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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의 속내
강물처럼 2006-03-30 10:46:35 | 조회: 6784
봄눈의 속내

3월의 끝자락에 봄눈이 내렸다.
맹위의 동장군은 멀리로, 겨울이 떠나간 듯
남쪽에는 벌써 매화 살구꽃,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고
따사로운 봄 날씨에 파아란 새싹이 힘차게 솟고 있었다.

그런데 그제에 이어 오늘도 간밤에 소리없이 내린 봄비는
아침엔 창밖에 봄눈으로 소복히 내렸다.
얼른 앞마당에 나가 염려로운 새싹을 살폈으나
푸른 새싹은 더욱 싱싱하고 힘찼다.

봄눈의 속내를 해아릴 듯해서 다시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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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가 섧어서...

밤몰래 내린 비 섧게 내리더니
새벽녘엔 눈이 되어 하염없이 쌓인다.

그렇게도 겨울은 애원하고 위협해도
봄은 끝내 단호하여
겨울은 홀로임을 절감한다.
오히려 봄날은 따사롭게 여유롭다.

어쩔 수 없도다. 더이상은 어쩔 수 없다.
발길을 돌리며 그래도 아쉬워
눈물 흘리며 떠나는 겨울의 마음을
남들은 한사코 봄비라고 부른다.

추수린 봄이 더욱 서러워
눈물비는 끝내 눈발이 되고
포근히 눈꽃이 되어
파릇한 봄의 얼굴을 감싼다.
투정을 자책하며 사르르 안아 적셔 준다.

그런 봄날은 본성의 봄볓으로
내린 눈이 사르르 사라진다
그것이 더욱 서러워 눈비 흩날리며
겨울은 봄곁을 섧게 떠나야 한다.

그리고 주룩주룩 봄비가 내린다.
(06 3 30. 여강)
2006-03-30 10: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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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지리산숨결 2006-03-31 07:30:30

    봄을 봄처럼 느낄 수 있는 가슴으로
    자연과 생생하게 맞대고 살아가는 삶이어야 하겠지요.
    더우기 이 곳으로의 선택이 그런것이었는데,,,,

    시 감이 놀랍습니다. 강물처럼님!
     

    • 산야로 2006-03-31 07:01:14

      강물처럼님 먼저 산행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바로 연락 드리지 못해 죄송 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문집을 한권 내시면 어떨지요..
      더욱 건강 하시고 지나는 길이 있으시면 한번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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