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실컷 보고 왔슴돠.
그 유명한 덕산곶감 장이 선다는 말을 듣고 지난 12월9일(금) 오전 10시경,
오솔길님, 파르티잔님과 호두나무 등 세사람은 파르티잔님의 승용차를 타고
하동 자연농업문화센타를 출발했슴돠. 빰빠라라빰빠삐리리뿌작뿌작뽀지직~~~~~
청명하고 쌀쌀한 겨울 날씨였슴돠. 일행은 하동읍을 빠져나와 횡천- 옥종-
단성( 덕천강)을 건너 한 시간여만에 덕산에 도착했슴돠. 쿵야!
정확한 지명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임돠. 덕산은 시천의 옛이름임돠.
마을 입구에서 딱 마주친 지리산 천왕봉. 눈 덮인 천왕봉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덕산이더군여. 조선 중기의 석학 남명 조식 선생도 천왕봉에 반해
이곳 덕산에 서당을 지었다고 함돠. 남명 선생의 시조를 함 볼까여.
덕산에 터를 잡고(德山卜居)
春山...에잉 관두자. 한자 쓰려니까 힘드네여. 걍 한글로 할께여
봄산 어딘들 향기로운 풀 없으랴만
하늘 가까운 천왕봉 마음에 들어서라네
빈손으로 왔으니 무얼 먹을 건가
십리은하 같은 물, 먹고도 남으리
1501년에 태어나 70 평생을 오직 책 쓰고 가르치는 일 두가지에만 매달린
조식 선생의 서당 "산천재"가 도로변에 있었슴돠. 파잔님 하고 서당의 빛 바랜
마루에 나란히 앉았슴돠. 자그만 마당에 겨울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쪼였슴돠.
자그맣고 빨간 산수유 열매가 마른 가지에 매달려 있었슴돠.
호두나무가 귀농하려는 이유 중 첫째가 신선하고 따끈따끈한 달걀을 먹는 일
두번째가 진돗개를 키우는 것, 나머지 하나가 한옥에서 사는 검돠. 엣헴~
서울에서 이런 한옥 지으면 요정인 줄 알고 일본관광객 버스 대려고 할 것임돠.
덕산의 집들은 하나같이 감나무가 마당에 서 있고, 2층집이더군여.
2층에다 대나무를 걸고 곶감들을 내다말리고 있었슴돠.
덕산곶감은 고종시라는 감으로 만들어 우선 육질이 쫄깃하다고 함돠.
고종시는 고종황제에게 진상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함돠.
때깔을 말하자면 연주홍빛이 모라고 할까여 그게 말이지여 여인네 속살...아~
이거 속물 근성이 또 나오네여...그건 그렇고...콱 깨물어주고 싶은 색에다가
고거이 촉감이... 말랑말랑한 게 그게 말하자면... 여인네 샅...아따 이거 또
흉칙한 본성이 나올라고 그러네여, 아무튼 대단히 부드럽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촉촉하고 착착 휘감겨서 돌리고 말아서 올리고...죄송함돠. 엉뚱한 데로 빠졌네여~
덕산곶감은 지리산 맑은 공기와 차가운 기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맛이 으뜸이고 유명하다고 함돠. 이번에 처음으로 그 사실을 실감했슴돠.
입맛을 배려나서리 앞으로는 덕산곶감 아니면 곶감 먹지 못하겠슴돠. 흐이미~
덕산곶감하고 상주곶감하고 어느 것이 더 맛 있나여
상주곶감을 먹어보지 못해서 알 수가 없네여. 음냐
"지리산 덕산곶감 집하장 개장 및 초매식"이라는 플래카드가 마을 끝
집하장 입구에 걸려 있었슴돠. 마을 주민들이 다 모인 것 같슴돠.
양지 바른 곳에 마을 주민들 몇분이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슴돠.
일행은 곶감 경매를 한다는 집하장으로 곧장 들어갔슴돠.
