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농촌체험과 그린투어리즘은 유럽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지만 이미 든든한 농외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오이타(大分)현의 유후인(湯布院) 같은 곳은 연간 400만명의 체험객이 찾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 농촌 곳곳에는 유후인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농업 농촌의 소중함을 도시민에게 알리고 고향의 정을 나눠주는 지역 특성에 맞는 농촌체험형 민박이 활성화돼 있다.
도쿄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야마가타(山形)현 니츠오키타마군 이이데마을은 전형적인 일본의 농산촌이다. 이이데마을은 지난해 8농가가 주축이 돼 농촌체험형 민박을 시작했다. 이들이 농촌민박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한적한 시골에 도시민을 불러들여 함께 정을 나누고 마을에 활력을 찾기 위해서다. 농가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시작 첫해인 지난해에는 약 1,300명이 다녀갔다.
은퇴농 이바라시 이데히코(77), 이바라시 아이(71)씨 부부는 소일 삼아 농촌민박을 하고 있다. 이들은 농가 전통가옥을 깔끔하게 개조해 사용하고 있었다. 체험객이 묵을 방은 손주들이 놀러 오면 자는 방이다. 숙소와 정갈한 음식은 체험객이 하룻밤 머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음식은 주로 지역의 토속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집 앞에 작은 물레방아와 집 주위를 돌아 흐르는 작은 연못이 특이했다.
이이데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이토 키미코씨(57)는 “우리마을 농가민박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도시민들에게 농촌을 알리고 함께 정을 나누는 것이 좋아서 시작하게 됐다”며 “마을을 다시 찾는 도시민이 점점 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이데마을에서 농촌민박을 체험한 경북 고령군 쌍림면 개실마을의 이경태 사무장은 “농촌민박 주인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배려가 매우 인상 깊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면서 “우리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에게도 고향의 정을 느끼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야마가타=유건연 기자