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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문학산댁 집들이겸 지신밟기
호두나무 2005-10-07 12:04:25 | 조회: 5295




문학산님 새집 거실에서 지신밟기가 한창이다.


지신밟기 그거 참 신나는 민속놀이더구만여.
어제,에~또 기리니끼니 10월6일(목) 경남 화개에 사는 문학산님 댁에서
난생 첨 지신밟기를 보았슴돠.

지난 1월부터 바로 지난달 9월까지 모암마을에 들어와 새로 집을 지은 문학산님은
지인들을 불러모아 집들이 겸 지신밟기를 했던 것임돠.

하동군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악양의 "자연을 닮은 사람들" 안테나에
잡히지 않는 것이 없슴돠. ~해서 어제 저녁밥을 걸르고 저녁 7시경
호두나무를 포함해 오솔길님, 으아리님, 오돌님, 하리님 등 5명이
묵은 김치와 두루마기화장지를 싸들고 문학산님댁으로 향했슴돠.

쌍계사 벚꽃터널을 지나 10여분을 더들어갔슴돠. 마을 안으로 꼬불꼬불
올라가자 편평하고 넓직한 주차장이 나왔슴돠. 개울물이 흐르는 오른편에
문학산님의 새집이 올라앉아 있었슴돠. 쌍계사 뒤편으로 집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슴돠. 거의 도시 수준임돠. 60여세대라고 함돠.

문학산님은 기존에 있던 집을 허물고 황토로 새로 지었다고 함돠.
15평 규모의 기역자 집임돠. 자그만 대문 모양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이 거실과 주방임돠. 주방은 입식으로 손님들을 마주보도록 했슴돠.
거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방임돠. 방에 누워서도 누가 왔는지 다 볼 수 있도록
창을 냈슴돠. 그런 창이 마음에 듬돠. 현관에도 비스므레한 창을 냈더군여.

현관에서 왼편으로 들어서면 손님들을 재우는 사랑방임돠.
사랑방 천장은 바로 다락방임돠. 공사 중간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더군여.
문학산님은 황토를 발라놓은 방바닥을 어루만지며 "황토로 승부를 걸었다"고 하더군여.
앞으로 몇년간은 부지런히 벽과 바닥에 황토를 쳐발라야 할 것임돠.

먼저 오신 분들이 거실과 안방에서 식사를 하며 얘기를 하고 있었슴돠.
청학동 입구에 사시는 동천님을 비롯해 쌍계사 부근에 사는 차사랑님 얼굴이 보였슴돠.
문학산님의 경찰 재직 시절 동료분 내외와 마을주민 할머니들도 와 계셨슴돠.




문학산님 집들이에 온 지인들.


문학산님 사모님, 애 많이 쓰셨슴돠. 집 처마 밑에 뷔페식으로 풍성하게
음식을 차려놓았슴돠. 김을 두른 주먹밥에 나박김치, 시레기무침, 닭고기전채
호박전, 샌드위치, 도라지무침 등등 15가지 맛난 요리가 한가득씩 담겨있었슴돠.
혼자서 다했다니 가냘픈 몸매 어디에서 그런 괴력이 나오는지 신기함돠.




처마 밑에 차려놓은 집들이 요리. 음식들이 깔끔하고 맛이 최고였다.


시골에서 본 뷔페식 잔치는 새로웠슴돠. 자연 식구들은 각자 접시에 음식을
담아들고 사랑방에 들어와 앉아 정신없이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슴돠.
문학산님이 "곡주가 없네" 하고 나가더니만 맥주 소주 동동주 등을
들고 들어와 한잔씩 따라주었슴돠. 문학산님의 하얀 구레나룻가 보들보들해보였슴돠.

거의 접시를 비울 때 쯤 문학산님이 지신밟기를 시작한다면서
밖으로 나갔슴돠. 마을 정자에서 저녁 요기를 때운 풍물패들이 풍악을 울리며
문학산님집 마당으로 들어섰슴돠.

