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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너무나 가여운 아이의 죽음.
늘푸른유성 2005-09-27 16:09:06 | 조회: 5643
어제 장에서 돌아오다 큰 아들 녀석과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딱 마주쳤습니다.
"어 우영이가 왜 벌써 오지?"
11시에 올 녀석이 9시에 집에를 오니 놀랄 수 밖에요.
집에 온 우영이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머리가 너무 아퍼서 그냥 집에 왔어요.근대 엄마 애들이 오늘
종덕이네 집에 초상 났다고 장례식장에 가자는데 그냥 왔어요.
머리가 너무 아퍼서 갈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 그 집에 누가 일을 당했지?"
"모르겠어요. 애들도 잘 모르나봐요. 내일 학교 가면 알겠죠."
우리 부부는 아마도 종덕이 아빠가 일을 당했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집 아저씨 술을 좀 좋아하는 편이었거든요.

오늘 점심때 전화가 왔습니다.
혜숙이 언니 한테 온 전화였습니다.
"야!야! 글쎄 종덕이가 죽었단다."
"언니 뭐라구 종덕이가 죽어?"
"뉴스도 못 봤어 종덕이가 칼에 찔려 죽었다잖아."
"아니 왜 왜 칼에 찔려?"
이웃집에 사는 사람이 개가 시끄럽게 한다고 칼 들고 와서
종덕이랑 종덕이 아빠를 찔렀는데 종덕이는 죽고
종덕이 아빠는 살았단다."
갑자기 칵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 집 애들 큰 애는 종덕이 둘째는 종철이 이름이 그랬습니다.
그 애들이 어릴 때 우리 동네에 살았었죠.
큰 애는 우리 큰애랑 동갑이고 둘째는 우리 둘째랑 동갑입니다.
남집에 살면서 그집 애들 참 밝게 컸습니다.
애들 엄마는 성격 좋고 맘 좋고 거기다 애들 이름을 엄청 잘 기억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나중에 도시로 나가 산다고 이사를 나갔는데 몇 년후
너무나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두 형제가 냇가에서 놀다가 형이 보는 앞에서
손 쓸 틈도 없이 동생이 익사를 했답니다.
그 아이가 죽은 것이 아마 9살 정도 됐을 겁니다.
너무나 충격을 받고 믿을 수가 없다고 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늘 동생 때문에 맘 고생 심했을
그 형이 죽었다 하니..... 부모맘이 모두 똑 같을 겁니다.
제 가슴이 너무나 이프고 아려옵니다.
종덕이가 올해 졸업반이라 혜숙이 언니 신랑이
취직 시켜 준다고 약속까지 했답니다.

누가 잘못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너무나 꿈 많고 창창한 종덕이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종덕이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앞서간 종철이의 명복도 다시 한번 빌어봅니다
2005-09-27 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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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풀잎 2005-09-27 21:01:30

    늘 푸른 유성님 정말 마음이 아파요.
    세상엔 좋은 사람이 얼마나 얼마나 몇배...배도 넘는데
    마음이 아파서 진짜로 눈물이 나요....목이 메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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