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5월에게 보내는 글~
경빈마마 2006-05-01 19:00:05 | 조회: 6669




















    ♡*5월 입니다.*♡


    내 사는 것이 버겁고 힘들다고 그냥 무시해 버린 것이 많았습니다.
    감사함이 있어도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던 적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힘들지만 아이들 때문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새로운 만남도 많이 가졌습니다.

    힘들어도 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어쩌면
    아이들이 아니였나 싶어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버팀목인가~ 싶어요.

    요즘은 친정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나이가 한 살 더 먹어서 인가요?
    철이 더 들어서 인가요?

    찿아 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야~~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급해집니다.
    제 나름대로 친정 엄마에게 원망하고 미워했던 마음도
    이제는 그 기력조차 없습니다.

    찿아 보지 못함에 그저 가엾고 슬퍼서
    아주 나중에 내 가슴 아리고
    후회하며 아플할까봐 ~ 두렵습니다.

    독하리라~ 모른척 하리라~ 마음먹는다 하여도
    우리는 생각만큼 참 독하지 못해요~

    설사 독하게 맘 먹을 지라도 저 밑바닥의 우리 마음은
    너무 무겁습니다.
    딱히 표현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어요~

    얼마 전 간만에 큰 언니 조카들에게
    김치를 조금 보냈습니다.

    고맙다고 전화해 주는
    큰조카 목소리 들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니와 형부가 살아있었다면 고까지꺼
    김치야 늘 넘쳐날 것을...

    대충 대충 먹고 살 조카들 생각에
    긴 한숨을 토해 냅니다.

    언니와 형부 다 돌아가시고
    저네들 끼리 복닥 거리면서 살아주는게
    친정 엄마는 마냥 고맙다고 하시네요.

    할미에게 손 안벌려 고맙고
    식당 다녀 가면서 서로 의지하고 살아주는게
    눈물 난다 하십니다.

    언니 살아 있을때 학교 가기 싫다고
    도망가고 때론 가출도 했던
    아이들입니다.

    가난이 싫다고 사는게 싫다던 아이들이
    이제는 저네들끼리 잘 뭉치고 산다네요~

    술 한잔의 힘을 빌어 어렵게 전화 하셔선
    제 이름을 부르시며 흐느끼시네요~


    "불쌍한 것들.나 죽으면 어쩌냐 엄마 죽으면 아이들 모른척 마라!"

    "네에~........"

    그러나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대답은 네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되야 할 것 같았으니까요.

    어쩌면 힘 없는 내게 그 대답이라도 듣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내 새끼 키우느라 바쁘다는거 다 알고 계시면서
    그리 물어 보십니다.

    그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라면 어떠할까
    생각하니 이 순간이 모두 소중합니다.

    당신 마음 힘들면 할머니 산소를 배회하시곤
    퉁퉁 부은 얼굴로 돌아 오신다는 작은 언니의 말을 듣고
    심장이 소리가 멎는것 같았습니다.


    할머니 산소 옆에다가 작은 오빠
    큰 오빠를 화장시켜 뿌려 주었거든요...

    그 답답함을 할머니 산소 앞에서
    피 토하시며 오열하시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작년 까지만 해도 친정 내려갈 차비 차라리
    통장으로 부쳐 주면 더 실속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였는데

    이상하게 올해에는 찿아가 얼굴 뵙는게
    단 돈 얼마 입금하는 것 보다
    백 배 천 배 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꼬박 꼬박 얼마라도 보냈드린것도
    아니지만요...

    올 어버이날은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싶네요.
    갈비탕이라도 같이 먹고 오고 싶네요.

    찿아가 기껏 밥 한 두끼 먹는 것이지만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 주고 받는거
    이 거 만큼 두 분께 드리는 큰
    위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5 월이 그다지 아름답거나 화려하지 않는
    조금은 잔잔한 달이 되지 싶습니다.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계시나요?

    자로 재고 주판으로 두드린 마음은 싫습니다.
    아니....서럽습니다.

    조금 더 마음 문 열고
    소고기 한 근 뜨고 조기 몇 마리 사고
    생고사리 5천원 어치 사고
    멀리 또는 가까이 계신
    부모님 찿아가 같이 밥이라도
    한끼 먹고 얼굴 뵙고 옴이 어떨까 싶습니다.

    용서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닌
    결국 나를 위함 평안 이란 것을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됩니다.











2006-05-01 19:00:05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솔초롱 2006-05-02 23:48:09

    마마님 덕분에 농사일로 바빠서 잊고 있던 조카들과 부모님 생각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이라도 최소한 문자라도, 글구 부모님껜 찾아뵙지 못하면 마음의 선물이라도 보내 드려야겠네요. 덕분에 감사합니다. 급하지 않게 차분히 준비할수 있어서...  

    • 실미원 2006-05-02 10:20:12

      마마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하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ㅎㅎㅎ
      마마님 화이팅...
       

      • 노래하는별 2006-05-02 09:29:18

        묻어둔 사연들이 있으신가봐요...
        저도 어린시절 가족들의 모습이
        참으로 싫게 느껴진부분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게 가족이구나 싶은게 많은거 같아요 특히 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한거야 이루 말할 수 없네요
         

        • 지리산숨결 2006-05-02 08:59:00

          5월, 순간 긴장감이 쨍하고
          다가옵니다. 오월 첫쨋날 어제
          토착미생물 작업으로 온몸이 얼얼하네요.
          얼마나 양이 많던지 쌀 10가마 작업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크하~~~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99198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55737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69343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796595
          36 "지리산반달곰송이마을" 소개 (3) 2006-06-26 7222
          35 7월 8일 순천만 함초번개합니다. (5) - 2006-06-26 7441
          34 이유가 있었다. 왜 함초인가?? (1) - 2006-06-26 7609
          33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1) - 2006-06-26 8040
          32 비오는날 듣는 노래 - 2006-06-26 6157
          31 24일 정모 이모저모 (11) - 2006-06-26 7868
          30 귀한 자연농업 생산물 나눔에 참여하신 분들입니다. 감사~~~ - 2006-06-26 6489
          29 오늘은 무당벌레의 알과 유충입니다.... (4) - 2006-06-25 6747
          28 대책없는 수탉 (2) - 2006-06-25 6675
          27 휘파람을 부세요 (1) - 2006-06-25 13469
          26 오늘 하루. (5) - 2006-06-24 6790
          25 무당벌레의 첫날밤..... (4) - 2006-06-24 6914
          24 갈길은 먼데,,, 해는 기울고.... (4) - 2006-06-24 6829
          23 우리감자 메이 (4) 2006-06-24 6051
          22 조선여인 - 2006-06-24 5872
          21 오늘 정모가 있는날 (꼭 클릭 해주세요) (4) 2006-06-24 6388
          20 항산화제(抗酸化濟) 식사법 - 2006-06-24 6217
          19 분주한 장마철. (4) 2006-06-23 6831
          18 송아지 설사... (1) - 2006-06-23 8163
          17 벌거벗은 공화국. (4) 2006-06-23 6221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