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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아버님 쪽파김치 잘 담궜어요
경빈마마 2007-08-29 02:49:59 | 조회: 7414
 




참으로 긴 터널을 빠져 나온듯 합니다.
그것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말이죠.

몸이 하라는대로
주변이 움직여 지는대로
움직였던 거 같습니다.

긴장 풀어지면 없는 병도 생기겠지만
또 널브러진 일 들 때문에
그 긴장도 풀 여력이 없었네요.

홀로 남은 어머니 생각에
온 가족이 5일 동안
또는 이번 주말 동안
또는 오늘까지 돌아가며
어머니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지난 8일 동안 저희 집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위로가 되거든요~

10 여년 병상이 그리 길었던게 아니였는지...

사진속 웃고 계시는 아버님이 이제는 옛날 분이 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님께 이런 저런 말씀 다 하셨고
쪽파김치 담그려고 늦은 저녁까지 마당에서
일하던 모습을 기억하셔서 인지

"내일 쪽파 김치 담가야제~."

그렇게 쪽파김치 담글 걱정까지 하셨어요.

그렇게 쉬이 빨리 돌아가실 줄 알았더라면
늦게까지 쪽파 다듬지 말것을...

어머님 옆에 더 계실 수 있게 할 것을...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들어 함을
쉬이 지나치지 않았을 것을 ...

한 순간 순간이 후회입니다.

어머님이 혼잣말로 그러십니다.

"하고 픈 이야기 얼마나 많았을 것인데 밖에서 쪽파만 까고 있었으니 휴~."

안타까움이 한가득 입니다.

그 말씀 듣는 순간 날마다 김치 담그고 파 다듬고
야채 다듬는 일이 그렇게 속이 상할 줄 몰랐습니다.

먹고 사는 일에 정신 팔려
아버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듣기 좋은 말
하기 좋은 말로 잘 가셨다 하지만
가시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왜 그리 여름을 사랑하시는지.
결국 이 무더운 여름에 가셨습니다.

당신 어머님 아래 누우셨습니다.

사람은 한 순간 인것을
아무런 힘없이 땅 속에 묻히는 것을

우리는 뒤돌아 서며
현실 앞에 또 아둥 바둥합니다.



댓글로 문자로 전화로 쪽지로
격려해 주시고
함께 아파해 주시고
이런 저런 모양으로
은혜 베풀어 주신 많은 회원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차차 많은 이야기 풀어가겠습니다.




- 마마님 ^*^ -
2007-08-29 02: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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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9
  • 한들 2007-09-01 17:18:1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뵙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 배꽃뜰 2007-08-30 23:56:34

      큰일을 치루셨네요.
      부모님 보내 보아야 철든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잘했어도 후회는 따른다고
      10 년 세월 병상을 지켰던
      어머님,
      잘지켜주세요.
       

      • 차(茶)사랑 2007-08-30 20:39:33

        무더위에 큰일치루시느라 수고하셧습니다.
        아마도 조은곳에 가셔서 편안하실겁니다.

        그 파김치 두고두고 사연이 깊게 생깃습니다..

        힘내십시요..
         

        • 숨결 2007-08-29 21:27:4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더운 날씨에 고생많으셨습니다.
          좋은곳에서 가족들을 늘 지켜보실겁니다.

          마마님! 힘내시구요. 화이팅 하십시요.
          진작 알았으면 인사라도 갔을텐데 말이죠...
           

          • 유기농군 2007-08-29 18:47:4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영면하실 겁니다.
            큰일을 치루셨는대 위로를 드립니다.
            힘내세요...
             

            • 목사골 2007-08-29 13:24:25

              늦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무렵 큰일을 치루시느라
              가족들 모두가 고생 많으셨읍니다.
              정성으로 모시고 효도 하셨으니 많은분들의
              귀감 되십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할일이 많으시니
              복 많이 받으실거라 믿습니다.
               

              • 들꽃향기 2007-08-29 11:17: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큰일을 치루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는데...

                파김치 잘 담궜다는 말이 가슴저리네요...

                마마님을 보면 저는 언제나 작아집니다.
                 

                • 꽃마리 2007-08-29 09:47:53

                  마마님 아픔이 있어셨군요..
                  사람은 누구나 아쉬움을 남기면서 살아 가는것 갔아요.
                  마마님 힘내셨요....
                   

                  • 하리 2007-08-29 09:26:2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가 많이 오는 아침에 들은 소식이라
                    경빈마마님 아버님은 사진으로도 첨 뵙지만
                    괜시리 슬퍼지네요.

                    힘내시구요...!
                    이제 어머님과 더 가깝게 지내셔야 겠네요.
                    참 큰일을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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