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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에게 배운다
작은돌 2006-05-06 11:31:59 | 조회: 6628


















민들레에게 배운다



세상은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는 거라고

기어가 흙 묻은 손 기꺼이 맞잡는 거라고

못난 놈, 여린 놈 내치지 않고 얽히고설켜

낮은 사랑 피워 올리는 거라고

낮은 데로만 흘려내려

세상의 모든 물 가리지 않고 받아 보듬어

끝내는 물의 으뜸이 되는 바다처럼

낮아서 넓고 깊은 바다 같은 가슴 닮아가는 거라고



위로만 솟구쳐 오르려는 세상

알아주는 이 없어 잊혀지고

때론 사나운 발길에 짓밟혀

갈기갈기 제살 찢기어질지라도

꽃 대궁 가득 홀씨 보듬어

여린 바람결 마다않고 흔들리며

수천수만의 홀씨로 날아

아낌없이 세상 속으로 흩뿌리며 산화하는

비워내어 가득 차는 다함없는 사랑이여

낮아짐으로 높아지는 고결한 아름다움이여








경기도 안성 야트막한 산자락에

민들레 닮은 임 하나 있어

민들레처럼 낮은 포복으로 기어

못난 놈, 여린 놈들 한데 어울려

못난 세상 함께 뒹구는 이 있어

미군부대 내려와 철조망에 잘린 어머니 젖가슴 같은 땅

부둥켜안고 통곡하는 대추리의 멍든 가슴

어루만지며 절규하며

대춧빛 붉은 사랑 피워 올리는

못나서 참다운 사람 하나 있어



민들레에게 배운다

민들레를 닮은 임에게 배운다.


-허튼 자작시

2006-05-06 11: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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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노래하는별 2006-05-09 11:30:26

    좋네요...  

    • 들꽃향기 2006-05-08 18:12:04

      화백님!!!

      넘 보고싶네요. 잘 계시는지...

      한번 간다고 하면서도 한번도 못가고...
      원고 핑계삼아 함 가야죠~~
       

      • 으아리 2006-05-08 09:10:34

        글 잘 보았습니다,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 하늘바람아비 2006-05-07 03:26:08

          대추리,,,뉴우스,,그야그인지,,,요.!?먼가 팍팍한 이음악 퍼갑니다,,,,,,,,,,,  

          • 경빈마마 2006-05-06 23:30:19

            아...말끔히 세수하고 나온 듯 합니다.

            낮아짐으로 높아지는 고결한 아름다움이여~~

            이 글귀에 잠시 시선 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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