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지면적이 계속 줄면서 주요
곡물의 자급률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 확보와 함께 공공비축제 확대 등의 대책도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명환 선임연구위원 등은 최근 ‘식량안보 문제의 발생 가능성과 대비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추락하는 곡물자급률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000년 30.8％에서 2006년 27.8％로 지속적인
하락세에 있다. 특히 쌀을 제외할 경우 곡물자급률은 4.6％에 불과한 데다 밀(0.2％)과 옥수수(0.8％)는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6년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국제 곡물가격은 밀·콩·옥수수 관련 제품의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주식인 중립종 쌀의 생산은 중국·일본·미국·호주 등으로 제한돼 있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중·단립종 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2010년부터 쌀 순수입국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쌀의
생산량 감소가 소비량 감소보다 빨라지면서 쌀 자급률은 2007년 95.8％에서 2019년에는 90.5％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리도 생산량이
줄면서 자급률은 2007년 48.3％에서 2019년에는 21.8％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곡물자급률은 2015년 26.8％, 2020년엔
25.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자급률이 하락할 경우 그 영향은 엄청나다. 쌀 자급률이 80％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국내
쌀가격은 현재보다 30％ 이상 치솟고 추가 수입에 따는 국제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도 1조5,7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대책

농지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경연은 현재의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와 농업통상 여건이
지속될 경우 경지면적은 2007년 178만2,000㏊에서 2015년에는 172만1,000㏊, 2020년에는 170만2,000㏊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식량안보 차원에서 필요농지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개발 가능지는 가급적 농지 대신에 임야와 도시의 녹지 및
나대지를 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농지를 제외한 개발 가능지는 67만8,000㏊로 농지를 이용하지 않고도 도시와 산업용지에
대한 수급이 충분하다는 것이 농경연의 판단이다.

또 농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냐도 중요한 만큼, 겨울철 논 이용을 높이는
식의 국내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리 등 맥류와 사료작물의 이모작 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함께 적절한
물량을 비축해 단기적 공급 부족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수입에 의존하는 곡물에 대한 공공비축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명환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일본의 경우처럼 비상시 식량안보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또 공공비축제도 확대하고,
1997년 외환위기 때 수개월간 곡물 수입이 중단된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되는 만큼 밀 등 수입에 의존하는 곡물의 비축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