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음 소리가 새벽을 가릅니다.
자잘하게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까지 한데 어우러져 나 가을이야~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다닥 다닥~ 장작타는 소리에 어머니 모습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새벽 다섯시 조금 넘었나요?
오늘따라 눈을 일찍 뜨게 되어 마당으로 나왔답니다.
아마 어머님은 네 시 정도에 일어나셨을 겁니다.
저와 남편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일까
토닥 토닥 거리다가도 이내 감추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 깔깔 호호 대며 일합니다.
생각해 보면 바로 어머님이 계시기에
어머니 그늘이 드리워져 있기에 마음놓고 이렇게 저희가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힘....그 알 수 없는 힘이신 어머니...
어차피 함께 가야하는 어머님이기에 편안한 모습으로 마주하고자 노력한답니다.
아마도 어머님 마음도 같을거라 믿는답니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당신 마음도 함께 탈지 모르겠네요.
우리 형빈이 나이 때 시집오신 당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라 하면
일단 한 숨부터 돌리시지요.
파도 다듬고
배추도 절이고
얼갈이도 다듬으며 들은 어머님의 긴 이야기를 앞으로 뒤로 맞춰보면 그 심정
어렴풋이 알것 같습니다.
살다가 어머님에게 서운할라치면 그렇게 이렇게 내 생각을 꿰맞춰 뾰족한 모서리
동그랗게 갈아놓는다지요.
서늘한 바람들이 가마솥 주위를 잠시 머물다 갑니다.
하루 하루 잘 살다보면 좋은 일들이 알알이 모여
우리 모두가 윤택해질수 있을거라 믿어봅니다.
장작불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어머님 모습이 오늘은 더 커다랗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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