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제형이와 형빈이가 개학을 했어요.
경빈마마 2007-02-06 07:26:42 | 조회: 7674


드디어 40일 간의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제형이와 형빈이가 개학을 했어요.
왜 그리 겨울 방학이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누구 말마따나 정말 징하네요~^^*

형빈이는 내일 개학을 하고 모레 졸업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동네에 있는 장미하우스에 꽃다발 하나를 맞춰놨습니다.

농수산물 화훼코너가서 내 맘대로 골라 사도 되겠지만
이럴때나 동네 형님네 꽃이라도
팔아 드려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형님~ 수빈이예요~."

그래야 그 형님이 저 인줄 알거든요.
저를 아시는 분에 따라 수빈이도 되었다가 경빈이도 되었다가
형빈이도 되었다 제형이도 된답니다.^^

"어어~~수빈아 오랜만이야~ 잘 있었어~."

"네에~그럼요~ 아이들하고 열심히 싸우며 잘 살았지요~.
형님! 이쁜 꽃다발 하나 만들어 주세요. 셋째가 모레 졸업이라네요. "

"어머 그래~ 벌써 졸업이니?"

"네에~ 우리 딸 이쁘니까 이쁘게 만들어 줘야 해요~."

그 동안 형빈이에게 소홀했던 마음이 있었던지라 특별히 이쁘게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했어요.

"그래~ 알았어~. 내일 저녁에 와라~ 이쁘게 해 놓을께. 이럴 때 얼굴이라도 보자~."

"네에~그래야지요~ 내일 저녁에 뵐께요~."

짧은 대화 였지만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읽어 내려갑니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시며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사시는 분입니다.

형빈이는 항상 언니들 때문에 손해 본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기회에 뭔가 서운치 않게 해 줘야 되는데
요즘 수빈이 때문에 마음이 잠시 딴데 가 있었네요.



등록금 고지서도 벌써 나오고..

가고 싶은 고등학교로 가게 되었다며 너무 좋아하네요.
벌써 새 교복이야기가 나옵니다.
중학교 때는 아는 선배로부터 교복을 물려 입었던지라 (물론 두 어 번 수선을 했지요.)
고등학교 새 교복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무척 흥분되고 설레어 보입니다.

요즘 형빈이가 사춘기라 그런지 은근히 반항이 심하거든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은근히 멋도 제법 부립니다.
거울이 구멍나지 않을까 생각도 되네요.^^

되려 수빈이가 덤덤하고 경빈이 형빈이가 어찌나 멋을 부리는지
세 딸아이 크는 것이 무섭네요. 휴우~

교복 만큼은 정말 이쁘게 입고 싶다!!!고 강력하게
외치는 세 딸 아이의 한 목소리 입니다.

새 가방도 사고 싶다고 하니 철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중학교 때 가방 메고 다니면 되지 않냐?
구멍만 안났으면 되지 뭘 또 산다냐
중학교 가방 고등학교 가방 뭐 구분되냐?

했더니 엄만 뭘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뭐라 뭐라 공시랑 궁시랑 거립니다.
참 아이들이 많으니 이래 저래 마음이 버거웁네요.

먹고 살기 힘든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 어찌 7남매 8남매 아이들 가르키고 사셨을까?
정말 존경합니다.

저라고 우리 이쁜 딸들 이쁘게 옷 안 입히고 싶고
이쁜 신발 신기고 싶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제게 있어 이번 2월은 잔인한 달 입니다.



어쩔수 없이 제형이 만큼은 아직 엄마 아빠의 손길이 갈 수밖에 없기에
어제 저녁까지 이 숙제 마무리 하느라 용썼습니다. ^^*

누나들까지 동원하여 색칠도 하고 마무리하여 이렇게 학교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야말로 밀렸던 숙제 후다다닥 한 셈이지요.

사진이 워낙 많아 미리 미리 뽑아 두었다 해도
마무리하면서 추가 하고 또 뽑다 보니
큰 전지로 두 장이나 되었어요.

우리 경빈이가 그럽니다.

"엄마~ 뭐 이렇게 크게 할 필요가 있어요 낭비예요~사진이 너무 크잖아요~! "

"야~~ 제형이는 1학 년 이니까~ 눈으로 크게 확실하게 보여지는게 중요해!."

"엄마 잉크가 아까워요~."

"야~ 1학 년 때 이렇게 안하면 언제 하냐 엄만 이런 숙제 하면서 잉크 아깝다고 생각 안한다.
다른 친구들 못하는거 제형이가 하니까 친구들도 같이 보고 좋잖냐?."

"나 같으면 챙피해서 안가져가요~.누가 가져가요~?"

"아마 경빈이 누나가 이런 숙제 할 때도 이렇게 엄마가 해 줬을껄!" 제형이가 툭 내뱉습니다.

오잉 맞다 맞아~
제형이 말을 듣고 보니 생각납니다.

경빈이가 5학 년 땐가 6학 년 땐가 그룹별 꾸미기 숙제가 있었어요.
주제가 농촌풍경 꾸미기 였을 겁니다.

저는 준비물을 챙기느라 온 집안을 다 뒤지고 다녔던 생각이 납니다.

