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엄마제사네요. 벌써 20년...
들꽃향기 2006-02-23 11:17:33 | 조회: 6385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어요

“엄마, 난 다시 태어나도 꼭 엄마 딸이 될 건데, 엄마도 내 엄마 되어줄 거야?”
엄마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떡이고─?
“난,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어요.”
엄마는 다시 고개를 끄떡이고…….
그것이 엄마와 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어떤 분이 자기 어머니의 임종을 옆에서 지키면서 나눈 마지막 대화다.
참 아름답다.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장면인데 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까.

‘난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다’ 고 말하는 딸의 말을 들으며
이 세상에 하직하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푸근하고 뿌듯했을 것이다.

기력이 다하고 통증 또한 심하여 말할 수는 없는 어머니지만 딸의 말을 들으며
‘그래, 이 세상을 잘못살고 가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리라.
그리고 살아온 한 평생의 삶에 대한 긍정은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 들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내 엄마가 되어 달라고 말하는 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엄마의 마지막 모습.
이 마지막 대화는 얼마나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말인가.
그러면서 얼마나 인간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말인가.

인연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어느 먼 후생에서 이 모녀가 다시 태어난다면
자리가 바뀌어 태어날지 모른다. 인연설에 의하면 그럴 확률이 더 높다.
어머니가 자식이 되거나 베풂을 받는 이가 되고,
딸이 다시 부모가 되거나 사랑을 주는 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갚아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이 베푸는 자리로 옮아가고 사랑을 받기만 했던
사람이 한없이 베푸는 자리로 가는 게 윤회의 법에 더 맞을 듯싶다.
다음 생에서도 받기만 하는 이로 태어난다는 건 어쩌면 이기적인 심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대화의 깊은 뜻은 거기에 있기보다
지금 이승에서의 삶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있다.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다’ 고 하는 말은
엄마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말 중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말이 있을까.

삶과 죽음과 인연이 이럴 수만 있다면,
죽음으로 이별하는 부모와 자식의 대화,
이 세상을 떠나는 이와 남는 이의 대화가 이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중에서


style="BORDER-RIGHT: white 7px ridge; BORDER-TOP: white 7px ridge; BORDER-LEFT: white 7px ridge; BORDER-BOTTOM: white 7px ridge"
src=http://jbbs.joins.com/pds/bbs28/20041111043515456.wma width=606 height=22
hidden=true type=application/octet-stream AllowScriptAccess="never"
showstatusbar="1" showdisplay="0" showcontrols="1" volume="-0"
loop="-1">
2006-02-23 11:17:33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두문골 2006-02-24 18:05:29

    ,향기님도 건강하시고,샬롬 하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 들꽃향기 2006-02-24 09:09:33

      두문골님 안녕하세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늙어 죽을때까지도 엄마를 그리워 하는거 보면...
      울 딸들을 위해 좋은 엄마가 되야지 싶어요.ㅎㅎㅎ

      참다래님 드디어 등장...
      정말 오랫만에 뵙죠...
      요즘도 변함없이 바쁘시죠???
       

      • 참다래 2006-02-24 06:09:39

        향기님요 올해는 어렵더라도 참석하이소...
        올만에 친정나들이 함 하이소....
         

        • 두문골 2006-02-23 19:22:23

          울엄마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11년이 되네요..
          보고 싶네요.
          저는 친정이 가까이라서,꼭 참석은 하지만,
          엄마 보고픈마음에 늘 마음은 ,,허전허전 합니다..
          저도 두아이의 엄마인데....
           

          • 들꽃향기 2006-02-23 11:49:09

            “엄마, 난 다시 태어나도 꼭 엄마 딸이 될 건데, 엄마도 내 엄마 되어줄 거야?”
            엄마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떡이고─?
            “난,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어요.”
            엄마는 다시 고개를 끄떡이고…….
            그것이 엄마와 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벌써 20년 전에 일입니다.
            다음주가 그립고 그리운 엄마 제사네요.
            무심한 딸이라서 제사때 가 보질 못한지가 몇년인지...
            올해는 꼭 가려 했는데...

            책상 앞에서 날짜를 세고 있습니다.
            2월2일을 음력으로 몇칠일까를...

            다음주네요.

            실타래가 술술 풀려지는 그날 자유롭게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까요?

            올해는 엄마, 아버지 산소에 꼭 가 봐야겠습니다.

            오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입니다.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4331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3368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87806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4314
            4260 생명의 탄생 - 세포의 내부 구조 (1) - 2006-04-21 18904
            4259 아저씨 이니까 (5) 2006-04-21 10056
            4258 아직 사이트가 잠에서 못깨고 있습니다. (2) - 2006-04-21 7266
            4257 차사랑표 봄나물이 오찌나 만나던지 (3) - 2006-04-20 6861
            4256 수양벚나무 쓰러지다 (4) 2006-04-20 6987
            4255 어느쪽? (6) 2006-04-20 6588
            4254 바람이 많이 부네요 (6) - 2006-04-20 6976
            4253 너무나 예쁜 자닮 가는 길 (6) 2006-04-19 7138
            4252 섬진강 강물은 비에섞여 안개속으로 흐르고.... (7) - 2006-04-19 6498
            4251 삽살이 잘 키워주실분요.. (6) - 2006-04-19 6979
            4250 천천히 봄이..... (4) 2006-04-19 6427
            4249 오늘 밤, 자연넷의 리뉴얼이 시작됩니다. (6) - 2006-04-19 7207
            4248 자유하자! (4) - 2006-04-19 6759
            4247 불갑저수지 산벗... (2) - 2006-04-19 6982
            4246 福岡の今日はあたたかかったです。 (7) - 2006-04-18 6652
            4245 남친송 - 2006-04-18 17788
            4244 돼지송 - 2006-04-18 17050
            4243 전지현CF패러디 - 2006-04-18 17597
            4242 처음 한국 음악 (6) 2006-04-18 8137
            4241 전철에서 있었던 일 (1) - 2006-04-18 6923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