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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작년 봄에는 이곳에 있었는데 말이죠 ^^
노래하는별 2007-04-18 10:41:34 | 조회: 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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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아이의 환한 미소처럼 그렇게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아주 멀리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무작정 차를 몰고, 땅 끝까지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 생길 때가 말이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는 춘삼월이면 그런 욕구가 훨씬 강해집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지리산 자락의 봄을 맞으러 다녀왔습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봄은

    꽃망울을 곱게 터뜨린 채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맞쳐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남녘 동백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릴때면 겨울이 끝났단 뜻이고

    겨우내 움추렸던 지리산 자락 상동마을에 산수유 꽃망울이 터뜨려 손짓할때면

    비로소 완연한 봄이 찾아 왔다는 기별이지요.




    겨울 이상기온으로 아무리 춥지 않다 하여도

    한철을 보내고 제 자리를 찾아온 노란 색감이 주는 새 봄의 산수유꽃은

    그동안에 움추렸던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줍니다.




    그동안 산수유마을은 몇번 찾은터라

    봄을 찾아 나선 북접되는 사람들 틈속에 뒤 섞이기 싫어,

    조금은 한가롭다 싶은 외 떨어진 마을을 찾아




    봄볕을 즐기는 염소 가족들과도 조우를 하며,

    눈에 비치는 풍경들이 정겹게 다가오는 나만의 봄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쓰러져가는 주인 없는 집앞 뜰에도 산수유는 어김없이 꽃망울을 떠뜨리고




    외지인들의 발길이 뜸한 마을 안길 돌담 옆에도

    너무 연하고 곱고 노오란 빛깔의 산수유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늘에서 금방 떨어진 별들이 차갑게 식어 길가에 흩어져 있는 듯한

    청보라색의 개불알꽃들은 부르는 이름이 다소 민망하였지만

    어릴적 찾은 외갓댁 동네 벌거벗은 아이들의 해 맑은 미소처럼 그렇게 내게 다가오고 있었고,




    연분홍 고깔처럼 생긴 꽃봉오리를 받치고 있는 꽃받침이

    어릿광대의 턱받이를 닮아 이름이 붙여졌다는 작고 귀여운 광대나물도

    여린 봄바람에 흔들거리는 것이

    어릿광대들이 모여 꽹과리와 장고를 치며 신명나게 춤을 추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듯 작은 꽃들은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야 제대로 모습을 볼 수 있듯이

    눈길조차 주지않은 사람들의 무관심속에도 생명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자연 앞에서

    언제나 겸허한 마음을 지닌 채 배우며 살아야 하는 우리들.


    은은한 빛깔로 혹은 화사한 빛깔로 물들고 있는 꽃의 마음까지 들여다 볼것 같으면

    내 마음도 꽃처럼 순수하고 착해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산이나 들녘, 혹은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꽃들.....

    우리에게 아무 대가없이 선물을 안겨주는 자연의 모습들 앞에서

    추웠던 겨울의 기억이 있기에,

    따사로운 햇살만으로도 행복한 봄이 있기에,

    거기에 생명을 다해 피어나고 있는 곱디 고운 꽃들과 함께함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오수에 떠 밀려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는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지 모른다고....'

    그렇게 인사를 하고 광양 매화마을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봄을 즐길려는 상춘객들의 자동차가 가득 길을 메우고,

    구례를 지나 하동으로 이어진 섬진강을 따라 가는 길도 봄빛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느릿느릿 흐르는 섬진강은 여유 그 자체였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는 일에 채여 몇개월을 정신없이 보내고,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의 보답으로 안겨주는 보상임에 눈앞에 다가오는 아지랑이 조차도

    소중하게 느껴지고 마음을 흥분하게 해 줍니다.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을 이어주는 멋진 다리도

    사람들의 마음을 봄꽃으로 이어주려는듯 우뚝 서있었고,

    연분홍빛과 하얀 매화꽃 사이로 펼쳐진 잔잔한 섬진강이 빚어내는 풍경은

    봄바람을 옷에 잔뜩 묻힌 채 겨우내 움추렸던 사람들의 속 마음까지 자극하는 모습들였습니다.




    섬진강을 따라 찾아온 봄은 광양 다압면 백운산자락을 온통 하얗게 물들여 놓았습니다.

    길 가장자리 산 비탈을 따라 펼쳐진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꽃들.

