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에서 67년부터 사과농사를 짓고 계신 손계룡님이다.
36년생이시니 올해 72세가 되신다.
일찌기 사과 유기재배에 극진한 관심이 있었고
2~3년간 유럽 유기농 사과단지 연수도 직접 다녀왔을 만큼
유기농 과수에 관한한 전세계의 정보와 동향을 꽤뚫고 계셨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무농약 인증이상 사과재배자 45명이 모여
대구사과연구소의 주선으로 만들어진 조직이 '한국유기농사과연구회'인데
이곳의 회장을 맡고 한국농업의 유기농진전을 위한 막중한 소임을 담당하고 있다.
한 말씀, 말씀이 스케일이 다르다.
말씀에서 영어는 물론 화학적 용어까지 팍팍 튀어나온다.
무식한 기자라면 좀 벙벙했을 것이다.
손옹께서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저런 말을 하시는데
불쑥 옆에서 사과를 물에 딱고 계시는 사모님이 이런 저런 말로
끼어든다. 후후~~~
사모님의 불쑥 두 말씀은??
- 유기농을 할 사람은 부부간에 합의를 넘어서 집안내 합의를 하고 시작해야한다.
- 무비료 한다고 설치다 과수원 폐농된다. 등등~~~
의정부에서 먼길을 달려 청송으로, 칠순이 넘은 큰 선생님을 뵙는다는 설레임
을 가지고 손옹을 만났다. 추호도 자신의 농사에대해서 과장도 없는 엄격한 어투였다.
인터뷰 말미에 무농약으로 가려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거기서 아주 고꾸라질 수 밖에 없는 칼같은 말을 내 뽑는다.
"5~6년 버틸 재산 없으면 시작하지 말라고..."
작업하는 사모님께 사진한번 찍자고하니
얼씬도 안하신다. 지금까지 방송국이나 기자들이 와서 찍어줬는데 다 꽝이었단다.
그래서 사모님 옆구리 꼭꼭 질러가며
"한 번 찍읍시다. 이번에 정말 다를거에요" 하면서 듬직한 사진기를 슬쩍 치켜든다.
사모님 자못 수줍은 얼굴로 손옹과 함께 자리를 한다.
노년, 아름답다.
유럽에서는 대략 평균적으로 16%정도가 유기농과원을 운영하고 있단다.
관심을 집중해서 유럽 상황을 여쭙는다.
수확량은 거기도 일반의 50%선이고
균과 충을 죽이려는 방법이 아니고 제어한다는 관점으로 천연자재를 활용한다는 것,
유기농 과일은 일반과일에 2배정도 가격에
그리고 상품성은 일반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
한국의 유기농의 진전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겠는가란 질문에
유기농 묘목생산의 기반확중을 우선 꼽는다.
돌아오는 길 내내 사과밭으로 가득해 있었다.
올해 사과 시장값이 형편없다. 농민의 시름이 어느때보다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