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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땅 없는 설움
늘푸른유성 2006-03-23 11:58:00 | 조회: 6738
남편은 지금 배 밭에서 끙끙거리고 있는데 저는 여기서 이렇게
한가하게 앉아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이었습니다.
금요일에 장사를 하고 와보니 남편이 된장을 담자며
메주를 모두 씻어놨더군요.
토요일날 서둘러 남편과함께
된장을 담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는 남편의 표정이 난처해 보였습니다.
"예!예! 잠깐만요.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왜 그래요?"
사실 이곳은 땅 값이 비싸서 우리땅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빌려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우리 동네만 빼고
옆동네는 모두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도 몇년안에 개발이 될걸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왔거든요.

개발이 된다고 하니 땅 빌리기도 힘들고 부치고 있던 땅도
내 노라고 합니다.
길 옆에 부치는 땅이 하나있는데 두 사람 명의로 돼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자기가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땅을 내 노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벌써 노타리 치고 대파를 심어논 상태거든요.
왜 벌써 노타리를 쳤냐고 화를 내면서 자기네가 부치겠다고
하더랍니다.
"대파는 이미 심어놨으니 대파만 뽑고 하시면 안될까요?"
"아뇨.그렇게는 안되겠는데요."
"알았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왔다고 하더군요.
허참 그까짓거....싶다가도 속이 상하더군요.
추운날 고생하며 일궈놓고 씨 뿌린것이 허탕이 되버리니....

얼마나 지났을까요.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그 사람들이 남편을 보자고 한 모양입니다.
남편이 다녀오더군요.
"뭐래요?"
"응...올해는 그냥 농사를 지라네. 나한테 그렇게 말해놓고
너무 마음이 불편했다고 사과하더라구."
참내~~~~
그렇게 끝났습니다.
넘 땅에서 농사짓기가 정말 힘듭니다.
2006-03-23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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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으아리 2006-03-23 21:46:30

    늘푸른유성님, 힘내셔서 올해
    멋지게 농사지으세요. 응원하겟습니다.^^
     

    • 시냇물 2006-03-23 20:55:16

      그렇군요..
      요즘은 농사를 짓지 않으면
      도리어 돈을 주는 세상이라서인지
      이곳은
      여기저기 반듯한 논밭들이 그냥 묵혀져 잇는곳이 많은데..
       

      • 강물처럼 2006-03-23 15:09:13

        그렇군요. 그러나 힘 내세요.
        충분히 이해가 가고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안타깝군요. 경작은 얼마나 하세요.
        모두 접고 열심히 하시면 결실은 아무질 겁니다.
        드릴 말씀이 이것뿐이여 죄송합니다.
         

        • 승덕 2006-03-23 12:15:04

          땅없는 사람의 설움이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힘내십시오. 늘푸른 유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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