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긴 터널을 빠져 나온듯 합니다.
그것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말이죠.
몸이 하라는대로
주변이 움직여 지는대로
움직였던 거 같습니다.
긴장 풀어지면 없는 병도 생기겠지만
또 널브러진 일 들 때문에
그 긴장도 풀 여력이 없었네요.
홀로 남은 어머니 생각에
온 가족이 5일 동안
또는 이번 주말 동안
또는 오늘까지 돌아가며
어머니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지난 8일 동안 저희 집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위로가 되거든요~
10 여년 병상이 그리 길었던게 아니였는지...
사진속 웃고 계시는 아버님이 이제는 옛날 분이 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님께 이런 저런 말씀 다 하셨고
쪽파김치 담그려고 늦은 저녁까지 마당에서
일하던 모습을 기억하셔서 인지
"내일 쪽파 김치 담가야제~."
그렇게 쪽파김치 담글 걱정까지 하셨어요.
그렇게 쉬이 빨리 돌아가실 줄 알았더라면
늦게까지 쪽파 다듬지 말것을...
어머님 옆에 더 계실 수 있게 할 것을...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들어 함을
쉬이 지나치지 않았을 것을 ...
한 순간 순간이 후회입니다.
어머님이 혼잣말로 그러십니다.
"하고 픈 이야기 얼마나 많았을 것인데 밖에서 쪽파만 까고 있었으니 휴~."
안타까움이 한가득 입니다.
그 말씀 듣는 순간 날마다 김치 담그고 파 다듬고
야채 다듬는 일이 그렇게 속이 상할 줄 몰랐습니다.
먹고 사는 일에 정신 팔려
아버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듣기 좋은 말
하기 좋은 말로 잘 가셨다 하지만
가시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왜 그리 여름을 사랑하시는지.
결국 이 무더운 여름에 가셨습니다.
당신 어머님 아래 누우셨습니다.
사람은 한 순간 인것을
아무런 힘없이 땅 속에 묻히는 것을
우리는 뒤돌아 서며
현실 앞에 또 아둥 바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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