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과수 흑성병 피해 지역을 다녀온 후...
미루사과 2006-05-10 20:42:59 | 조회: 7070
목사골님의 홈피를 놀러갔다가 흑성병 때문에 거의 사투를 벌이고 계시기에 응원차 나주에 갔습니다.


배나무가 없는 저로선 잘 모르겠으나 당구풍월(堂狗風月:서당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이라더니


주워들은 바 있어 무섭게 확산 되는 병이며 태어난지 40일 이내의 지엽에 주로 옮기고


습도와 온도에 밀접한데 금년도가 딱 거기에 맞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한때 사과나무에도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요,


막상 목사골님의 과원에 다녀오니 참으로 그 피해가 심각합니다.







왜 우린 친환경을 해야 하는 걸까요?


왜 목사골님은 이런 큰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농약을 하려할까요?






난 농업 유통을 공부한 사람으로 이런 말은 농업인에게 전혀 도움이 않된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해야겠습니다.


작금의 친환경 농업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사실은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정부는 농업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시다시피, 그리고 확인되다시피 친환경 농산물은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정부에서는 인위적으로 농업인을 줄이거나 농업 생산량을 줄이려면 심각하고 골치 아픈 사회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조조정의 주도자를 농업인으로 바꾸면 아주 손쉽고 자발적이며 저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철없는 몇몇 이름있는 친환경이나 유기농 단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들을 통한 그럴듯한 지원 사업을 합니다.


이제 정부의 보조금은 친환경이 아니면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미 2005년도 농업 총 생산량은 10%가까이 줄었습니다.


아마도 그 양은 해가 가면서 더 줄게 될겁니다.


농업 생산량의 10%를 줄이면 농업 인구의 약 2%가 준다는 조사도 나와 있습니다.


정부는 아마도 그걸 노리고 있을 거라고 나 혼자서 확신하고 있습니다.





지금 농림부 산하 FTA과에선 지난 99년에 제정된 농업, 농촌기본법을 개정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개정은 거의 다시 제정하는 수준이라는군요.


골격은 이미 완성되었고 다만 제목의 문제만 남았는데 그 제목이 사뭇 심각합니다.


“식품, 농어업, 농어촌에 관한 기본법”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데 이 말은 농업의 생산 요건이 엄청나게 까다로워 진다는 뜻입니다.


물론 식품과 농업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긴 합니다.


다만 내가 우려하는 건 책상에 앉아 있는 관리들이 친환경 식품이란 이름으로 난도질하는 우리 농업의 현주소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1위 미국, 2위 네델란드, 3위 일본, 4위 스위스......우리나라는 10위권에 들지도 않고


고독성 농약을 주로 쓰며 농업 수준이 최하위이고 불안전 농산물의 대명사처럼 말하는 중국은 아예 순위에 없습니다.


농업 강국일수록 농약을 많이 씁니다.


이 말은 곧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류는 수천년의 기아에서 해방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불과 50년만에 4대 식량작물(쌀,밀,옥수수,콩)의 생산량은 수십배로 증가했지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농약과 화학비료는 그 안전성만 지킨다면 더없이 뛰어난 농사 수단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자농과 목사골님, 또 당진의 미소애플님, 경주의 이춘희 선배등등이 끝없이 무농약에 도전하는 건


그 분들이 먼저 가는 길 뒤로 새로운 어떤 세상이 열리기 때문일 겁니다.


나도 배농사를 몇 년 했으므로 웬만한 해충은 압니다.


그럼에도 알면서 한번도 보지 못한 해충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꼬마 배나무이”란 거였습니다.



그림에 하얗게 달라붙어 있는 게 보이신다면 그게 배나무이입니다.


농약으로 쉽게 잡을 수 있으므로 나 같은 얼치기 농사꾼은 아예 얼씬도 못하게 농약으로 예방했으므로 지금까지 한번도 구경하지 못했던 거지요.







정부의 은밀한 음모가 있다고 말한 건 나의 오버이고 추측이었다 치고,


기왕에 “식품, 농어업, 농어촌에 관한 기본법”이 제정되는 건 확실하므로


이제 무농약이든, 저농약이든, 혹은 유기농이든 GAP농산물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친환경이란 브랜드는 필요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한가지 확신하는 건 지금 수없이 난립하고 있는 친환경 인증제는 아마 오래 가지 못할 겁니다.


