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러저러한 진통의 시간을 보내고 문득 드는 생각이 '다산초당에 가고싶다'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소설 목민심서를 읽고 감동을 받았었지요
그리고 다산초당에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10년이 넘도록 실천을 못하다가
갑자기 오로지 삶의 목표가 그것 하나 뿐인것처럼 다산초당에 가고 싶더군요
뛰어난 석학의 발자취를 느끼고 싶다!
그러니 모든게 명쾌해지면서 그 복잡한 이정표에도 흔들림없이
오로지 한곳을 향해 가게 되더군요 가는길이 초행길이라 헤매다 보니
1박2일 코스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 망설임과 혼란은 없었습니다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초당은 막상 입구에서 안내 표지가 없어서 헤매고
관리가 허술한것 같아 속상했지만
스스로의 복잡함을 잠재우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우선 다산초당에 도착하니 사진으로 보면서 느끼고 상상했던
아기자기하고 서정적인 느낌은 없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공간만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정갈하다 못해 단촐한 움막이 있더군요
그곳에서 18년의 유배생활중 10년을 보내면서 500여권의 책을 집필했다하니
그 어려운 시기에도 오로지 학문 탐구만 있었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군더더기 없는 현자의 삶...
내 개인적으로는 같은 처지로 유배생활을 하는 형 정약전과 가족들이 그리웠을때마다
강진만을 바라보았다는 장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풍경자체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는데
한많은 사연을 담은 가슴이야 오죽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곳에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산선생이 여러 지인들과 학문과 사상을 나누며 걸었다던
초당과 백련사를 이어주는 산길을 걸었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강진만이 아름다웠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책길이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
시공간을 넘어 같이하고픈 마음으로 그 길을 걷는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이 정갈해 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수나 아픔을 윤회시키지 않는 현명함을 갖어야 겠다는 다짐도 함께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내 역량상 이것은 아직 욕심이라 생각합니다 노력해야 겠지요)
그렇게 도착한 백련사에서 바라보는 강진만도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초당을 가고 오면서 들른곳이 있지만 이곳 다산초당의 감흥에 다 잠식이 되었네요
그리고 어느 노교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죽은뒤 듣고싶은 말은
'어쩌면 이렇게 꼭 필요한것만 갖추고 살다 갔을까...'이라는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야말로 물질적 정신적 꼭 필요한 흔적만 놓고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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