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요즘 세상 "너나 잘하세요"
강물처럼 2005-09-23 13:50:59 | 조회: 5537
영화 '친절한 금자씨' 에서 이영애가 한 대사로
"너나 잘하세요." 가 요즘 유행인가봅니다.

어떤 사람들한테 정말로 '너나 잘하세요" 라는 말을 하고싶습니다.
지금 제가 많이 우울합니다.
뭐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민족문화 연구손가 뭔가 하는 데서 요즘 친일명단을 발표하고
거기에 흥분하고 동조하면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등등
무시무시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때문에 우울하답니다.

일제시대의 '친일파' 라는 말이 저에게는 참 아리송합니다.
장지연, 김성수, 서정주, 최남선, ...... 뭐 그 당시의 지식인치고 친일파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 할 정도입니다.
마치 마녀사냥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엄격히 말해서 일제치하에서 숨쉬고 살아간 사람은 모두 다 친일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명하거나 자결하거나 숲속으로 들어가 고립된 삶을 살지않았다면 친일파입니다.

제가 지금 친일파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친일파를 가려내고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고 친일파가 잘사는 꼴을 바로잡아
나라의 기틀을 마련해야한다고 녹음기처럼 줄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우울할 뿐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당신도 지금 이 시점에서 심심하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거론되는 친일파 공개논란에 짜증나지않은가요?

얼마전 소설가 홍상화씨가 작가 조정래와 시인 김남주의 작품을 좌파라고 해석한
책을 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 내용의 진위여부는 차치하고,
요즘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그 용기가 저는 좋았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죽어도 여진족 오랑캐따위에 항복할 수 없다는 대세에 반대하여
최명길은 인조에게 항복을 권했습니다. 역적취급하는 다수에게 최명길은 말했습니다.
"당신 생각이 옳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도 옳습니다"


민족을 위하고 조국의 미래를 위하는 일이
왜 그들만의 구호처럼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진 자는 어느 새 나쁜 놈이 되어버렸고 안 가진 자는 어느 새 좋은 사람이 되어버린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안 가진 사람들의 꿈은 무엇일까요 가진 사람이 되어봤자 나쁜 사람이 되는데......
그러니 답답하고 우울하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싶습니다.
"너나 잘 하세요."
어쩌면 제가 들어야 할 말입니다.
쓸데없는 글 쓰지말고 잠이나 자라고.....
2005-09-23 13:50:59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4367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3527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87954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4518
3568 우리 함께 걷고 있다 (2) - 2005-10-31 5538
3567 "서울 사람들만 국민이고 농사꾼들은 노비야?" - 2005-10-31 5774
3566 아, 농민의 주름진 얼굴 (7) - 2005-10-31 5807
3565 단감의 계절!! (5) - 2005-10-31 5838
3564 밤 하늘 별이 참 맑습니다. (4) - 2005-10-30 5809
3563 함께나누고싶은수학의기쁨 (3) - 2005-10-30 5345
3562 일본사과 견문록---下 (1) - 2005-10-30 5625
3561 그리워 (4) 2005-10-28 5094
3560 무농약 감자가 ... (2) - 2005-10-28 6209
3559 노래하는 별님께 씨앗 잘 받았다고 무지 자랑하고 싶은 풀벌레.. (1) - 2005-10-28 5462
3558 풀벌레뉨 이것 좀 보시와~~~요. - 2005-10-29 6180
3557 일본사과 견문록---中 (3) - 2005-10-28 6357
3556 가을은 조용히 걸어오는데... (6) - 2005-10-28 5380
3555 일본사과 견문록 ---上 (4) - 2005-10-27 5909
3554 맘에 와닿아 퍼왔습니다 (2) - 2005-10-27 5728
3553 여러분도 정말 그러신가요? (4) - 2005-10-27 10703
3552 동해안 자연농업 닻을 올리다 / 옥계 동녘골님 편지 (2) 2005-10-27 5635
3551 미소애플님 증산왕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4) - 2005-10-27 5631
3550 안성지역 농군님들 고마웠습니다 (2) 2005-10-26 6280
3549 전국 최대규모 대한민국농업박람회 팡~파레 !!! (2) - 2005-10-26 5685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