초 가을이라 볏짚이 없어서 갈대 빗자루 반을 가위로 잘라주고
텃밭에가서 붉은 고추 몇 개 따주고
검은 콩도 조금 넣어 주고 나뭇잎도 이것 저것 주워다가 봉다리에 넣어주고
아뭏든 재료를 풍부하게 준비해 줬던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경빈이 조가 칭찬을 제일 많이 받았으며
점수도 높은 점수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초등학교는 준비물만 잘 챙겨가고
숙제만 잘 해가면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봅니다.

아이 넷을 키우다 보니 벼라별 일을 다 해봅니다.

밖에서 뭐 근사하게 보여주거나 구경은 못 시켜줬지만
신문 스크랲도 해가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거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던거 같아요.

오늘 제형이 학교 보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훌륭한 숙제 했다고 선생님께서 전지를 칠판에 붙여놓고
아이들과 함께 칭찬을 해주셨다고 하네요.

친구들은 사진을 보면서
와~~정말 제형이다~! 하면서 신기해 했다고 합니다.

그 때 그 때 담아 두었던 사진들이
이렇게 아이 숙제를 위해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이 숙제를 하면서
제형이와 제형이 친구들에게
우리나라 발효식품에 대해서
쉽게 설명 되어질 수 있는 자료가 되길 바랬습니다.

사진도 큼지막하니 무엇인지 다 이해가 되진 않더라도
나중에 이런 저런 이야깃거리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개학 하는 날 아침
제형이가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게 싫은 듯
방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제 키만한 과제물을 가지고
학교를 갔답니다.
활짝 웃음 한 번 웃어주고 말이죠.

아이들 다 개학했지요?




경빈마마

2007-02-06 07:26:42
답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경빈마마 2007-02-07 08:51:10

    별님도 앞으로 닥쳐올 급박한 상황이랍니다.^^
    뒤늦은 엄마 노릇하려면 힘들껄요? ㅋㅋㅋ

    결님
    향기님 두 분 응원에 힘입어 아자!!!!
    아이들이 많다보니 할일도 배로 늘어납니다.
    엄마 흉내 내려니 힘들어요~
     

    • 들꽃향기 2007-02-06 19:11:02

      저는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저는 공부하라고 별로 말을 하지 않고
      알아서 하길 바랍니다.

      그런데 모든일에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알아서 하길 바라더라구요.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자기방 청소도 하고
      공부도 하고...
      하지만 훈련없이는 안되겠죠!!!

      요즘 정말 저라는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마마님 존경스럽습니다.
       

      • 숨결 2007-02-06 17:31:20

        방학숙제 적당히 반정도만 하고
        버팅기다가 적당히 혼나고 끝날 걸 계산하는
        울 아들과 그것을 적당히 방조하는 그 아들의 아빠,,
        ㅎㅎㅎ
        정말 부끄러워져요.

        부모님이 하는 일을 소중히 생각하는 자식의 그
        마음이 흐트러짐없는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교감과 정감이 살아있어야 진정한 가족이랄 수 있겠지요.

        그래서 경빈마마님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행복한 사람이요.
         

        • 노래하는별 2007-02-06 10:08:53

          그러게요 벌써 개학들을 했네요
          밀린 방학숙제하느라 끙끙거렸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ㅎㅎㅎ
          저는 밀린일기 쓰기라 제일 힘들었던거 같아요
          제형이 숙제한거 보니 아주 멋지네요
          마마님이 수고 많으셨네요 ^^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공지 후원자 전용 카카오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습니다. - 2024-08-23 120508
          공지 8월 20일 후원자님들 자닮농장 방문, 뜻깊은 자리였습니다.(사진있음) (54) 2024-05-27 578328
          공지 후원자 분들과 매월 말 줌(ZOOM)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 2024-05-23 483882
          공지 자닮농장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실시간 공개되고 있습니다. (13) 2023-05-19 1818434
          5389 당신의 뇌연령은 몇 살입니까 (11) - 2007-04-06 8436
          5388 '야생초편지' 저자 황대권님 하동 초청강연회(4월 13일) - 2007-04-05 7473
          5387 감기가 대유행! (3) 2007-04-05 7438
          5386 (재)지역재단 유정규 박사 초청강연회 안내 - 2007-04-05 8055
          5385 보행기위에서 사색에 잠긴 채민이?? (8) - 2007-04-05 7380
          5384 화개엔 녹차잎 딸때가 다가옵니다. (2) 2007-04-05 7606
          5383 제가 지갑을 주웠는데요.... (3) - 2007-04-05 7166
          5382 따뜻한 봄... (1) - 2007-04-05 7898
          5381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할까요? (5) - 2007-04-05 7328
          5380 사랑은 나무와 같다 - 이해인 (4) - 2007-04-04 8043
          5379 가지많은 나무 바람잘 날 없다더니. (6) - 2007-04-03 7284
          5378 ▒산다는것은▒ - 2007-04-02 7269
          5377 돌고 도는 인생... (3) - 2007-04-02 7909
          5376 조한규의 자연농업 책 구함 (1) - 2007-04-02 7561
          5375 새벽 한 시를 넘기고... (3) - 2007-04-02 7586
          5374 수양버들과 매실의 결혼 (3) 2007-03-31 7684
          5373 삶의 여유와 행복이 있는 곳, 숲속마을 새울터 2007-03-30 8197
          5372 개나리 - 2007-03-30 8690
          5371 친환경 무농약 첫모내기 (6) 2007-03-29 7600
          5370 산마늘 (6) 2007-03-29 7485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