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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내 잘못여.....
늘푸른유성 2005-12-07 21:31:50 | 조회: 7059
어제는 전민동 장날 이었죠.
장에 가면 일찌감치 물건을 진열해 놓고 간판을 씁니다.
제 말로 백 만원도 넘는 손수 만드는 간판입니다.
가끔 간단하게 가격만 쓸 때도 있는데 어떤때 장난 끼가
발동을 하면 간판에 장난을 칩니다.
제일 흔한 장난은 가격에 눈과 입을 그려 넣는 거구요.

어제 브로코리 가격을 쓰는데 평소에는 브로코리 1놈이라고
많이 씁니다. 그런데 어제는 브로코리 1마리라고 썼습니다.
어떤 아줌마가 지나가다 멈추더군요.
"아줌마! 브로코리를 한마리라고 하면 안돼요. 브로코리는
1개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정색을 하며 그랬죠.
"어머 그래요 앞에 생선 집에서 한마리 두마리 하길래
그렇게 써 놨더니...."
"아니...모르셔서 알려드리는 거예요."
그 아줌마 가고 우리둘 서로 바라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전민동은 연구단지가 가깝게 있어서 외국인이 많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오는
사람은 아마도 인도 사람인듯...

어제 우리한테 온 사람은 인도인이 아닌데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백인 이었는데 그 아줌마 브로코리 앞에서
서더니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저....브로코리 한 마리 주세요."
........이거 웃어야 하나.....
그 외국인 아줌마 보내고 셋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우영엄마! 거 왜 자꾸 한마리라고 써서 한글을 모독하고 그래?"
'그려 내 잘못여. 내가 잘못했어."
나참 한글을 그렇게 잘 읽는 외국인이 있을줄 몰랐지.

이 곳은 이제 거의 김장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아마도 다음주 부터는 장에 손님은 없고 장사하는 사람들만
있을 겁니다.

올 해는 일찍 부터 추워져서 저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밭에 남은 배추를 급한대로 비닐로 덮어놨는데
얼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얼었으면 큰일인데...우리집 김장에 차질이 생기거든요.
2005-12-07 21: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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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참다래 2005-12-23 21:52:43

    유성님 외국인 놀리시면 벌밨어유..
    먼벌인고 하니 장사 넘 잘돼서
    밥먹을 시간도 없을거구만유...
    이보다 더한 벌있어마 나와보라고해바유..ㅎㅎㅎ
     

    • 날봐 2005-12-22 23:30:40

      제수씨. 글을 너무 재미있게 쓰세요!!
      앞으로 종종 들여 읽고 갈깨요.
      좋은글 부탁 합니다. 둘째시숙
       

      • 풀벌레 2005-12-09 10:11:05

        앞으로는 그렇게 혹독시리 춥지 않을것 같은 따뜻한 예감이 드네요
        그러길 진심으로 바라고요..
        허나 얼렁 김장 해버리는고 몸과 마음의 휴식 찾으세요
        문화센터는 좋겠다~
        후딱 헤치워 버렸으니..
        모두들 고생 하셨네요
        홀라당 발라당 나자빠지는 두부 서너모 사가지고 갔었더라면..(하동스토아내에 있는 두부 가게 두부가 하동에서는 제일로 맛있데~요)
        여자들이여
        김치가 익어 가듯이
        이젠 우리 자신들도 익혀 보자구요
         

        • 하리 2005-12-08 09:06:36

          그 외국인이 유성님에게 한수 배웠군요. 하하...

          문화센타는 어제 김장을 했는데 유성님네 배추도 얼지 않았길 바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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