주민들이 긴장된 얼굴로 자신이 만든 곶감 앞에 서들 있더군여.
번호표가 적힌 모자를 쓴 중매인들 10여명이 곶감 사이를 돌며 가격을 정했슴돠.
농부들이 힘겹게 따서 말려 정성껏 싸들고 나온 곶감이 3,4초 사이에 값이 매겨지더군여.
첫날은 한 접 당 2만 원부터 7만 원까지 나왔슴돠. 한 접은 감 100개를 말함돠.
7만 원짜리 곶감은 알이 크고 먹음직스러웠슴돠. 작년의 경우 최고 18만 원짜리도
나왔다고 함돠. 감의 크기, 때깔, 종자 등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고 함돠.
경매에 올릴 수 있는 종자는 고종시와 단성감 뿐임돠. 나머지 잡감은 경매장에
발도 못붙인다고 함돠. 중간상들은 경매 끝나는대로 곶감을 실어가려고
집하장 옆에다 트럭들을 대놓고 있었슴돠. 곶감 경매는 구정 전까지 계속된다고 함돠.
이 날 곶감 6접을 집에서 만들어가지고 나온 한 할머니는 한접에 2만 원,
기리니끼니 합 12만 원을 받았슴돠. 이 할머니는 경매장 옆 휴게실에서 주는
떡국 한그릇 사사삭 비운 후 농협에서 돈을 찾아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슴돠.
이곳에서 한 시즌 당 거래되는 곶감 양이 엄청나다고 함돠. 2백억 원이라고 했던가???
그렇게나 많나? 그럴 리가 없는데...아무튼 도시사람들은 집하장 가격보다
배는 비싼 가격으로 덕산곶감을 드시는 검돠. 곶감 중간상 하면 재미 좀 보겠더군여.
파르티잔님, 이런 모순 줄이려고 "자연을 닮은 사람들" 노마진 직거래장터
"자연몰"에 죽을 똥을 싸...가 아니라 사력을 다하고 있슴돠. 갸륵한 정성임돠.
자나깨나 서나앉으나 누우나기대나 주구장창 와장창 허벌창 자연몰 키워 보려고
신경 쓰느라 파르티잔님, 올여름 덜커덕 속병에 걸려 병원 신세까정 졌다는 거 아닙니꺄.
오솔길님이 이 지역에서 농사 지으며 잠시 살았다고 함돠.
오솔길님 덕분에 덕산곶감 배불리 얻어 먹었슴돠. 오솔길님 일행은
조식선생의 저서와 서한 등을 전시해놓은 기념관을 둘러본 후 부근에서
딸기농사 짓는 자연농업 회원 소세마리님하고 신선님 댁을 방문했슴돠.
소세마리님은 마침 외출 중이고 옆지기님이 딸기를 한 상자나 들려주었슴돠.
딸기가 달고 신선해 자꾸 손이 가더군여. 잘 먹었슴돠. 소세마리님!!! 소세마리...
소세마리...거참 닉네임 한 번 잘 지었슴돠.
에~또, 그럼 이바구 그만 하고 덕산곶감 눈으로만 잡숴보세여~
지리산 천왕봉을 배경으로 마을이 형성돼 있슴돠.
집하장의 모자. "아가야, 이게 아빠가 만든 곶감이란다."
중매인들이 분주하게 곶감의 가격을 정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오늘이 잔치날이다. 집하장에서 떡국도 나누어 주었다.
조식 선생이 글을 가르치던 서당. 의병 곽재우도 선생의 제자였다.
이날 초매식에서 7만 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은 곶감.
집집마다 2층에서 곶감을 말린다.
서늘한 지리산 공기를 들이쉬며 곶감으로 변신 중.
장날 덕산 거리.
산수유 열매. 파르티잔 따라서 하나 따먹었더니 시고 쫀득했슴돠.
요건...?? 모르겠네여. 아는 분 리플 좀...
곶감 꼭지를 누르면 맨위 사진처럼 됨돠. 요건 몰랐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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