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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프리카와 자연 농업에 관한 소고
미루사과 2005-12-18 15:53:16 | 조회: 5877
얼마전 월드컵 대진 추첨으로 우리에게 전혀 낯선 나라 하나가 소개되었습니다.
"토고"라는 나라인데요, 아마 대부분 첨 듣는 나라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한데 전 아주 귀에 익고 잘 아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왜그러지? 곰곰 생각해보니 20년도 훨씬 더 된 고등학생 때 읽은 책이 생각났습니다.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란 책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는데 그 책에서 '토고'라는 국가가 언급되었던 겁니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니 책소개는 관두고 그 주인공인 "쿤타킨테"가 살았던 곳이 지금의 "토고"와 세네갈에 걸쳐 있는 해안가입니다.
쿤타킨테는 당시 "만딩가" 부족의 왕손이었는데 해안가에서 자기 부족의 농민들에게 농사를 가르치다 노예사냥꾼에게 납치됩니다.
그는 자신이 왕족임에도 끝까지 전사라고 말하며 백인들과 투쟁했지요.

그건 그렇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왜 아프리카는 지금 이토록 가난과 기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입니다.
잠깐 얘길 돌려서,
3박4일간 괴산에서 과수 전문연찬에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얻은 건 참으로 놀라운 축복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감사할 일은 여러 선배님들과 농업에의 희망을 찾은 겁니다.
지난번 글(농업을 생각하다. 11.26)에서도 말했듯이 우리 농업은 대단히 어려운 처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농업을 배우고 자연농업인들과 교류함으로써 우리 농업의 화두인 고품질과 친환경, 즉 생산성과 안전성에 대한 완전한 믿음이 생긴다는 겁니다.

다시 아프리카를 생각합니다.
18세기초, 당시 아프리카에는 약 5,000만명의 흑인들이 살면서 매우 윤택하지는 않으나 그들의 환경에 맞는 그들만의 농사법과 수렵으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프리카에 맞는 농사법이 완전히 절멸(絶滅)되어버렸습니다.
왜 그럴까요??
18세기부터19세기까지 약 200년동안 유럽의 노예사냥꾼들은 아프리카 인구의 삼분의 일인 1,500만명을 납치하여 노예로 팔았습니다.
특히 그들이 팔아 넘긴 흑인들은 대부분 당시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지식인이거나 기술자,농부, 귀족, 왕족, 전사들이었지요.
왜 하필 이들이었을까요?
이들이 납치된 곳은 주로 해안가인데요, 아시다시피 유럽에서 부는 무역풍을 타고 그대로 항해하면 아프리카의 해안가에 도착합니다.
노예사냥꾼들은 이 바람을 타고 아프리카로 와서 주로 농사를 짓거나 수렵을 하는 흑인들을 손쉽게 납치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므로 농사 기술이 있는 농부들은 대부분 끌려 가고 아주 깊은 밀림 속의 상대적으로 무지하고 기술력없이 미개한 부족의 흑인들이 살아남게 됩니다.
이럼으로 아프리카의 환경에 맞는 농사 기술은 끊어지게 된 거지요.

내 생각이 맞는걸까?

화학비료와 농약은 인류를 절대 기아로부터 구제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술이 절정에 이른 지금은 되려 그것들이 우리의 심장을 겨냥하는 날카로운 칼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화학비료와 농약없이 우리 민족을 먹여 살려 온 우리의 농사 기술은 어디로 간걸까요?
수십년간 화학비료와 농약이 지배해 온 이땅에,
이제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이 때, 난 괴산의 깊은 산 속에서 놀라운 운동을 찾아냈습니다.
지금껏 가진 하찮은 내 지식을 모두 버려야 할 "자연농업"이었습니다.

난 농업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인데요,
더욱 정진하고 더욱 선배님들을 쫓아다니고, 더욱 진정을 다하면 내 땅과 내 작물을 바로 보게될 것이고 내 주위를 변혁하리란 소망을 가져봅니다.

千洋之皮(천양지피)는 不如一狐之腋(불여일호지액)이니,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말인데요,
천마리 양가죽보다 한마리 여우 겨드랑이 털이 더 낫다 라는 이말을 조 한규 회장님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혼탁한 세상, 농업이 그 혼불을 아스라이 스러져 가려하는 이 때, 혹세무민하는 그 많은 이론들을 접해야 하는 우리 농민을 괴롭기 그지 없습니다.
양가죽 천마리를 이어 붙인 그 어느 농업이론 보다 홀로이 황금빛 여우 겨드랑이털로 곧게 서시길 빌어 봅니다.
아울러 갑작스레 체력의 저하를 느끼시는 듯 하여 걱정도 합니다.
제가 감히 희망하는 사회 변혁의 정점에는 회장님의 소망이 있음이니 특별히 건강하심과 건필하심을 기도합니다.
또 뜻밖에 뵈었던 목사골 박 노진 고문님, 희망의 사례 발표를 하신 미소 애플 최성태님, 지역 지도자로써의 표상을 보이시는 참다래님, 지식 농업 CEO인 이가원의 이 춘희선배님,등등 뵙기만 함으로도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전화로 혹은 방문으로 선배님들을 귀찮게 하려 하니 너무 심하게 꾸짖지는 말아주십시요.
가르침을 주시기만 한다면 그저 不敢請(불감청) 이언정 固所願(고소원)입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요.


정읍 농부 미루사과
2005-12-18 15: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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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하리 2005-12-19 13:25:04

    좋은글 감사합니다.
    전문연찬 참 좋으셨나봐요.

    농업으로 사회에 기여하신다.. 멋진 생각을 하고 계시네요. ^^

    미루사과님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 목사골 2005-12-18 22:59:18

      내가 술맛을 모르니 재미난 이야기도 못하고 싱건 사람이지만
      이틀밤을 그대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했던 시간은 너무 고마웠지요.
      자꾸만 젊음이 부러워지더군요. ~그런것도 욕심인디~
      이런 추운 겨울날 꽁꽁언땅을 부수며 땅을 일구던 젊었을적 기억이
      잠시 머리를 스쳐 가더군요.
      님들의 눈빛에서 희망을 읽었고 든든함을 얻으니 마음이 너무 좋아서
      돌아오는 길이 무척 즐거웠답니다.
       

      • 돈은자유 2005-12-18 21:12:01

        진정한 농심으로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랩입니다.
         

        • 참다래 2005-12-18 19:34:32

          미루사과님 만나서 반가워습니다. 자연농업을 처음시작하시는 님들의 열정을 보고 자극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연구하시는 님들의 있어서
          한국농업의 희망이 보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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