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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펌] 정호진선생님의 공동체 실패담
막강철다리 2005-12-30 13:51:50 | 조회: 6056
프리첼 생태공동체마을 카페의 관명님 글을 퍼왔습니다.

농사에 대해서 귀농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복잡해진 머리가 더 복잡해 지네요

으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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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YWCA에서 있었던 공동체 이야기마당에서 정호진선생님의 경험담입니다.



교수직을 접고 91년부터 농촌운동을 위해 농촌으로 내려갔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농사일을 시작하신건 아니랍니다.

처음 1년간은 주위의 농민들을 열심히 만나고 다녔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더랍니다.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고 어떤 장벽같은 것을 느꼈다는 것이죠.



그 다음부터 2년간은 목회활동, 세계화에 반대하는 농민시위 등에 열심히 참가했고,

같이 상경하여 투쟁하면서 밥값도 대고 열심히 봉사를 하셨답니다.

그러나, 역시 그 마음의 벽은 허물지를 못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에는 직접 농사일에 나섰습니다.



첫해 농사는 5백만원의 적자로 은행빛만 남겼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스스로 농사일에 대해 공부를 계속해나갔고, 2년차부터는 수익을 보고,

그 이후로는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공부하는 농사꾼"으로 살아 남았답니다.

이렇게 농사일을 시작하게 되자, 비로소 농민들하고 마음의 벽도 허물어 지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도시에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로부터 공동체를 만들자는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공동체에 대한 꿈은 늘 가슴속에 있었고 그래서 공동체마을을 만들어

보기로 하셨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에서 내려온다는 사람들이 전부 농사일에는

문외한인 초보들이라는 점.....



평소 생각하던 공동체가 개인 무소유의 공동체가 아니었지만,

농사일에 문외한인 이 사람들은 모든 걸 공유하고 같이 밀착된 생활을 하는 공동체를

바랐답니다. 그래서 공동소유와 공동작업을 하는 공동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재미있었답니다.

마음맞는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일하고 놀고...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자 문제점이 슬슬 드러납니다.



정호진선생님이 혼자 일하실 때는 새벽에도 일어나고 밤 늦게까지도 일하고

자유롭게 일하고 생활했지만, 같이 하다보니 애들 학교보내는 사람들도 있고해서

아침 9시에 모여 그날 작업회의를 하고 하루일을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9시에 다 모이는 것이 아니고 꼭 늦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다보면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10시쯤 다 모이면 회의를 시작하고

나서려면 11시....곧 점심시간.....혼자할 때 보다 재미는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휘어 잡아서 자기 방식대로 끌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보니 일이 취미로 전락하게 되었고 생산량도 줄어들었답니다.



예컨대 양봉은 처음에 벌 30통이 차츰차츰 불어나 100통까지 불어났는데..

공동체 생활 1년만에 30통으로 다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1년만에 개별노동, 협력시스템으로 공동체방식을 바꾸었는데..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나더니 다 떠나버렸답니다...
2005-12-30 13: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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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미소애플 2005-12-31 18:20:14

    공산주의가 망한 법과 같은 맥락 같습니다
    국산은 무엇이든 자기에게 떨어지는것이 많아야 활발히 움직입니다
    그래서 부부지간도 동업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수고 하셨고 값비싼 수업료 현장교육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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