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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죽음
늘푸른유성 2006-08-27 09:23:23 | 조회: 5941
어제 장엘 갔더니 뒤에 도마동 아줌마가 뭐라 속삭이듯
얘기를 하데요.
"우리 앞에 사기막골 아줌마네 남편이 죽었다네."
"왜요?"
"몰라."
요즘은 밭에다 뿌리는 것도 망설이는 농약을 마셨다네요.
자기 목숨 끊기가 쉽지 않은데 62살의 나이에 주위사람은
아무도 모를 이유로 목숨을 끊었다 하네요.
전민동장에는 사기막골에서 농사를 져 갔다 파는
아줌마들이 몇명 있는데 그 중 한 아줌마네입니다.

우리 동네도 며칠전에 초상이 났었습니다.
저 세상 가기엔 섭섭치 않을 연세 이긴 하지만 제 기억에 그 할머니는
잔소리 꾼에 동네 모든 아줌마들의 시어머니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렸을때 자기 마음에 안들면 동네가 떠나가라 잔소리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마지막 가는 길은 한 없이
초라했습니다.
자녀를 셋을 뒀는데 집안에 큰 나무를 하나 베어내고
그 나무 동토로 자식 둘을 잃었답니다.
남편은 일찌감치 세상이 싫다고 목을 메고 하나 남은 아들에게
온 정성을 쏟아 키웠었습니다.
그 아들 장가가고 동네에 부러움을 엄청 많이 샀었습니다.
며느리 잘 얻었다고요.
몇년후에 그 시어머님 "우리 며느리 제사때 늘 빈손으로,
장만 다 하면 오고그랴."
라는 소리를 했었습니다.
동네에서 잔소리는 엄청 했었지만 잔정은 많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느날 그 할머니 동네에서 보이지 않더군요.
너무나 궁굼해서 엄마한테 물었습니다.
아들이 어떤 시설에 보냈다고 하더군요.
단 한번도 함께 살진 않았는데 허리를 다쳐 몸이 불편해
지면서 시설에 보냈다 하더군요.
요즘에야 알았습니다. 그 집 며느리 시어머니를 시설에
보내지 않으면 이혼을 하겠다고 남편에게 으름장을
놨다고 하더군요.

최근에 돌아가시기 전 그 할머니 모습을 보고 온 동네
사람이 있었습니다.
무슨 암인지 배가 엄청 부르고 몰골이 말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 할머니를 시설에 보내고 그 집 아들 바로 시골집 팔았습니다.

시골집 팔아 돈 챙기고 어머니 시설에 보내고 자기는 잘
사리라 생각했으텐데 늘 보면 사는게 엉망이더군요.

그 아들 어렸을때 착하다고 늘 칭찬이 자자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 사람을 그렇게 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2006-08-27 09: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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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6
  • 늘푸른유성 2006-08-29 07:59:02

    배꽃들님 안녕하세요. 행복배님도 잘 계시죠? 참다래님 참다래는 잘 크고 있지요? 반갑습니다.  

    • 참다래 2006-08-28 15:46:04

      유성님 아직도 너무 덥지예..
      처서가 지났는데 왜 이렇게 더운지
      유성님 글 읽고나니 정말 답답하네예..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겠다 싶네예.
       

      • 배꽃뜰 2006-08-27 23:26:19

        도시에서도 아파트에 갇혀서
        애완견 보다 못한 생활을 하시는 노인네들 많습니다.
         

        • 늘푸른유성 2006-08-27 20:17:00

          목사골님 안녕하세요. 밖에서 모기한테 엄청 헌혈 많이 하고 왔습니다.이 곳은 새벽에는 비가 많이 왔는데 아침 부터비는 그쳤습니다.아이들이 통닭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랫만에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래님 말씀이 맞습니다. 자신도 지금 아들하나만 키우고 있는데 미래가 보이는듯 합니다.
           

          • 다래 2006-08-27 18:17:38

            내가 부모에게 하는 행동
            자식들은 말 없이 뒤에서 지켜보다 그대로 따라합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요
             

            • 목사골 2006-08-27 12:07:35

              유성님 오랫만에 오셨군요.
              오늘 그곳도 비 많이 오나요?
              여긴 새벽부터 엄청 쏟아지네요.
              할머니 이야기가 참 마음이 착찹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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