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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생활농촌을 만들자
정풀 2006-10-10 15:53:18 | 조회: 5893
<귀농한 사람들과, 귀농하고픈 사람들>


농촌이 어렵다. 농촌의 삶은 힘들다. 그래서 농촌은 자꾸 비어간다. 땅이 있고 자연발생은 있으되, 사람과 산업생산은 없다.




이럴 때 농촌의 빈 집과 빈 들을 채우려는 귀농인들의 의지와 용기는 이채롭고 가상하다. 다만 어려운 농촌과 힘든 농촌의 삶의 숙제는 몇몇 귀농인의 의지와 용기로 풀어낼 정도로 간단치 않다.




태생적으로 자본, 기술, 인력이 모자란 국내 농업은 농산업으로 대접하기에 걸맞지 않다. 자유무역협정(FTA)시대의 대외경쟁력 확보는 커녕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기본 자세 조차 추스르기 버겁다.




농가가 비어가고 농민이 떠나가니 농촌마을은 덩달아 가벼워지고 누추해지고 있다. 마을은 활력과 품위를 잃고 무거운 정적과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우선 귀농의 양상이 문제다. 이른바 생계형 귀농, 개별적 귀농, 무계획 귀농은 생활안정은 커녕 농촌정주 조차 보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안이하고 소극적인 도피행위로 매도되기도 한다. 결과론적으로 그리 오인되기 십상이다.




애초에 자본,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경영이 결여된 농민들의 농사는 규모화, 전문화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시장 및 대외 경쟁력을 갖춘 어엿한 농업경영체로의 나아가는 농업계획과도 거리가 멀다. 소작농, 가족농으로 전락해 식구들의 생계보전에 급급하는 경우가 흔하다.




체험마을이니, 테마마을이니, 산촌마을이니, 마을종합개발이니 마을마다 구호의 목청은 드높고 사업의 종류는 많다. 대개 주인인 농민이 아닌 객인 정부가 주도하고 시혜하는 천편일률적 이벤트이다. 주객이 전도된 마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전국적으로 식상하고 을씨년스럽다.




이렇듯 문제점은 분명하다. 문제가 분명하다면 해결방법도 분명히 찾을 수 있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사람과 조직과 마을이 분명히 전제되어야 한다. 가령 사람(귀농인)을 중심으로, 조직(농업회사법인)을 기반으로, 마을(생활농촌 공동체)를 이루는 게 방법이 될 것이다.




일단 농업회사법인이라는 농업경영체가 기반이 되면, 귀농인들은 체계적인 영농체험과 안정된 소득원의 방편으로 농업회사법인을 삼을 수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농업회사를 매개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다. 나아가 농업회사에서 일하는 귀농인끼리 동지적으로 연대하여 새로운 귀농사업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다.




농업회사로서도 자본, 경영, 기술의 능력을 갖춘 귀농인들을 적정, 전문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획, 관리,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사업 및 업무전반에 걸쳐 제대로 된 농업경영체의 모양과 수준을 갖출 수 있다.




귀농인들이 모여 일하고 사는 농업회사법인이 앞장 서면 차별적이고 창의적인 민간 주도의 마을개발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이른바 정부 주도 체험농촌이 아닌, 민간 주도 생활농촌을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다.




이때 농업회사법인의 궁극적 사업목적은 1차 친환경농산물 영농, 2차 농식품가공, 3차 판매 및 유통, 그리고 연계 농촌문화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이른바 생활농촌공동체 건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생활농촌공동체 건설사업의 1단계에선 귀농인들이 힘과 뜻을 합쳐 농업회사법인을 함께 설립하고, 더불어 친환경 농장을 조성하고, 애써 식품가공공장까지 설비하게 될 것이다.




이어 도.농간 또는 지역내 직거래를 매개하는 지역 농특산물 유통센터를 개설하게 될 것이다. 도.농 교류 및 지역교육의 장인 농촌.생태문화 체험학교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마침내 생활농촌형 마을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으로 생활농촌공동체 건설사업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




이 일의 기대효과는 간단하고 명쾌하다. 귀농인을 비롯한 농민이 그 중심에 서서, 농업회사법인을 탄탄한 기반으로 삼아, 일과 삶과 놀이가 하나되는 생활농촌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것이다. 우리 농업과 농촌의 살아갈 희망을 모두 함께 빚어내, 모두의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는 기쁨과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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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0 15: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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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2
  • 정풀 2006-10-10 18:59:29

    지난해말 산청을 떠나, 다시 왜관 낙동강변 매실농장으로 돌아온 날부터, 딴에는 '생활농촌'을 만드느라 정신이나 경황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 지리산자락으로 돌아갈 날만을 염원하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혹, 지리산자락에 먹고살만한 일거리가 있으면 바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숨결 2006-10-10 17:44:29

      오랜만입니다. 정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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