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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휴가를 다녀와서...-매미 탈출기
해변의길손 2006-08-22 11:17:46 | 조회: 6760
이번 여름은 말그대로 피서(避暑)를 다녀왔다

한곳에서 6년을 살면서 이렇게 더워보기는 첨이고

에어컨이란걸 설치하고도 더위에 잠이 깨보기도 첨이었다

일정도 항상 휴가막바지에 여유를 즐기다가

올해는 가장더울때인 8월4일에 출발해 7일에 돌아왔으니

남들하는 여름휴가를 보내고 온것일듯...



나나 신랑모두 회사에 귀속되어 일하는사람들이라 일정잡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바쁘지 않은 때를맞춰 이틀전에야 이날 휴가를 가자하였으니 갈곳도 없고

정해진 여정도 없이 인터넷검색해서 어디가 좋다더라 하는방식을 따랐다

그래서 정해진곳이 어성전 법수치계곡...

완전 소가 뒷걸음질치다 쥐잡은 격이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보석같은 곳을 발견했으니



갈날만 정하고 언제 돌아오자도 없이 계곡에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는

주구장창 계곡만 보고 먹고, 자고, 물장구치며 지냈다

물론 시내까지 가자면 40여분을 차로 나가야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게으름이 이리 편코 좋을수가 없더군...

집에서 가져간 쌀로 밥하고 가져간 재료로 찌게끓여먹고

싸간 반찬으로 찬을 곁들이니 살도 소록소록 찌는듯하다

살짝 아쉬웠던것은 김치찌게에 못들어간 참치...^^

일어나고싶을때 일어나고 더우면 물에들어가고 날지면 계곡을 산책하고

배고프면 밥먹고...낚시하고



3일째날은 옆텐트가 바뀌며 들어온 식구들중 막내아들과 놀았다

막내아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놀이도구가 모두 부러운듯하다

노젓는 보트랑, 물고기 잡는 낚시대랑...(두가지뿐이군)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보트는 아동용이라 노젓기가 없으니

맨바닥에서도 우리 보트를 타고는 노젓는 시늉을 하며

언제 물놀이 할지를 자꾸 물어본다



하는것이 기특해서 우리식구만의 해병대 노젓기도 전수해줬다

한사람씩 보트 양쪽으로 가서 한발은 보트에, 한발은 물에 담그고는

보트를 끼고는 옆드려서 노젓는 방식 ㅋㅋㅋ

남들이 보면 웃기다 할 그 동작도 이 꼬마는 아주 진지하게 연습한다

나중엔 나보다 더 잘젓는다..

그리고 그 계곡에서 모두 부러워했던 낚시대도 나눠줬따

물고기가 많다하여 어선전이라는 계곡답게 물고기가 많았는데

일반낚시대로 낚시를 하는것이 아니라 작은 바늘이 줄줄이 달려있는

장난감같은 낚시대로 한다

그 계곡에서 내가 낚시대를 던지기만하면 물고기가 잡혔으니

가히 명기라고 할수있는 낚시대...

마지막날엔 옆텐트 아저씨까지 살짝와서는 그 낚시대좀 빌려달라했다는

전설의 낚시대...




그 낚시대를 손에 넣은순간 난 오전이고 오후고를 가리지 않고

물에 들어가 낚시대를 드리웠따... 아무래도 낚시에 빠진듯하다



마지막날 밤에는 옆집과 조개를 구워먹고 있는데

나무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는걸 발견했다

세상에 나무아랫쪽에서 매미가 유충에서 허물을 벗는것이었다

그것도 우리 눈앞에서...

갈색 번데기같은 유충의 등이 갈리고 연초록색 벌레가 밖으로 나오더니

양쪽에 작게 접혀있던 날개가 순식간에 조금씩 벌어지며

날개가 되는것이다

평생 한번 보기도 어렵다는 매미가 되는 순간을 우린 바로옆에서 목격했다

살짝 에어리언 같기도 한것이 점점 형태를 갖춰가더니

마지막엔 날개가 활짝펴진다





















난 매미가 갈색인줄 알았는데 이런 예쁜 연두색이라니...

사실 너무 징그러웠다...ㅠ.ㅠ



한해한해 살아가는것에 새롭고 추억이 되지만

올해의 이 피서도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들이 되었던것 같다

이렇게 살면서 나이를 먹는거겠지.. 나무의 나이테처럼..






매미에 대하여...



유충 때에는 땅 속에서 나무 뿌리에 바늘 같은 입을 박고 즙을 빨아먹고
자라는데 허물 벗기를 계속하면서 성장한다.
예를 들어 유지매미처럼 6년을 땅 속에서 보낸 유충은 7년째 되는 여름에
앞다리를 이용해 위쪽에 구멍을 내서 땅 위로 올라온다.
땅 위로 올라오자마자 나무 위로 올라가 한밤이 되면 우화한다.
성충의 수명은 7∼10일이며 최적의 조건하에서는 한 달 정도 살 수 있다.
2006-08-22 1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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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6
  • 해변의길손 2006-08-23 13:38:50

    네 오랫만이죠 ^^
    보리수님 반갑습니다~~ 자주봐도 반갑네요
    유성님은 글로 잘 만나고 있어서 항상 써주시는글이
    어쩜그리 친근하고 편안한지... 유성님 성품을 느끼는것 같아
    글이 올라오면 넘 반갑습니다
    별님두 잘계시죠?? 달님하고 잘지내시고?? 동근달님
    목사골님~~ 매미가 농촌에선 해충취급을 받을수도 있군요
    이만큼 살았는데도 아직 알아야할것이 참많네요
    그때 그곳의 매미들은 매너가 있어서
    밤에는 울음을 딱 그치더군요... 그리고 해뜨기시작하면 울고 ^^
    모두모두 반가워요~~
     

    • 목사골 2006-08-22 23:43:22

      해변의길손님 오랫만에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메미가 허물벗는 과정 사진으로 담으신거
      대단 하십니다. 매미의 종류도 많은데 과수원에서
      서식하고 있는 메미들은 나무의 새론 줄기에서
      즙액을 빨아먹고 분비물이 그을음이 되니 메미를
      메미충이라고 해충 취급을 한답니다.
       

      • 노래하는별 2006-08-22 14:35:10

        와~ 다큐멘터리 사진 같네요 ㅎㅎㅎ  

        • 노래하는별 2006-08-22 11:49:19

          늘푸른유성님 저도 그 생각에 동감인데요
          찌는날에는 집에 제일 편할 거 같은데요 ㅎㅎㅎ

          그러게요 매미 사진이 우찌 안보일까요~
           

          • 늘푸른유성 2006-08-22 11:45:59

            아마도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저녁이 되면 매미 녀석이 창문을 두드리곤 하거든요.왜 그러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창에 와서 머리를 박는 녀석들은 죽을 때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지요. 휴가 좋았겠습니다. 우리는 말로만 가고 걍 방콕만 했는데....우리집이 휴가처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해가며...  

            • 보리수 2006-08-22 11:34:04

              사진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어디라고 했죠? 어성전 법수치 계곡이요?
              기억해 놔야겠는 걸요.
              길손님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 거 같아요.
              허물 벗는 매미도 보고, 또 자리값도 아끼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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