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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그래도 아직은 어린아이인가 봅니다.
실미원 2006-03-06 08:19:47 | 조회: 6105


고2인 딸내미 도빈이가 우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옮겨왔어요
친구같은 우리 딸입니다.



아들과 TV를 보는 중 채널을 돌리다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보

게 되었다.

그것을 처음 본 아들은 나에게 물었다.

" 엄마 저건 뭐하는 거야 "

" 응 , 저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거란다."

나의 대답을 듣고 난 아들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는

나의 눈 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 그럼 엄마도 저기에 나가야지 ~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인데.."

--------------------------------------------------------

저번에 엄마랑 같이 엄마 친구인 향숙이 이모 회사에 찾아 갔을 때

읽었던 글 이다.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무작정 생각나는

대로 젂었다.

난 어렸을 적에 남들 보다 나이가 많은 우리 엄마가 창피했었다.

말론 아니라고 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남들 엄마는 젊고 예뻐보이고 그랬는데 우리 엄마는 그렇지 않다고

느꼈었나보다.

매일 밭에서 일하느라 그을린 얼굴 , 자외선 때문에 생긴 검버섯,

흐르는 세월을 증거하는 흰 머리카락 ...

그런 엄마가 부끄럽기도 했고 , 창피하기도 했었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난 항상 엄마에게 아들보다 나은 딸이 되기위해 노력했다.

엄마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고 , 울 때 같이 울어주는 ..

조금씩 세월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

젊은 엄마들보다 나이 먹은 만큼 ..

덜도 아니고 더도 아닌 그 만큼 ..

엄마는 나에게 인생을 사는 법을 알려 주셨다.

힘들 때 참는 법을 알려 주셨고 , 기도 하는 법을 알려 주셨다.

엄마는 그렇게 처음부터 내 인생의 선생님이었다.

그런 엄마에게 오늘은 화를 내고 돌아왔다.

내가 잘 못 한건데 .. 엄마에게 화를 내고 돌아왔다.

엄마에게 사과도 안하고 돌아오면서 계속 계속 눈물이 흘렀다.

' 내가 잘 한게 뭐가 있다고 그렇게 엄마에게 화를 냈을까 .. '

하는 생각에 쉴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러던 중 버스에서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미안하다고 .. 엄마가 화내서 미안하다고 ..

또 눈물이 났다.

한상 내가 먼저 문자를 했었다.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

하지만 오늘은 미안하단 말도 하지 못했다.

헤퍼보일까봐 ..

항상 미안하단 말 잘 못했다는 말을 해놓고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지니까 .. 미안하단 말이 내 진심이 헤퍼보일까봐서

엄마에게 미안하단 말도 하지 못했다.

' 나와 오빠가 집으로 간뒤 엄마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러는 내가 한심하고 미웠다.

우리때문에 고생하시는 엄마와 아빠가 너무 고맙고 , 한편으론

너무 미안했다.

엄마에게 싫은 소리 들어도 그냥 그대로 집으로 와서 나혼자만

속상해 했으면 되었을 것을 ..

괜히 엄마앞에서 눈물을 보여서 엄마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난 이런 딸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하고 ,

남들은 어른 스럽다고 말하지만 아직은 어린애인 ..

난 엄마에게 그런 딸이다 .




엄마 미안해요 ..
아프지 말고 힘내세요 ..
오빠랑 나도 공부 열심히 할게요 .
사랑해요

2006-03-06 08: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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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실미원 2006-03-07 12:39:29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안에서 이쁘게 자라줘서 더이상 바랄것이 없습니다.
    농촌의 현실이 힘들다 보니 아이들에게 잘해주지 못하는것이
    마음이 아플뿐입니다...
    수원목사님 꼭 한번 오십시요
     

    • 수원목사 2006-03-06 21:16:25

      착하고 이쁜 자녀를 두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올해는 꼭 한 번 들리겠습니다.늘 건강하세요.
       

      • 노래하는별 2006-03-06 17:57:31

        가슴이 찡~ 모든 시름을 잊는 순간이셨겠네요
        나도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
         

        • 으아리 2006-03-06 09:04:20

          자랑스런 딸을 두셨습니다.
          힘이 되지요, ... 올해 풍성한 수확을 거두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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