    마침 시작된 매화 축제로

    알록달록 옷을 입은 전국의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겨우내 잃었던 텁텁한 입맛에서 벗어나 봄의 미각을 알릴려는 듯

    봄나물을 파는 부지런한 아낙들의 외침이 흥을 돋우고,




    우스꽝스럽게 다듬어 놓은 칡 뿌리도 한 몫을 다합니다.




    매화 이미지를 정착하기 위한 축제로 발돋음한지 오랜, 광양의 매화축제.

    그중 몇대째 대물림하며 자리잡은 청매실 농원은

    돌담 옹기 사이에 핀 매화가 고혹적으로 다가서고

    수 많은 장독대와 홍보관을 통해 매실을 이용한 여러 제품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몇십년은 됨직한 나이를 간직한 매화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는 청매실 농원은

    하얀 솜을 펼쳐 놓은듯 꽃대궐 그 자체였습니다.




    꽃 가까이에 코를 대보니 취할 것 같은 향긋한 꽃내음.

    농장 길 양옆에 있는 차나무와 동백꽃나무에도 봄소식이 와 머물고있고

    머릿속을 맑게 해 줄 연초록 찻잎이며, 빨간 동백 꽃봉오리가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겨우내 찬바람 속에서 꽃 피울 준비를 했기에

    인고(忍苦)의 꽃, 고결한 기품의 꽃, 군자(君子)의 고결함을 간직한 꽃이라 불리는 매화.




    고통이 크면 클수록 그에 따르는 기쁨도 크듯이

    긴 겨울을 보내고 참고 견디어 예쁘게 꽃피운 매화이기에 한 층 더 아름다운 것 같았습니다.




    봄을 알리려는듯 매화사이 대나무 밭이 푸르른 숲을 이룬 채

    댓잎의 사각거림을 들으며

    청매실 농원과 섬진강을 함께 조망 할 수 있는 전망대를 향해 능선을 올랐습니다.

    온 산과 들 그리고 강에 봄이 그득합니다.




    전망대 능선에서 바라보는 매화 물결은

    하얀 솜사탕을 얹어놓은 듯한 그 자태였습니다.

    다모 폐인이었던 하지원과 이서진의 매화 향기 그득한 멋진 장면속으로

    잠시 빠져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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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무대가 되었던 다 쓸어져 가는 초가집 한 채.

    백사 노인의 쓸쓸한 죽음을 보듯

    빗물 고인 돌 절구안에 하얗게 부서져 가득 떨어진 매화 꽃잎들.....




    가까이 다가서지 않고는 느낄 수도 만날 수도 없는 매화이기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비로소 진정한 향기를 귀로 듣는 향기라 했거늘,

    그 가슴이 깨끗하게 비워지던 순간이

    섬진강 투명한 물에 비친 봄빛과 함께 오래오래 가슴에 남아

    내 스스로를 새롭게 밝힐 수 있는 좋은 기억이 되었던 봄꽃 여행.




    춘래불사춘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을 종종듣는 요즘.

    오랜 인고끝에 매화가 활짝 피어나듯 우리네 생활도 활짝 피어나면 좋겠단 바램속에

    따스한 봄 바람에 흩날리는 쌍계사 벚꽃 십리길을 떠올리는 가운데

    봄은 아이의 환한 미소처럼 그렇게 내 마음속에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하얀 민들레 - 이하나






    2007-04-18 10: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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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 댓글과 답글 7
    • 노래하는별 2007-04-20 09:08:11

      으아리님 김치도 생각나요 ㅎㅎㅎ  

      • 으아리 2007-04-19 14:16:05

        별님, 고향 하동 생각날 때 가끔 내려오세요.^^  

        • 노래하는별 2007-04-19 09:10:15

          네 금진이장님 잘지내고 있습니다! 기쁨조님도 잘 계신가요?
          행복배님도 이장집님도 안녕하시죠?
           

          • 금진이장 2007-04-19 00:07:36

            별님 잘계시죠?  

            • 이장집 2007-04-18 13:37:19

              제2의 고향이군요.
              그나저나 생산은 하고 계신지 궁굼 합니다.
               

              • 행복배 2007-04-18 12:43:23

                덕분에 남녁의 꽃구경 잘했습니다.
                여기는 이제야 앵두꽃과 살구꽃이 피고 배꽃은 다음주말에나 필것 같네요.....
                 

                • 노래하는별 2007-04-18 10:42:10

                  제감 함께하던 하동의 모습 그대로여서 퍼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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