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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망치 사건
기운쎈 아줌 2008-01-29 22:06:28 | 조회: 7540
곶감 택배 작업 땜시롱 눈 코 뜰새가 없는데 혼자 '킥킥' 거리고 웃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 때문이죠.

황씨 아자씨가 집을 비워서 제가 군불을 지피고 있었지요. 미순이가 앙칼지에 짖어 대기에 누가 오나 봤더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미순이는 좀처럼 짖어 대는 걸 그치지 않았고 어디선가 불쑥 한 아저씨가 나타나 " 아지매 " 하며 이리로 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무서움이 온 몸을 싸고 돌았고, 내 자식들을 지켜야 겠다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 보았지요.

우리를 지켜 줄 아니! 저 무서운 아저씨를 때려 눕힐 무언가가 필요 했지요.



늘 연장 쓰고 아무데나 둔다고 투덜 거렸는데 널부려져 있는 망치 도끼 톱 낫 등이 눈에 확 들어 오는 겁니다.

언능 망치를 뒤에 감추고 다가가며 "누 누구세요" " 지라요 상괴 사는..."

아니 상괴에 사는 사람이 한 둘이여 " 들어오다 차가 빠져 서..." 하며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를 찾더니 삽자루를 들고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뒤로 한 손에는 망치가 덜덜 떨고 있었지요



" 솔휘야 만약에 저 아저씨랑 엄마가 싸우면 울지 말고 소리치지도 말고 낫으로 때려 알았지 "

"엄마 어딜 때려"

" 이 바보야 머릴 때려야 기절을 하지. 그래야 신고를 할거 아니야"

기절을 시켜 놓고 신고를 하든가 아님 가장 가까이 사는 이웃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한다 가 계획이였던 겁니다.

우리 모녀는 아궁이에 더 넣을 나무를 가지러 갈 때도 망치와 낫을 놓지 않았습니다.



미순이는 여전히 짖고 있고, 얼마 후 그 아저씨가 집 쪽으로 또 오는 겁니다.

" 아지매 후라쉬 있으면 빌려 주소 " 하며 불빛 쪽으로 바짝 다가오니

에고고 상괴 사는 우체부 아저씨 아닌겨



" 아저씨 죄송해요. 어두워서 누군지 몰랐어요. " 에고고 이를 어째...



이 밤 또 황씨가 집을 비웠습니뎌. '쾅' 소리가 어디선가 났습니다.

"솔휘야 무슨 소리야" 하며 우리 모녀와 아들을 지켜 줄 무기를 또 찾았습니다.

이번엔 마늘 찧는 방망이 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기절 시킬 수 있겠지요?



마을에서 집이 좀 떨어져 있어 생기는 병이라예 ㅋ ㅋ
2008-01-29 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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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5
  • 기운쎈 아줌 2008-01-31 20:33:34

    저도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우체부 아저씨 볼 때마다 자꾸 웃음이 나옵니다. 하마터면 봉변 당할 뻔 했어요.
    하동에 가려고 마음 먹었더니 둘째 솔비가 '수두'를 하더군요. 지금은 막내 솔봉이가 수두를 앓고 있고, 이제 곶감도 다 시집 보냈으니 설 지나고 황씨 아자씨랑 갈께요. 기다려 주시와요~
     

    • 꽃마리 2008-01-30 10:09:12

      기운쎈 아줌마..께서 정말 망치와낫...상상이
      안됩니다.

      저라면 그 순간 꼼짝도 못하고 얼음이 되었을 겁니다.^^
       

      • 하리 2008-01-30 10:05:27

        겪은 사람들은 심각했을건데 재미있게 쓰셔서 그런가요~
        저는 웃음이 나네요 ^^;
        저희집도 조용한 시골이라 밤되면 가끔 무서울때가 있어요.

        근데 글읽으면서 몹시 궁금한것이..
        낫 어디로 머리를 치라고 따님에게 이야기를 하셨는지..???
         

        • 들꽃향기 2008-01-29 22:32:12

          기운쎈 아줌마께서 망치와 낫이라~~~
          상상을 하는 웃음이 나오는것은 무엇일까요...

          이제나 오시나 저제나 오시나 눈 빠지게 하동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퍽뜩오이소...
           

          • 숨결 2008-01-29 22:11:04

            ㅎㅎㅎ
            한 때 어둠에 두려움 많았었는데..
            저는 그래도 낫과 망치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크흐~~~

            수준이 많이 높으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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