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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우리 주위에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늘푸른유성 2006-03-07 12:21:29 | 조회: 6834
지난주 제가 자주 간다는 찜질방에 갔을 때 입니다.
여러개의 숯가마중에 하나를 골라 들어갔는데 거기에 남편이
있었습니다.
"자기 여기있었어?"하고 반가워 했더니
"난 그만 나가야 겠어. 땀을 너무 많이 흘렸어.
참 자기도 아는 사람이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휙 하니 나가버립니다.
좁은 숯가마를 휙 둘러보니 멀리 논산 벌곡에서 농사를
짓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오랫만이라 반가워서 인사를 하고.....
"그런데 어떻게 여기를 오셨어요?"
"발 달린 짐승이 어디를 못 가겠습니가?"
잠깐 그 아저씨 얘기를 할까요.
그 아저씨는 부부간에 일을 얼마나 억척 스럽게 하고 열심히
하는지 제가 항상 저 집은 건강한 청년 둘이서 농사를
짓는다고 했습니다.
아줌마가 트렉터에 경운기를 남편과 함께 몰고 다니면서
농사를 짓는데 얼마나 똑 소리나게 농사를 짓는지
작년에는 경상도에서 가지농사 짓는걸 구경왔다며
자랑을 하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무쇠처럼 단단하고 건강해 보이는 아줌마가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받을 거라하더군요.
자궁에 근종이 너무커서 빈혈로 아무일도 못한다고 하더군요.
아줌마가 아프니 한쪽 날개가 떨어져 버린것처럼
혼자서는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고요.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있는데 남편이 다시
들어왔습니다.
"안 더워 ?"
울 남편 말에 그 아저씨가 더 반응을 합니다.
사실 그 아저씨는 저 보다 훨씬 오래 있었으니까요.
나와서 그 아줌마랑 그 동네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얘기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밖에 눈인지 비인지 슬슬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차를 타고 오는데 남편이 뜻밖에 얘기를 하더군요.
"그 집에 큰 형수가 시집오고 얼마있다가 자궁수술을 받았데.
그래서 자식을 못 나니까 그 집 아버지가 그 아저씨한테
자식 둘 낳아서 큰 형한테 주라고 했데."
"그래서?"
"그 집은 아버지 말씀이 곧 법이라나 무조건 따른데
그래서 아들하고 딸 하고 낳아서 주고 셋째부터
자기 자식으로 키운데."
"어머나....나 같으면 죽어도 그렇게 못 할거같어."
요즘 무슨 드라마인가 에서도 그런 비슷한 얘기가 나오죠.
정말 보통 사람은 아니다 싶습니다.
지금쯤은 수술을 받았을려나....
수술받는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아저씨는 더 떨리고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주사 맞은 것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그 아줌마....
수술이 잘되서 예전처럼 농사를 잘 지었으면 좋겠군요.
2006-03-07 12: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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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하리 2006-03-07 13:36:55

    역시나 건강은 장담을 몬하는 것이구만요.

    그나저나 얘를 딸하고 아들하고 둘을 낳아 큰집에...;
    요즘도 그런곳이 다 있군요. 허허허;;
     

    • 들꽃향기 2006-03-07 14:50:46

      가슴 아픈 이야기네요.
      아니 ... 그게 아니고 ... 어쨌던 가슴 아픈 이야기지요. 결론은 ㅠㅠ
      늘푸른 유성님도 건강 단디 챙기시구요.

      열심히 운동해야징...
       

      • 노래하는별 2006-03-07 15:12:18

        마음이 고우신가 보네요~
        그분 건강이 빨리 완쾌되셨으면 좋겠네요
        대단한 분이네요
         

        • 시냇물 2006-03-09 12:20:50

          유성님 올만이죠?

          항상 유성님의 이야기엔 우리네의 삶이 흠뻑 들어 있네요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항상 건강 하세요
           

          • 늘푸른유성 2006-03-09 20:06:50

            하리님.향기님.별님.다들 잘 계시죠? 요즘은 봄 냄새가 솔솔 나는듯 합니다. 일요일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은근히 긴장이 됩니다.
            시냇물님 너누 오랫만이네요. 뭐가 그리도 바쁘세요. 저도 자주 들르지는 못하지만 시냇물님은 너무 하는거 아닌감유? 자주 들러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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