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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가장 먹고싶었던 달걀 후라이
강변연가 2006-08-06 23:04:55 | 조회: 7039
휴가라고 와서는 달랑 이틀밤 자고
서울로 내뺀 나쁜 녀석.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왔었으니
온전하게 집에서 보낸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아
서운한 마음만 생기게 하고 간 녀석.

자정이 넘어 들어왔으면서도
다짜고짜 주방으로 들어서며
"엄마 계란 있어요?"
"거기 많이 있잖아.
어제 양계장에서 가져왔어 왜?"
"내가 사회 나가면 제일 먼저 먹고싶은게
달걀 후라이였거든."
피곤한 엄마는 들은체만체 그냥 누워버렸는데
톡톡 달걀 깨는 소리가 난다.
도대체 몇개야
여섯개란다.

"뚱이 밥 그릇 어딨지?"
"욕실에 두었어.왜 그러는데?"
"노른자는 뚱이 주려고."
에그~ 엄마 아들 아니랄까봐
노른자 싫어하는것까지 닮냐.

아침엔 부추를 잔뜩 베어다가
계란을 스크램블로 익히고
부추도 역시 약간 볶아 숨을 죽여서
두 가지를 섞고 참깨를 솔솔 뿌려주니
밤새 책 보느라 덜 깨인 잠인데도
젓가락은 그 반찬으로만 가고있다.

계란 이용해서 반찬 더 해주려했더니만
친구들 만나러 꼭 가야한다며
아무리 매달려도 매몰차게 뿌리치고 가버리네.
즈이 아빠 주려고 빻아둔 홍삼 가루랑
그 홍삼 가루랑 먹으려고 사둔 꿀이랑
커다란 생수병 하나 가득한 매실청이랑
즈이 형 가져다준다며 홍삼즙 짜놓은것 한 박스랑
칡술 더덕술 골고루 챙겨서
휘청휘청거리면서도 모조리 끌고서는
내 오토바이 타고 떠나버렸다.
"엄마 오토바이는 쎈타에다 맡겨놓을께."

어쩌면 그렇게 엄마욕심 많은건 꼭 닮았냐.
즈이형은 홍삼 즙 가져다 먹으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택배로 보내줘야만 먹는다며 맨손으로 달랑달랑 가는데
양 손 가득 들고 가는 녀석.
그렇게 그렇게 살아라.
욕심부리며 욕심껏 살아라.
불과 얼마후면 귀찮다며 달랑거리고 다닐 모습이 눈에 훤하다.
2006-08-06 23: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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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호두나무 2006-08-07 15:44:24

    하리말임돠, 삶은 달걀 무자게 먹더군여. 자리에 앉아 한줄은 해치웠던 거 같던데...아닌가???  

    • 노래하는별 2006-08-07 15:30:26

      후라이도 노른자를 가려먹는군요~
      군에가면 다들 먹고싶은것이 다양하네요
      그래도 6개면 뭐 약소하네요 한판정도는 먹어야지요 ㅎㅎㅎ
       

      • 들꽃향기 2006-08-07 15:29:51

        저도 계란 노란자는 잘 안먹는디...
        비슷하네요.
        늘푸른유성님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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