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기전에 담아놓은 텃밭 사진들입니다.
겨울 보다 봄이 좋고 봄보다 여름이 좋아지는 이유는 작은 텃밭이 풍성하기 때문이죠.
작은 돌담 밑에 봉숭아가 뽐을내고 자라고 있지요.
★중년이 되면서 그리워지는 것들★
색깔 진한 사람 보다는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웃음을 더 그리워 하며
바보 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들깻잎들이 옹기 종기 자라고 있어요. 너무 돌밭이라 잘 자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알아서 자라주겠거니
믿고 기다립니다. 그래도 안되면 할수 없는게지요.
울 어머님 김을 매는 정성을 봐서라도 잘 자라야 합니다.
힘은 드시겠지만 어떨땐 그래도 날이 세면 내가 할 일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드리게 되어
다행이다 싶을때도 있다지요.
아버님 병간호에 쉬이 지치고 힘든 몸이지만 텃밭에서 당신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는
많은 식물들이 있어 그래도 기운나지 않을까 며느리 맘대로 생각해 봅니다.
아마 그리 생각함이 편하서겠지요.
★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을 못 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그 한 켠에 이렇게 도빈이네 연꽃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넓이대로 자라고 뻗는다는 연꽃.
오며 가며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우울한 날은
괜스레 차 한잔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합니다.
저는 이 토란잎이 너무 이쁩니다. 뽀로로롱 물방울이 흐터러지지 않고 흐를 정도로 반들반들한 토란잎. 이 토란잎을 그늘에 말렸다 된장물에 삶아 볶아 먹으면 그야말로 또 죽음이라지요.
★
말없는 차 한잔에서도
좋아하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읽을 수 있고
물어 보지 않을 수도 있으며
말할 수도 있고, 감출 수도 있으며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갈 수도 있고
아는 척하고 달릴 줄도 압니다.
작년에 담아 놓았던 토란잎 사진입니다.
그늘에서 말리던 사진이구요.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 된장풀고 보드랍게 삶아야 한다지요.
하루나 이틀 정도 잘 우린 다음 식용유 마늘 다진거 파 송송 국간장 넣고 조물조물 해서
볶아서 밥 싸먹으면 담백하면서도 아주 맛나지요.
누가 토란잎 버린다 하면 암 말 하지 마시고 얼른 가져오세요.
그 귀한거 시장에서 사지도 못합니다.
고추들도 소리없이 자라나고 ...
방울 토마토 가족도 송골 송골 영글어 갑니다.
자잘하니 비트 사이로 자라고 있는 여린 상추들이 요즘 입맛을 돋구고 있습니다.
장독대가 보이고 철원에서 가져온 키작은 꽃도 보이고 나리꽃도 보입니다.
같은 곳에서 두 번 담았는데 무엇때문인지 이렇게 색감이 다릅니다.
아마 빛 땜에 그러지 않을까 짐작만 합니다.
★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중년이 되면
이런 것들을 더 그리워합니다..*^^*
[좋은글중에]
올해 이 능소화가 피어 날라나...슬픈 이야기가 깃든 능소화 이야기에 마음이 싸아 해져요.
장작나무 창고 옆에도 봉숭아 꽃들이 소곤 소곤 자라고 있으며...
하루가 남다르게 쭉쭉 뻗어가는 호박잎 들입니다.
둥그런 조선호박입니다.
뽀빠이 시금치도 씩씩하게 자라고
그 곁에 키 자랑이라도 하듯 하늘거리며 열무도 잘 자라고 있답니다.
이렇게 초 여름이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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