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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닮 게시판  [ 모두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초저비용농업의 해법! ]

추월산 산행에 고마웠습니다.
강물처럼 2008-03-26 00:18:09 | 조회: 7407
춘분을 넘긴 화창한 날씨, 준비를 미루면 안되겠다는 독촉에
종일 옥외에 쓰일 목재 나르는 일로 하루를 보내고, 그래도 못끝낸 일을
다음날 또 반나절을 보내면서, 오래도록 방치해둔 산행 준비로 수선을
피우다보니 또 하루가 거의 끝나가오.

부랴, 연구실에 달려가 업무를 마치니 늦은저녁 10시 반이오.
또 용산역으로 뛰어야 하오. 호남선 마지막차 23:10무궁화호를 타고
정읍에 내리니 한 밤중 2:40.
낮과 달리 정읍의 밤공기는 제법 쌀쌀, 오대양 찜질방은
고된 피로와 긴장을 풀고 짧지만 깊은 잠이 고마웠소.

미진한 피로를 말끔히 쫒는다며 따끈한 탕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었나 보오. 손전화가 법석을 떨어 열어보니
부재중 걸려온 전화가 무수하오, 산야로님의 안달이오.
“등산길 정읍으로 간다는 말만 남기고” 무소식인 나의 불찰이
그분의 성깔답게 신경을 쓰게 하였소.

금방 찜질방까지 달려온 산야로님의 차편으로
추월산 주차장에 달려오니 약속시간 보다 좀 빠르오.

가져온 막걸리 한 병뿐, 배낭이 텅빈 채 컵도 없어
가게에서 빵 한 봉지로 막걸리를 따르려니
가게쥔 아줌마 안주거리로 부추김치 한 사발을 주오.
조금전 종이컵도 그냥 주었는데..
아줌마 가게는 가게가 딸린 규모있는 관광 횟집이었소.
그런 영업집 와상에서 그것도 이른아침 염치없는 객에게
너무 과분한 배려로 미안스러움과 고마움..
내 또레의 곱게 늙은 아줌마, 푸짐한 인심에 마음이 찡하오.

바로 밑에서 바라본 추월산 정상은
여인의 허리 아랫부분 같은 바위덩이로 중앙의 음기가 넘친 곳에
보리암이 있어 암자가 좀 별나다 생각했는데
올라보니 흙도 있는 바위의 군락들이 한 덩이의 바위처럼 보였고
추월산은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물은 귀하다 했는데,
보리암 입구에는 감로생수가 넘쳐 흐르더이다.

높지는 않으나 가파른 오름길, 숨이 차고 힘들어하며 뒤돌아 보면
펼쳐진 담양호의 푸른 호수가 금방 숨길을 잡아주어 다시 힘을
내며 오르고, 그러다보면 적당한 위치에 보리암이 있더이다.

삼송리 야채아줌마가 퇴비로만 길렀다는 야채를
보리암 철철 넘친 샘물에 씻으니 금방 밭에서 따온것처럼 싱싱.
곧 정상의 바위에 둘러앉아 점심을 들려니 방금 씻는 야채뿐
나의 빈 가방이 민망했으나, 일행의 정성스레 준비한 진수성찬에
잘 들렀소. 모두에게 다시 감사드리오.

추월산도 좋왔지만, 정읍의 한우마을이 더 즐거웠고
우리 일행들은 한우마을 잡아 휩씀같아 통쾌하더이다.

헤어지려니 하늘은 비를 내리고, 우린 다음을 기약하며
들뜬 마음을 봄비로 달래어 각자 다시 일상으로.....
늦었지만 으아리님, 산야로, 오솔길, 글터, 사또, 다금바리,
최진수, 방글님 내외, 늘푸른 유성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늘 즐거운 일로 행복하시길 빕니다.



저는 늘푸른 유성님의 차편으로 유성에서의 행사에 안착해
무리한 일정을 모두 무사히 끝내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무리였습니다. 유성에서의 행사는 자정이 넘도록 진행되었고
또 다음날 점심까지 진행되는 스케쥴인데,
나에게는 다음날이 부활절.
크리스찬에게 부활절은 가장 큰 절기요 직분까지 있는 신자로써
교회를 비울 수 없어, 비슷한 몇 분의 일행과 한밤중 서울행.
연천에 살고있는 나는 집에 도착하고 보니 아침 5:30.
옷만 갈아 입고, 다시 교회로... 종일 교회에서의 행사들..
결국 저녁에야 집에, 밥도 아랑곳없이 쏟아지는 잠.
고스란히 하룻밤을 잠에 빼앗기고 나니,
그동안 비웠던 사흘을 또 이틀동안 정신없이 뛰었소.
이제야 제 정신으로 생각해 보니 지나친 무리였으며
특히 나의 무리가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드렸다는 미안스러운 마음.
허리가 아파 산행까지 포기한 산야로님은
이른 아침부터 정읍에서 추월산까지 나를 바래다 주었고,,
빈 가방만 메고 가서 잘 차린 점심에 복분자술 인삼즙까지,
정성드려 차려온 음식을 배불리 주신 여러분들.
모처럼 가족 나들이에 무리한 나의 탑승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대문앞에서 비까지 피하게 해준 늘푸른 유성님.
귀한 매화나무를 하동에서 가져와 선물해주신 으아리님,
제주에 교육을 가면서도 사과나무 묘목을 챙겨주신 미루님.
낯 설면서도 오래된 지우처럼 저저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다정스럽게 안겨주신 여러분들게 늦었지만 이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3월 25일 봄비 내리는 날. 강물처럼(010-3399-6622)
2008-03-26 0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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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댓글과 답글 4
  • 산야로 2008-03-29 15:40:19

    김선생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같이 산행 하면서 인생얘기 많이 배울텐데 같이할 시간이 적어서 서운 했습니다
    추월산 아래에서 나눈 좋은 얘기 고마웠습니다
    저 부지런히 매달 산행 할텐데 같이 동참 할수 있슴
    좋을텐데요 ... 더욱 건강 하세요
     

    • 늘푸른유성 2008-03-27 09:28:08

      사흘동안 장사하고 오늘에야 컴을 열어봅니다.함께 산행을 했는데 사람에 따라 이렇게 멋진 글도 나오는군요. 잘 읽었구요. 이제 연세를 생각하셔서 너무 무리를 하진 마세요.언제 인연이 있으면 또 뵐날이 있겠지요. 강물처럼님 덕분에 산행뒤의 노래방은 또 다른 즐거움 이었습니다.  

      • 하리 2008-03-26 09:02:36

        좋은 시간 되셨나보네요 강물처럼님 ^^

        글이 참 편안하고 맛깔난 느낌이 드네요.

        이번 산행에선 뵙지 못했는데 커뮤니티에서라도 자주 뵙고 싶어요오~ ^^*
         

        • 강물처럼 2008-03-26 00:20:47

          인사가 늦어 변명거리로 나의 무리수를 적다보니 내용도 없는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그저 너그러움으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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