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섣달 초닷새, 악양 들판에 눈 내리고
오돌 2005-12-05 11:06:52 | 조회: 6515




악양 평사리 들녘에 눈 내렸습니다...
겨울, 소리없이 왔습니다...
















섣달 초닷새

오 도 엽


섣달 초닷새 화순 산골짝

신농중학교 사택에서

엄니 날 낳으시고




얼음장 돌멩이로 깨

고놈의 똥 기저귀 빠느라

시뻘겋게 얼어 터진 손으로

기저귀더미 머리에 이고

고샅 돌아서면

내 울음소리 얼마나 쩌렁쩌렁 하던지

잰걸음으로 달려와 젖 물리면

어찌나 씨룩씨룩 대며 잘 빨던지




젖 먹던 힘으로 이제 마흔이라우

하늘아래 집 한 채 없이 떠돌며

맞이하는 섣달 초닷새

기저귀 빠느라 얼어터진 손에

고무장갑 한 번 사드리지 못하고 맞이하는

섣달 초닷새




하늘엔 눈 내리고

땅은 시리도록 하얀데

벌거숭이 핏덩이 여즉 탯줄에 매여

부르는 소리

엄니

엄니이이




2005-12-05 11:06:52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하리 2005-12-05 19:03:53

    글보니 마구 서러워지네요. 쭈압~

    멋진글과 사진 캄사 ^^
     

    • 오돌 2005-12-05 17:45:35

      사랑방 마을님, 벌거벗은 공화국에 반쪽이 들어 앉으시는 군요.. 축하드리고, 공화국의 맑은 생각이 제주 바다 너머 뭍에도 퍼질 날을 기다립니다. 담주에 홍콩 다녀오면 제주에 갈 생각입니더... 맛있던 밥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에 침이 돕니다. 채소에 맛난 된장 찍어 먹고 싶네요....  

      • 사랑방 마을 2005-12-05 17:21:24

        늘푸른유성님! 그간 별고 없으시죠,,,

        오돌님!,,,감사 합니다
        자주 뵙기 힘드내여,,,지금 이사중이라 정신이 ㅣ없내여
        내년부터는 아내와 꿈 같은 하루하루를 그려 볼랍니다~~~
         

        • 노래하는별 2005-12-05 17:21:21

          사진 색깔이 멋져요 오돌님 사진은 색깔이 강렬한것 가토요
          아님말구요 ㅎㅎㅎ
          나는 나이들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던데
          그동안 아버지 생각을 너무 안하고 살아서 그런가
           

          • 늘푸른유성 2005-12-05 11:27:43

            오돌님이 저랑 동갑이신가? 아님말구요.오돌님 글을 보니 울 아들 키울 때 생각이 나네요. 울 아들 울음 소리는 멀리서 들어서 알수가
            있었습니다. 여기는 눈이 소복히 쌓였습니다. 푸른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밭에 있는 배추가 걱정입니다. 12월 말에 김장을 해야 하는디....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9275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95275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96816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36881
            3911 아침을 시작하는 음악~~~ (5) - 2006-01-17 7625
            3910 샛별농원 행운의 500번째 회원님은 대구에 사시는 주부님이 .... (10) - 2006-01-16 7270
            3909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7) - 2006-01-16 6848
            3908 이런 부침개는 어떠세요? ㅎㅎㅎ (11) - 2006-01-16 6645
            3907 농작물선정등 컨설팅요청 (3) - 2006-01-16 6664
            3906 샛별농원에서 행운의 500번째 회원님을 찿습니다... (10) - 2006-01-15 7179
            3905 돈주고도 살수엄는 하나뿐인 달력... (9) - 2006-01-14 6786
            3904 쇠똥구리처럼 살고 싶습니다. (5) 2006-01-13 6500
            3903 별님의 애인을 공개합니다.^^ (8) - 2006-01-13 6690
            3902 봄내음 (12) - 2006-01-13 6228
            3901 [오늘의 운세] 2006년 1월 12일 (음력 12월 13일 辛丑) (2) - 2006-01-12 6338
            3900 귤껍질차를 함 만들어 묵어볼라고 그라는디요... (10) - 2006-01-12 6453
            3899 친구야 친구/ 박상규 (3) - 2006-01-12 6573
            3898 이 처자를... (9) - 2006-01-12 6375
            3897 당신은 누구시길래... - 2006-01-12 5824
            3896 하리님과 통화후 (6) 2006-01-11 6358
            3895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4) - 2006-01-11 6771
            3894 짐 진 맨발로... (1) - 2006-01-11 6490
            3893 [오늘의 운세] 2006년 1월 11일 (음력 12월 12일 庚子) (7) - 2006-01-11 6283
            3892 하리님만 보세여-정토법당 '법륜스님'의 주례사 (14) - 2006-01-11 7204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