예상으론 수년내에 GAP가 가장 윗자리가 되고 그 아래의 조직으로 일종의 농법이 되는 유기농과 저투입 정도가 살아남을 듯합니다.


만나 뵌 목사골님은 식사할 의욕조차 없어 끼니를 건너뛰었더군요.


적과를 하던 사모님은 제게 “저러다 우리 신랑 병날까 걱정이다”고 하시구요.


사진으로는 미처 못 찍었습니다만, 미생물 치료사란 물질을 배양하여 살포하고 계셨고


물론 토착 미생물과 여러 자재를 이용하여 흑성병 포자를 없애는데 최선을 다하고 계셨습니다.


빈액제. 석회유황합제 웃물. 미생물치료사(키틴분해미생물). 나노키퍼. 참깻대숯 우린물.


소리쟁이뿌리 주정에 우린액. 녹차잎 주정에 우린액. 어성초 식초에 우린액, 토착미생물4번과 바닷물발효액, 미네랄A액 이런 자재들을 투입하였고


아마 오늘쯤 활화산이란 자재를 살포하고 있을겁니다.



서리피해를 예방하기위해 밤새워 불을 피웠을 목사골님의 노고가 눈에 보입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동안 발효시킨 골분액비와 불가사리 액비, 목초액칼슘을 챙겨주시더군요.


난 내일 새벽에 살포합니다.


특히 고추의 무농약에 도전하는데 고추의 생육 습성이 사과와 비슷하므로 여기서 몇 년 공부한 후 사과에 도전하려 합니다.


나 역시 선배님들이 걸어가신 고통의 뒷길일지언정 무료히 박수만 보내는 구경꾼을 되지 않으려 합니다.


부디 이 길기만 하고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셨다면 목사골님을 비롯, 무농약의 험한 길을 가는 분들께 힘찬 격려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정읍 농부 미루사과

2006-05-10 20:42:59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지리산숨결 2006-05-11 10:37:20

    글을 읽으면서
    죄책감이 듭니다. 제가 꼭해봐야 된다고
    그 길로 가야된다고 무던히 말씀드렸었거든요.

    아~~
    이 길, 정말 찹찹한 심정입니다.
     

    • 감고을 2006-05-10 23:18:54

      목사골님은 선도농가이니 대책은 있겠지요?
      저농약 농사를 짓는 우리로서는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힘내시고 풍년농사 되시길 바랍니다.
       

      • 두손배 2006-05-10 22:50:52

        목사골님 안녕하세요? 처음인사 올립니다
        의성입니다 금년배농사 잘되시길 진심으로 두손모아기원합니다 힘내세요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4352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83466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87904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24446
        4540 오늘은 무당벌레의 알과 유충입니다.... (4) - 2006-06-25 6774
        4539 대책없는 수탉 (2) - 2006-06-25 6702
        4538 휘파람을 부세요 (1) - 2006-06-25 13497
        4537 오늘 하루. (5) - 2006-06-24 6821
        4536 무당벌레의 첫날밤..... (4) - 2006-06-24 6935
        4535 갈길은 먼데,,, 해는 기울고.... (4) - 2006-06-24 6863
        4534 우리감자 메이 (4) 2006-06-24 6073
        4533 조선여인 - 2006-06-24 5895
        4532 오늘 정모가 있는날 (꼭 클릭 해주세요) (4) 2006-06-24 6415
        4531 항산화제(抗酸化濟) 식사법 - 2006-06-24 6263
        4530 분주한 장마철. (4) 2006-06-23 6864
        4529 송아지 설사... (1) - 2006-06-23 8209
        4528 벌거벗은 공화국. (4) 2006-06-23 6254
        4527 오렌지제주님을 만나고.... (3) 2006-06-23 6837
        4526 때로는 그냥 돌아가버려! (1) - 2006-06-23 6893
        4525 묻고 가는 주인만을 기다려 볼랍니다 (4) - 2006-06-22 6837
        4524 자연농업 교육과 위미자연농작목반 친환경지구 조성사업 재승인 2006-06-22 6708
        452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2006-06-22 6877
        4522 양계 하시는분 질문요.... (2) - 2006-06-22 7127
        4521 귀농은 머언 꿈인것 같습네다. (4) - 2006-06-22 6695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