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내린천 기린면 서리에 새로 집을 지어 이사한 최용건화백님 부부.
내린천 하면 열목어가...가 아니라
어느 화가가 떠오름돠. 그렇슴돠.
인제 진동리 최용건화백님을 모르면 그건 간...
모를 수도 있지요. 뭐...음냐~
에~또 기리니끼니 지난 9월24일(토), 우연히 한계령 아래
오색약수터에 갈일이 있었슴돠. 약수터에서 약수는 마시지 않고
부근 식당에서 황태해장국만 달랑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내린천 앞을 지나다가 최 화백님 생각이 퍼뜩 났슴돠.
4년 전인가, 최화백님이 내설악 진동리에 계실 때 함
찾아뵌 일이 있슴돠. 해서~ 내린천을 따라 지그재그로
승용차를 달리면서 눈으로 최화백님의 집을 찾았슴돠.
길가에 코스모스가 한들 한들... 코스모스란 꽃 아무리 봐도
싫증나지 않더군여. 그나저나 자연농업문화센터에도 "코스모스"란
닉네임을 쓰는 분이 계심돠. 닉네임 한 번 잘 지은 것 같슴돠.
코스모스 싫어하는 사람 없잖습니꺄. 아무도 그분을 싫어하지 않슴돠.
아주 반김돠. 때가 돼서 그분의 발자국 소리가 안나면 불안해함돠.
그에 비해 호두나무라는 닉은 삘이 안옴돠. 있으나마나한 그런 닉임돠.
그래서 호두알로 바꿀까...하는데 쪼께 껄쩍지근한 것 같기도 하고...
딴길로 샜네여. 헤헤~
아무튼 코스모스 좋았슴돠. 도시 사람들 길가다 승용차 세워놓고
유채밭에 겨들어가듯이 코스모스 속으로 들어가 사진 박느라 정신없슴돠.
내린천을 배경으로 호두나무도 꽃 사진 한번 잡아봤슴돠. 음냐
강원도 인제 내린천의 코스모스.
에~또~ 최화백님은 동네 입구에 "하늘밭 화실 2.8km"란 간판을
걸어놓아 외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슴돠.
표지판을 따라 산길을 10여분 올라가자 마을 꼭대기에 하얀색의 2층
건물이 나타났슴돠. 햇빛이 따스하게 내리쪼이는 아담한 산골이었슴돠.
집이 드문드문 대여섯채 밖에 안보였슴돠.
최화백님 동정에 그동안 변화가 많았더군여.
우선 집을 새로 지어 이사했고, 외국 여행을 오래동안 다녀오셨고,
책도 두세권 내셨슴돠. 부지런하심돠. 연세가 56세이지만
젊은이들보다 더 바지런히 사심돠. 음~ 그에 비해 호두나무는 그저 먹고
싸고 또 먹고 싸고만 했을 뿐..흐이미.
최화백님은 지난 4월부터 진동리에서 멀리 안떨어진 기린면 서리라는
곳에다 히말라야 고원에서 힌트를 얻어 이국적인 건물을 예쁘게 지었슴돠.
60평 2층 구조로 1층에는 화실겸 전시장이 있고 2층에 살림집이 있슴돠.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어(전기가 마지막으로 들어온다고 함돠)
전망이 좋슴돠. 거실에서 대청봉, 점동산도 보임돠.
최화백님의 하늘밭화실. 라다크식으로 지었다.
최화백님은 "전에 살던 곳도 좋았지만 이곳이 더 마음에 듭니다.
조용해서 아주 좋아요"라고 말했슴돠. 맞슴돠. 전에 살던 집은
내린천이 바로 옆이고 국도변이라 좀 어수선했을 검돠.
최화백님은 "라다크라는 곳을 다녀왔어요. 한번 보세요"라면서 TV에다
비디오테이프를 넣었슴돠. 최 화백님은 히말라야를 보고 싶어 라다크를
찾았다고 함돠. 인도 네팔은 개나 소나... 해서 생소한 곳을 택했다고 함돠.
약 1년간 저렴한 비용(1천5백여만원)으로 사모님과 충분히 여행을 즐겼다고 함돠.
라다크는 인도와 중국 접경 부근에 있는 왕국으로 인도에 합병됐다고 함돠.
1년간 라다크에 머물면서 그림도 그리고 촬영도 하고 돌아오신 후
그 곳 생활을 그림과 글로 담아 "라다크, 그리운 시절에 살다"란
제목의 책도 내셨슴돠. 책이 아주 예쁨돠.
라다크란 곳이 해발 5천미터가 넘은 지역이라 최화백님은 현지에 있는
동안 내내 약을 먹어야 했다고 함돠. 한국에 돌아온 후 라다크에
세들어 살았던 집 청년이 최화백님댁을 찾아 오기도 했담돠.
최화백님 라다크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슴돠.
1층 화실. 주로 라다크 풍경과 인물 작품들이다.
최화백님 그동안 수염도 길렀슴돠. 마치 "달마대사" 같슴돠.
호두나무를 기억 못할 줄 알았는데 웬걸요, "건강이 안좋다는
얘기를 그때 하지 않았느냐"고 저에게 되묻더군여.
당시 제가 소속된 회사의 부서 이름도 말씀하시고...헐~ 놀랍슴돠.
사모님 지병도 이번에 라다크 갔다오면서 다나았다고 함돠.
최화백님 내외는 새집에서 민박도 겸하고 있슴돠. 1층 현관 오른쪽으로
방 2개를 따로 독립식으로 만들어 놓았슴돠. 냉장고도 있고
화장실 겸 욕실이 붙어 있슴돠. 사모님이 깔끔하게 치워놓았슴돠.
이번 여름에 도시사람들이 많이 애용했다고 함돠.
강원도 출신인 최화백님은 춘천에서 10여년 생활하다가 7년 전
내설악으로 들어갔슴돠.서울대 미대 출신의 화가가 귀농했다고 해서
장안에 화제가 되기도 했슴돠. 최화백님 유명세 덕분에 진동리 땅값도
덩달아 올랐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슴돠. 쩝
최화백님은 어느 지방 신문과 인터뷰에서 라다크에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말씀하셨슴돠.
"가난과 불편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사는 라다크 사람들의 지혜가
바로 겸허요 검약이었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질주하는 문명 세계 사람들에
비해서 그들의 삶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꽃을 피우는 들꽃과 같다"
최화백님 귀한 경험 하고 돌아오셨슴돠. 귀농을 준비 중인 호두나무 역시
분명 마음만은 최화백님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데 그게...아직 수중에....
개털이라 최화백님 사는 근처에 콘테이너 하나 갖다 놓지 못하는 형편임돠. 쩝
최화백님 반갑게 맞아주어 고맙슴돠. 반가웠슴돠.
사모님, 아침 대용하는 과일 빼앗아 먹어 지송함돠. 꾸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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