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과 잡지 등 매스컴에 오르내려 하동 악양의 유명 인사가 된
"서툰농사꾼" 손용기 백숙희 씨 부부.
대기업을 나와 고향인 하동에 들어와 차농사를 짓는 분들입니다.
손씨 부부는 지난 2월 초 어느날 저녁, "자연을 닮은 사람들" 식구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멋진 소나무와 차밭에 둘러싸인 아담한 전원주택이었습니다.
부부는 정성껏 준비한 옻닭을 한상 가득 차려내왔습니다.
요거이 옻닭입니다. 색깔이 구들장 장판 색입니다. 중국사람 빤쮸색깔이죠. 이 사람은 개의치 말고 닭만 보십시오.
누리끼리한갈색빛이 도는 옻닭은 쫀득하고 향긋한 냄새가 났습니다.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담백하고 뭐라할까 귀품 있는 맛이라고 할까요.
서툰농사꾼님은 옻이 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따로 일반닭을 내오는 등 섬세한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식 손자들을 맞는 부모처럼 인자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모님의 음식 솜씨가 탁월했습니다. 입바른 소리가 아닙니다.
김치를 먹어보면 압니다. 사소한 나물무침 하나만 입에 슬쩍 넣어봐도 압니다.
상 위의 작은 접시 하나 하나가 다 뛰어난 맛을 보였습니다.
특히 양파 & 매실조림은 일류호텔 중식에 나오는 쨔샤 수준이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배불리 먹었습니다. 옻닭은 뒷맛이 개운합디다.
서툰농사꾼님은 지난해에도 숨결님을 비롯한 자연 식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푸짐하게 대접을 했나 봅니다. 자연 식구들 알고보면 불쌍합니다. 그럼요~
일년을 가도 어디서 불러주는 데가 없습니다. 더구나 따뜻한 밥 한그릇은 언감생심
입니다. 여기서 언감생심이란 말이 맞나요 택도 없는 소리라는 뜻으로 썼는데요.
사모님, 닭 먹은 뒤에 따라나온 닭죽맛 어디를 가도 잊지 못할 겁니다.
예사 닭죽이 아니었습니다. 양파, 버섯, 감자, 당근 등 십여가지가 들어가 있더군요.
구수하고, 부드럽고, 씹히는 맛과 함께 입에 짝짝 달라붙는 것이 일품이었습니다.
서툰농사꾼님의 손자가 그린 호랑이. 손자가 중학교 때 그렸다고 한다.
서툰농사꾼님, 올해 농사도 풍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담엔 센터에 들러주십시오. 제가 차 한 잔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제대로 된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사모님이 나온 사진도 없고...
원래 공개하려고 찍었던 것이 아니었고, 특정인을 피해서 사진을 골라야 하는
사정상 그렇게 됐습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먹는 게 바로 닭죽입니다. 닭죽이 동이나 새로 끓여내온 것입니다. 무자게 먹더군요. 아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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