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더욱 힘겨워진 농촌, 그러나 농촌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귀농한 이들이 인터넷 쇼핑몰로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5년전부터 지리산 악양골로 하나씩 모여 현재 11명으로 이뤄진 공동체 '자연을 닮은 사람들(자닮)'이 그 주인공.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기업 증권사 직원부터 시인, 웹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마케팅전문가, 환경운동가, 영상편집전문가, 농업전문가 등 경력도 다채롭다.
지리산으로 귀농해 함께 농촌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 오른쪽부터 조영상, 유재관, 유걸, 이경희, 조태용, 오현주, 오도엽, 이은영, 이종혁, 김명숙, 이해정씨
'자닮'은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가졌지만, 현재 농가에 보급되는 친환경농업은 일반농업에 비해 생산비가 서너배 이상 들어가 돈 없는 농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친환경농업도 국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자닮'은 전국 각지를 돌며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친환경농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선도 농민들을 집중 취재하여 인터넷 사이트(www.Naturei.net)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곧 전국의 친환경농민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되었고, 농한기를 이용해 매년 진행하는 친환경농업 기술교류 행사는 수백명씩 모여 성황을 이뤘다. 또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 쇼핑몰(Mall.naturei.net)은 현재 하루 방문자수가 3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자닮'을 이끌고 있는 조영상(41.귀농 5년차)씨는 "30%까지 차지하는 유통비를 없앴고, 생산농민의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소비자와 생산농민과의 관계를 돈독히 한 게 성공비결인 것 같다"며 "도시의 일반 가정도 월 30만원이면 훌륭한 유기농식탁을 차릴 수 있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자닮'은 직거래 쇼핑몰에서 어떠한 이윤도 남기지 않는다.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신 쇼핑몰 등 운영비는 매달 1만원씩 후원하는 자발적인 후원회원 1264명의 도움으로 마련하고 있다.
조씨는 "자닮의 활동이 한국의 친환경농업과 직거래 유통방식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