꽹과리 하나, 장구하고 북이 둘, 징 하나 해서 6명이 신명나게 두들겨댔슴돠.
날나리가 없어서 싱거운듯 했지만 꽹과리가 그 몫을 하고도 남았슴돠.
조용한 밤 시골 마을이 떠나갈 듯 하더군여. 차사랑님도 장구를 메고 한장단했슴돠.
상쇠가 비나리를 하고 문학산님이 어깨춤을 추었슴돠. 마을 할머니들도 춤을 추고
집들이 온 손님들도 모두 마당으로 나와 박수를 치고 춤을 추며 흥겨워했슴돠.

풍물패는 현관을 통해 거실로 들어가 나쁜 귀신 몰아내고
좋은 귀신 불러내는 매귀놀이를 한참 한 후 다시 마당으로 나와 북과 장구를 치며
혼신을 다한 마무리 뒷풀이를 했슴돠. 누군가 "이 맛에 농촌에서 살지이~~~"했슴돠.




"나쁜 귀신 물러가고 좋은 귀신 들어오게 해주세요"


이 날 풍물패 소리와 밥 먹고 떠드는 소리가 어울려 대충 이렇게 들렸슴돠.

깨깽깨깽쩝쩝후루룩새집이아담하네요냠냠아작아작쿵쿵따피용집짓느라고생많이한
문학산님더욱뜻깊겠네요아무렴빠작빠작뿌드득음냐뎅뎅음식도맛있고문학산님
동네분들과잘어울리네여아구아구어물어물깨갱깽깽갱문학산님앞으로뭐해먹구사나
그거참훌훌훌후루룩질질쿵딱쿵딱녹차품앗이한다는데둥둥둥문학산님부부가
다정해보여여콧수염도멋지고아구아구냠냠깨갱깽깽얼씨구절씨구탱야~~~~~~~~~~~

호두나무는 지신밟기란 게 정월 대보름에 마을 주민 전체가 하는 큰 민속놀이로만
알고 있었슴돠. 이렇게 개인적인 일로, 소규모로도 한다는 사실을 첨 알았네여.
자주 하면 좋겠슴돠. 흥겹더군여. 참고로 지신밟기 할 때 이런 비나리를 한다고 함돠.

지신, 지신, 지신아, 주산 지신을 울리자
천지현황 생긴 후에 일월성신이 밝았다
산천이 개탁하고 만물이 번성할 때 함경도라 백두산은 두만강이 둘러있고
두만강 정기가 떨어져 강원도 금강산 생겼고.............

에~또~
지신밟기가 끝나고도 여흥이 남은 문학산님은 마을 할머니 몇분들과 마당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슴돠. 할머니들 분위기 띄우는데는 베테랑급임돠.
할머니 한 분이 장구 걸머지고 장단을 맞추자 다른 할머니가 춤추며 노래를 불렀슴돠.




문학산님 내외분. 문학산님은 경찰 생활 25년을 접고 귀농했슴돠.


문학산님은 이 마을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함돠.
"마을 분들이 너무 잘해주어 이런 자리를 만들었어요. 앞으로 녹차 가공하는데
따라다니면서 일도 해주고 하면서 신세를 갚아야겠어요."라고 말했슴돠.
문학산님은 이곳에다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 함돠.

밤10시 가까운 시각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났슴돠.
일행은 문학산님의 따뜻한 인사를 받으며 마을을 빠져나왔슴돠.
문학산님 본인이 만족해한다니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슴돠.
아직 집도 절도 없이 귀농 방황길을 헤매고 있는 호두나무로서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은 문학산님이 부럽기도 함돠. 아무렴


이상 문학산님 집들이겸 지신밟기 현장 스케치 끄으읕~
2005-10-07 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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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동천 2005-10-09 14:47:34

    문학산님..........사모님........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부자 되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 서리태 2005-10-07 18:32:06

      드뎌... 집들이를 하셨군요...
      가보지못해 죄송해지....
       

      • 차(茶)사랑 2005-10-07 16:10:51

        호두나무님 좋은디 다녀 오셧군요..ㅎㅎ
        별님이 왔어야 허는긴디..귀경허로..

        호두나무님 자농사무실에 직원도 만으니 한팀 맹글지요...
        잼있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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