셨죠?
호두나무님 3개월만 있으면
짱짱한 농부가 돼있을 낍니더
천천히만 꾸준히 가시라요. ㅎㅎ
검지2005-09-05 12:54:47
호두나무님, 재밌게 읽었슴돠~
저도 어제 배추 모종 심었슴돠~
아침의 날씨는 비가 분명 올 기세였슴돠~
비가 쏟아지기 전에 심느라 빠른 동작으로 심었슴돠~
비가 적당히 맞아가며 심었슴돠~
거름을 쌓았던 자리라 정말 기대가 되기도 했슴돠~
그 거름은 섞어띄움비가 쌓였던 자리였슴돠~
모종 한판을 심었슴돠~
비는 오지 않고 해가 떴슴돠~
지나며 바라보니 잎에 힘이 떨어지고 있었슴돠~
이대로 비가 안 오면 저녁에 물을 주어야겠슴돠~
환장하게 비는 안 오고 햇빛만 쨍 했슴돠~
4시경 바라보니 완전 회생불능였슴돠~
5000원 널라갔슴돠~
배추는 포기하기로 했슴돠~
심고 물을 줬으면 됐겠으나 또는 심기전 묘판에 물을 주고 싶었으면 됐겠으나 이미 버스는 떠났슴돠~
마을 분들에게 창피했슴돠~
또 대천의 유시웅님댁으로 배추사러 가야 되겠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