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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요렇게 살았지요. 안녕들 하신가요?
기운쎈 아줌 2007-03-23 14:50:02 | 조회: 7806

코 찔찔이 솔비가 사랑에 빠졌어요. 상대는 11살 짜리 덕현이, 같이 한번 놀고 나더니 오빠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네요. 언니한테 물어물어 간신히 쓴 연애 편지입니다. '덕훈이 오빠 사랑해.내 생일날 놀러와'
언니와 달리 이성에 빨리 눈을 뜹니다.누굴 닮았나 중요한건 이게 첫사랑이 아니란거...



삼년을 꼬박 다녔던 송면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졸업했습니다.
만삼세가 지나자 마자 오줌 똥도 못 가리던 아이를 떠 맡기다시피 유치원에 보냈는데... 싫은 내색없이 이렇게 돌봐주신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졸업식을 마치면 우리 가족은 드뎌 이사를 갑니다. 솔비는 마냥 행복합니다. 선물,예쁜 한복에만 관심이 가있는 솔비는 선생님과의 이별이 아직은 실감이 안나나 봅니다.




지난 겨울 곶감 작업해서 파느랴,불러 오는 배 핑계로 애들하고 같이 놀아준 기억이 없습니다.이제 아이들은 스스로 노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눈이 오면 눈을 뭉쳐 눈싸움도 하고, 눈을 굴려 멋진 눈사람도 만들고,옆집 완호 할머니한테 달라고 했다며 구해온 비료푸데로 세상에서 제일 신나고 재미있는 눈썰매를 탑니다. 매서운 바람이 어른들의 몸과 마음을 움추리게 하는데 이 녀석들은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에게 멋진 추억거리를 준 자연에 감사합니다.



오늘은 우리 동네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먹고 놀기로 했습니다. 궂이 제목을 붙이자면 솔휘네 송별회라 할까요.
이집 저집서 가져온 재료들로 별미 칼국수를 밀어 먹기로 했습니다.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분명 이 사람들이 그리워 눈물 지을 날이 있을 것을 ... 지금 나는 너무도 그리워 눈믈 짓고 있습니다.
약빠른 단비엄마, 늘 궁시렁 거리며 다니는 성내네 아줌마 손놀림에 배불뚝이는 끼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이 배불뚝이는 어른들하고 이 놀이나 해야 겠습니다.
이거 손 뗄려고 했는데,어디 '타자'솜씨 좀 보여줄까?
동지섣달 긴긴 겨울 이집 저집 돌아 다니며,세명만 모몄다 하면 민화투를 즐깁니다. 돈내기도 아니고, 하다못해 공기돌 내기도 아닌 '점수내기'.
어떨땐 난리가 나기도 합니다. 기억나세요 우리 어릴적 꼭 무슨내기가 없어도 놀이 그 자체가 승부욕을 불태웠던거... 이분들은 아직도 그렇게 순수 하십니다. '어디 패 한번 볼까' 에이 글렀네



'앞니 빠진 갈갈이 연못가에 가지 마라 붕어 새끼 놀랜다.'
며칠 전 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던 이를 만지지도 못하게 합니다. 잘 때 마다 자빠트려 놓고 자빠트려 놓고.... '이크' 너무 심하게 자빠트렸나 봅니다. 자는 아이 입에서 피가 ....
다음날 아침 용기를 내어 살짝 당겨보니 너무 싱겁게 빠져 버렸습니다.
얼떨결에 치과 의사가 된 엄마도, 잠이 덜 깬 채 뽑힘을 당한 아이도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지가 그렇게 독한 구석이 있는 줄...



설이 지나고 정신없이 이사를 했습니다. 집을 지을 나무를 사오고, 기초를 하고 , 집짓기가 이렇게 힘든 것인지 진작에 알았다면 아마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집짓기 밥짓기'라는 말이 있답니다.집을 짓는 날만큼 밥짓는 사람도 많이 힘들다는 얘기인것 같습니다. 입술도 부르트고,며칠에 한 번 씩 다리에선 쥐가 나고, 코피도 났었다니까요.
대한민국 최고의 목수 세분과 최고의 뒷일꾼이 짓는 집이니 아마 작품하나 나올것 같습니다. 집짓는 얘기는 차차 계속하기로 하죠.
이렇게 사느랴 소식 못전했어요. 배는 점점 더 불러오고... 아이고 기운 센 아줌마 기운 다 빠지네....

2007-03-23 14: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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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기운쎈 아줌 2007-03-28 10:14:59

    노래하는 별님! 숨결님! 으아리님! 오랜만이죠?
    몸풀고 집 다 짓고 나면 저도 여러님들 만날 자리를 마련 할 꺼예요. 집을 짓는 다는 건 많은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남편이 그러더군요. 주춧돌만 올려 났는데도 다 지어진것 같다고...
     

    • 으아리 2007-03-27 21:34:31

      와, 오랜만입니다, 집짓는 게 쉽지가 않지요?
      그래도 얼마나 멋진 집을 지으실까, 궁금해지네요.
       

      • 숨결 2007-03-23 16:15:54

        따님 정말 당차게 생겼네요. ㅎㅎ
        무지무지 당차겠어요. 큰딸은 엄마 꼭이고요.

        멋진 집을 기대해봅니다.
        그래도 아마... 내집이니 더욱 좋으실거에요.
        저도 그런 심정 잘알아요.

        우리아이들이 큰집에 산다고 무지 좋아하는데
        가끔 다른 아이들이 그런데요.
        '야 니네 그거 임대라며?" 하고요. 아이들이 무지 서운해해요.

        저도 10년후쯤이면 가능하겠죠.
         

        • 노래하는별 2007-03-23 15:30:15

          아이들 노는 모습이 정겹네요 ^^
          누워있는 나무들보니 정말 멋진집이 지어질것 같습니다
          건강조심하세요 너무 힘빼시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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