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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억새가 있는 풍경
으아리 2006-10-24 17:46:47 | 조회: 6993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11월의 노래 / 김용택)

2006-10-24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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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들꽃향기 2006-11-01 09:56:53

    내장산 다녀오는길에 억새를 보면서 아~ 이쁘다 했는데
    으아리님이 그새 풍경을 잡으셨네요.
    그림도 좋고 음악도 좋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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