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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유령닭
늘푸른유성 2007-07-04 21:28:55 | 조회: 7398
얼마전에 개 한테 물렸던 어미닭이 갑자기 유령닭이 되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이 녀석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창고 근처며 밭이며 샅샅이 뒤졌지만 이 녀석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녀석 다리도 다쳐서 잘 걷지도 못 하고 개한테 놀라서 그런지,
새끼들 피하라고 소리를 쳐서 그런지 목소리도 완전히 변해 버렸거든요.
다음날 비가 엄청 왔는데 이 녀석 끝내 나타나질 않더군요.
그런데 월요일 저녁에 장사를 하고 와보니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정말로 미스테리입니다.
저는 녀석이 아마도 죽었을거라 생각했거든요.
가족들은 녀석이 유령이라합니다.
개한테 그렇게 물려서 살아있는것도 신기한데 녀석이
며칠동안 사라졌다 나타난 것은 더 신기하거든요.

예전에 약초산행이라는 책에서 본 것이 생각납니다.
토끼가 허리가 부러졌는데 새샘을 먹고 낫었다구요.
녀석이 어딘가 가서 약초를 먹고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젠 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신기하게도 밥을 얼마나 잘 먹고 문제의 변을 잘 싸더라구요.
등은 개한테 물려서 움푹 들어가고 뒷부분이 아주 짧아졌습니다.
지금은 아직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새끼들과 밖엔 나가질 못 합니다.
그러나 밤엔 새기들과 꼭 함께 잠을 잡니다.

새끼들은 하루종일 창고를 들락 거리며 어미곁에 있다 다시 나가기를
반복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병아리 형제를 보면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부럽기만 합니다.

유령닭을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에 이 녀석이 병아리를 품고 있었는데 거의 태어날 무렵에
토종닭이 유령닭를 쫓아내고 어미가 되었습니다.
병아리 두마리가 태어났는데 늘 토종닭과 함께
새끼들을 돌봤습니다.먹을 것도 구해주고, 참 신기한 녀석 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 개가 병아리 두마리를 물어죽였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토종닭어미와 오골계 아비 그리고 문제의
유령닭들이 이틀동안 창고에서 나오지를 않았었습니다.

토종닭과 유령닭의 남편은 늘 함께 지내는 오골계 녀석인데요.
저는 토종닭이 첩이고 유령닭이 큰 마누라라고 합니다.
지금 유령닭이 이렇게 다치고 나서 오골계 남편은 토종닭 하고만
놀러 다닙니다.얄밉지요?
이건 비밀인데요.
유령닭의 새끼 중에 4마리는 토종닭의 새끼입니다.
제가 녀석이 알을 품고 있을때 토종닭 알을 넣어 줬거든요.
2007-07-04 21: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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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1
  • 검지 2007-07-04 22:10:33

    참 재미있게 닭을 키우십니다.
    저도 마찬가지의 경험~
    이제는 최종 한마리까지 이상한 동물들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 싫어서 닭을 안 키웁니다.
    그런데 뭔가는 키워야 될 상황이 생겼습니다.
    토끼나 닭이 되겠는데
    동네 떠돌아 다니는 개들과 고양이들을 어찌하지요
    혹시 먹이로 유인하여 가둬서 잡을 수 있는 그런 망을 파는 곳도 있나요?
    똥 누기 위해 우리 집에 오는 발발이 들이 미워서 가둬 버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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