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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정말로 오래된 첫 사랑
늘푸른유성 2005-11-24 22:13:31 | 조회: 5990
방금전 김제에서 무우 뽑고 돌아왔습니다.
오다가 임피에서 복어탕 먹고 왔는데 오늘은 영 맛이 없군요.
이젠 입 작은 녀석은 당분간 먹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우영이 녀석 컴으로 어제 본 점수를 맞춰 보는데
옆에서 보니 안타까워 못 보겠더군요.
녀석 평소 보다도 점수가 훨 떨어졌다는군요.
학교에서 돌아온 우영이 녀석 기가 더 떨어졌습니다.
친구 녀석은 2개만 틀렸다는군요.
그 친구녀석 부모는 그래도 아쉬워 하겠죠 만점 맞을 수 있었는데 하고요.
어떤 녀석은 다 어려웠다는 이번 시험을 대박아라고
좋아하는 녀석도 있었답니다. 녀석 부모가 용돈을 20만원을 줬다며
자랑까지 하는데 옆에서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아들 얘기는 그만 하구요.
전에 중촌동 장에 갔는데 60이 조금 넘은 이 아줌마 우리집 단골입니다.
아침 일찍 장에 나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전화를 받더군요.
한참 후 누가 물었나요?
"옛날 중학교 2년 선밴데 지금 까지 이렇게 전화가 와."
"예 우리 여자들 셋이서 깜짝 놀라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옛날부터 나를 좋아하데."
"그런데요?"
"결혼 까지 할려구 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은 못 했어."
"어머나....그런데 지금가지 전화를 해요?"
"응! 그러네. 가끔 이렇게 안부 전화를 하네."
이 아줌마 교양이 철철 넘칩니다.
그런데 남편을 잃고 혼자 살고 있어요. 딸이 옆에서
살고 있는데 외손주 하나라 이 녀석 뒷 바라지를 하는 모양이데요.
오랜 세월 잊지않고 전화하고 하는 것이 신기해서
장난 삼아 물어봤죠.
"같이 살자는 소리는 안 하구요?"
"아이구 무슨 소리....부인 하고 얼마나 다정하게 사는데."
거참~~~~
속물인 저는 한참 생각을 해야겠더군요.
이거 부러워 해야 하는건가요?
그런데 부럽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월요일 부터 여기는 엄청 추워질거란 일기예보가 있습니다.
밭에 있는 녀석들 걱정이 됩니다.
속 노란 배추를 심었더니 이 녀석 크는 속도가 어쩌면 그리도 늦은지...
옆 동네에서 큰 비닐을 몇개 얻어다 덮었습니다.
이불 덮고 푸딱 크라구요.

유성 아줌마 오늘도 피곤할 텐데 별것도 아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찍 주무시는 분들은 푸딱 주무시고 낼 일찍 일어나세요.
안녕~~~~~
2005-11-24 2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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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후투티 2005-11-25 11:59:54

    그래도 나를 기다리면서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 노래하는별 2005-11-25 10:09:22

      별것도 아닌 얘기라니요 유성님의 글은 산소같아요~
      산소같은 여자 늘푸른유성님!

      나이가 들어가면 다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될것 같은데요
      이사람이 나를 좋아했었다 내가 이사람을 좋아했었다 그런것 보다는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인간적인 정이 더 크게 느껴질것 같아요
      거기다가 가끔 생각나는 즐거운 추억이 있으면 더 좋겠죠

      음~ 부럽다!
       

      • 하리 2005-11-25 01:20:24

        저는 93년 수능 1기인데 시험이 두번 있었지요.
        첫번째는 그럭저럭 쳤는데 두번째는 기대보다 많이 떨어져서
        EBS 보면서 2/3 정도 체크하다가 방에 들어가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아부지가 와서 위로해 주시던데
        평소에 무지 미워했던 아부지가 참 고맙게 느껴졌었지요.

        (근디 요즘도 별로 잘하진 못하고 항상 반항을;;)

        아드님이 최선을 다했으니 곧 마음 편해지길 바랍니당.



        근디 중학교때 선배가 계속 연락을.. 흐미 왕 로멘틱 하여부리구만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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