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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비 오는 날 능소화 이야기
경빈마마 2007-08-01 08:15:11 | 조회: 8197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소화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어요.

소화가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소화는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지요.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고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고
애닮픈 유언을 남긴채 그렇게 사라져 갔습니다.




이듬해 여름, '소화'가 살았던 처소의 담장을 덮으며 주홍빛 꽃이
넝쿨을 따라 주렁주렁 피어났는데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능소화의 전설(펌)-


저는 이 전설을 알고 난 어느 해 부터
능소화를 보면 가슴이 아프고
한 번 뒤돌아 보게 되고
꽃잎을 살짝 건드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그 여인 소화를 생각하면서 말이죠.





- 마마님 ^*^ -
2007-08-01 08: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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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3
  • 목사골 2007-08-01 15:35:21

    경빈마마님!
    유기농군님!
    꽃마리님!
    더운날씨에 어찌 지내시나요?
    내가 임금 이었다면 능소화의 소원을
    풀어 줬을터인데~~~.
    참으로 착한 여인을 ~~ 안타깝구려~~.
     

    • 꽃마리 2007-08-01 10:46:50

      마마님 저두 처음 알았습니다..
      슬픈 사연이...
      그런데 중요한것은 능소화꽃에는 라파콜이라는
      유독성분으로 눈이나 피부에닿아면피부염을 일으킨다는것
      유의하세요..^^*
       

      • 유기농군 2007-08-01 10:20:03

        아...
        무심코 보았던 꽃인데 그런 슬픈 사연이 있는
        꽃이군요..
        우리집 능소화 왜 감나무 타고 저리 높이 올라 갔나
        싶었는데요...조금더 멀리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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