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김장을 준비하고 마무리 하기까지 대략 4박 5일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생각없이 일만 하면서 살고 있는지
때론 내가 미련 곰탱인가 싶더라구요.
내년 여름에 1년 묵은 김치를 맛있께 만들어 팔아 보겠다고
우리 부부 새벽에 일어나 강원도로 달려가
동녘골님과 한나님이 자식처럼 키우신
유기농 콩과 배추와 알타리 무를 가져와서
김장도 하고 그 콩으로 메주도 만들고
온 가족이 정신이 없었던 한 주 였습니다.
그리고 김장 한다는 글을 보시고 그 먼곳에서
한달음에 달려오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감사한 한 주였습니다.
경빈이 무엇이온데
내 시간 그리 쪼개어 주시는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울 어머님 기여이 입술이 부르트고 말았네요.
저는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입술은 안부르트니
때론 이것도 불만이라면 불만이라죠.
속으로 아프지 말고
때론 저도 입술이 퉁퉁 부르터 가족들에게 불쌍해 보이게 하고 싶다면
경빈!!! 참 철없다 말씀하실라나요?
그런데 정말 그러고 싶을때도 있답니다.
여적까지 아무리 힘들어도 얼굴이 퉁퉁 붓거나 잇몸이 들떠 통증이 심하거나
허리 어깨 팔목 아픈거 빼놓고는
한 번도 입술 한 번 부르터보지 못한 경빈...
무수리 확실히 맞습니다. 어엉~
이번에 강원도에서 가져온 배추는
한나님과 동녘골님이 일일이 배추벌레를 잡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배추를 심어보신것도 처음이셨는지
날도 가물어 많이 힘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알타리 양도 가름을 못하시고 그냥 무작정 심으신 듯 했어요.
두 분이 덧붙여 말씀하시길
맛있게 김치를 담가 천연유기농 김치를 찿으시는 분들께 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돈도 많이 벌어 너른 진짜 내 집도 마련하라 하셨어요.
그 사랑의 기운으로 꼭 그리 할것입니다.
두 분이 건강을 위하여 먹거리에 워낙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이라
그 정성을 생각하면 하나도 버릴수가 없어
못생긴 알타리까지 다 다듬어 가져왔답니다.
땅이 건강하여 굼벵이가 많아 알타리를 많이 갉아먹었더군요.
누가 보면 정말 쳐다보지 않을 알타리도 있답니다.
그러나 이 못난이 알타리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드셔 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교회 회장님과 성도님이 알타리를 다듬어 주시면서
요런 못난이도 가져왔냐며 참 그 정성이 갸륵하시다며
웃으시더만요.
보기엔 참 볼품이 없지만
아삭아삭한 것이 저장성이 강할 듯 싶고
배추 역시 약간 뻐신듯 하면서도 고소하여 나중에 먹어도 싱싱하지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금을 다 드리고 온 것도 아니고
형편되는대로 드리기로 했다지요.
임실에서 올라온 어마어마한 고추가루 대금 역시 천천히 드리기로 했어요.
이 엄청난 고춧가루 대금에 비하면
사실 야채 값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항상 그렇지만 고춧가루 젓갈 마늘 야채등 이 양념값에서
김장비용을 다 잡아 먹는다지요.
유기농 배추와 알타리로 담근 배추김치와 알타리김치
내년을 기대하십시요.
3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을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한 두되 콩으로 청국장을 만들어 몇 분에게 보내드리고
그 돈으로 아버님 혈압약이나 사드리고 어머님 미장원 퍼머값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일들이 여기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청국장을 만들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구나~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없었겠구나~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알게되고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것도 이 때 였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일들이
저 혼자 힘으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게되니
그저 감사 드린다는 말이 절로나오는 주일 저녁입니다.
긍정은 또 다른 긍정을 낳고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많은 분들이
베풀어 주신 사랑
기억하면서 그 사랑 더 많이
나누며 살려합니다.
힘들고 고달프지만
내게 주어진 삶에 대하여
바른 태도로 마주하며
하루 하루를 잘살아 보겠노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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